두려움이 엄습해서 점점 작아지더니
급기야 먼지가 돼버렸다
살아있는 걸까 살려두는 걸까
살고자 하는 의지인가 살아갈 운명인가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분해되고
사악한 것들은 거대해졌다
너의 표정 하나에 움찔하고
나의 절망 한조각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비웃음의 메아리들이 질서정연하다면
우리는 우등생이 될 수 있을까
답답함을 찢지 않아서 더 먹먹해지고
절박함을 외면하니 더 시시해진다
새끼손가락을 구부렸다 펴는 게 얼마나 큰일인가
죄를 짓는 게 아닌가 두렵다
안식이 없는 광야에서 죽어가더라도
삶은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