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칸양 Sep 27. 2016

인공지능의 시대, 창의성이란?(6편)

인공지능 + 창의성 학습 + 유전자 프로그래밍 = ?


인공지능의 시대, 창의성이란?


1편, 로봇 저널리즘(Robot Journalism)의 활약(https://brunch.co.kr/@bang1999/145)

2편, 이미 수준에 오른 인공지능의 작곡 능력(https://brunch.co.kr/@bang1999/147)

3편, 17세기 화가 렘브란트의 최신작을 접하다(https://brunch.co.kr/@bang1999/148)

4편, 창의성을 키우는 방법, TRIZ & SIT(https://brunch.co.kr/@bang1999/150)

5편, 인공 신경 회로망(ANN)의 완성, 딥 러닝(https://brunch.co.kr/@bang1999/152)




(5편에 이어)



1~5편까지의 간단한 리뷰


지금 연재하고 있는 칼럼인 <인공지능의 시대, 창의성이란?>도 벌써 6편 째가 되었네요. 원래 3~4편 정도에서 마무리를 하려 했는데 조금 길어지고 있네요. 변명을 좀 하자면 이 분야에 대해 처음으로 공부를 하다보니 자꾸 욕심이 생겨서 말이죠. 긁적긁적... 어쨌든 열심히 공부하며 쓰고 있으니 읽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번 칼럼을 시작하기 전에 그동안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잠깐 돌아보고 가겠습니다. 1편에서는 신문기사를 쓰는 인공지능, 즉 로봇 저널리즘에 대해 알아 보았고, 2편에서는 음악분야에서 작곡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인공지능, 예를 들면 미국의 ‘에밀리 하웰(Emily Howell)’이나 한국의 ‘보이드(Boid)’, 그리고 구글의 ‘마젠타 프로젝트’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3편에서는 ‘넥스트 렘브란트(The Next Rembrandt)를 통해 미술분야에서 활약하는 인공지능, 더불어 소설의 영역까지 그 분야를 넓힌 인공지능 ’제로(Zero, 零)‘에 대해 조명해 보았고요. 4편에서는 창의성이란 무엇이며, 현재 창의성을 키우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창의적 문제해결 이론(TRIZ)‘와 ’체계적 발명사고(SIT)‘에 대해, 그리고 지난 5편에서는 단순 알고리즘을 넘어서 인공지능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인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과 인간의 뇌와 같은 구조를 가짐으로써 한층 더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든 딥 러닝(Deep Learning)이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이번 편과 다음 편에서는 인공지능이 어떻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 더불어 인간 스스로 인간만의 고유영역이라 주장했던 창의성마저 인공지능에게 빼앗기게 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만약 지킬 수 있다면 어떻게 그것을 잘 방어해 낼 수 있을 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참고로 이번 칼럼에서 제시되는 내용들은 과학자나 IT 전문가들의 실증적 의견이 아닌, 순수 아마추어의 개인적 생각 임을 알려 드립니다. 그러니 명확한 이론이나 근거, 법적 토대를 내 놓아라... 이런 요구는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죠.



다이슨의 먼지봉투없는 사이클론 청소기


우리는 창의성이란 ‘새롭고, 독창적이고, 유용한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라 알고 있습니다. 창의성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머리 속엔 반사적으로 새로운 것, 독창적인 것이 먼저 떠올려 지게 되죠. 새롭다는 것은 기존과 다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형태적으로 혹은 기능적으로 완전히 다르든 또는 부분적으로 다르든 간에 기존과는 확연한 경계를 긋고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다름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바로 창의성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런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는 TRIZ(창의적 문제해결 이론)와 SIT(체계적 발명사고)가 있다고 배웠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죠.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라고 하는 이 TRIZ와 SIT가 의미하는 것은 뭘까요? 이 두가지 방법이 의미하는 바는 제거하고, 통합하고, 붙이고, 분할하고, 환경과 연결시키는 등의 다양한 여러 작업들을 거치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겁니다. 바로 이것이 창의성의 원리이자 창조를 만들어 내는 비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날개없는 선풍기로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한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은 청소기로도 유명한데, 여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청소기 최초로 당연히 있어야 할 ‘먼지봉투’를 ‘제거’했다는 겁니다. 그 전까지는 모든 청소기에 먼지봉투가 달려 있었고, 이런 청소기를 사용할 경우 당연히 그리고 주기적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의 먼지봉투를 사야만 했습니다(기업 입장에서는 꿩먹고 알먹고였죠!). 또한 없으면 청소기를 사용할 수 없으니 미리 재고를 확보해 놓아야 한다는 귀찮음도 있었고요. 하지만 청소기에서 먼지봉투 자체가 없어지니 고객의 입장에서는 추가적 부담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 겁니다. 두 번째 이유는 청소기에 원심력을 활용한 사이클론 방식이라는 새로운 흡입방식을 도입함으로써, 기존의 청소기보다 훨씬 더 강한 흡입력을 보여주게 된 겁니다. 그 힘을 바탕으로 기존의 바닥 먼지, 이물질은 물론 카페트, 이불의 미세먼지까지 빨아들일 수 있게 된거죠. 물론 여기에는 다이슨의 피나는 노력이 담겨져 있는데, 이러한 창의적 발명품을 내놓기까지 5년이란 시간, 그리고 무려 5,127개의 미완성 시제품이 필요했다고 하네요.


(제임스 다이슨과 그가 개발한 진공 사이클론 청소기)


다이슨의 먼지봉투없는 사이클론 청소기를 SIT 원리로 분석해보면 2가지 원리가 적용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첫 번째가 ‘제거’입니다. 먼지봉투를 없애버린 것. 그리고 두 번째가 용도통합으로써 원심분리를 활용, 원심력을 만들어 내는 사이클론 방식을 청소기에 적용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단순하게만 본다면 다이슨의 청소기는 세상에 없던 창의적인 제품이긴 하지만, 반면에 기존의 청소기에 고작(?) 2가지 아이디어만을 적용한 제품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극단적 표현이고 철저히 결과론에 입각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5년의 시간, 5,127개의 시제품이 말해주듯 그 과정에 다이슨의 엄청난 노력이 투여되었음은 그 어느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인공지능 + 창의성 학습 + 유전자 프로그래밍 = ?


하지만! ‘고작(?) 2가지 아이디어만을 적용한 제품’이란 생각에는 상상하기에 따라 아주 무시무시한 의미가 담겨질 수 있습니다. 만약 다이슨이 아닌 인공지능에게 TRIZ와 SIT를 학습시킨 후 기존의 청소기보다 더 뛰어난 성능의 청소기를 만들어내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생각해보죠. 렘브란트 그림을 철저히 분석시킨 후, 그의 화풍으로 중세시대 남자를 그리라고 했던 ‘넥스트 렘브란트’ 프로젝트처럼 말이죠. 그럴 경우 딥 러닝 기술을 장착한 인공지능이 먼지봉투없는 사이클론 청소기는 아닐지라도, 무언가 상당히 괜찮은 성능을 지닌 청소기를 하나 만들어 낼 것 같지 않나요? 엄청난 처리 속도와 24시간 내내 화장실은 물론 잠도 자지 않는 무지막지한 열정(!), 그리고 빅 데이터를 정보의 기반으로 할 때, 5,127개라는 시제품 제작은 인공지능에게 있어 아무리 오래 걸려도 6개월 정도의 시간이라면 다 경험해 볼 수 있는 수준이지 않을까요? 


자, 이제 제가 드리고자 하는 이야기의 무서움이 조금 와 닿으시죠? <로봇의 부상>의 저자 마틴 포드는 이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는데, 조금 더 서늘해질 겁니다. 한번 읽어 보시죠.


사람들은 대부분 창의력이라는 개념을 오직 인간의 두뇌하고만 연관지어 생각하지만, 뇌 자체(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발명품 중 최고로 정교한 장치)도 진화의 산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창의력을 갖춘 기계를 설계하는 사람들이 유전자 프로그래밍 기업을 계획에 포함시키는 것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동안 인공지능을 설계하는 과학자들의 관심은 오로지 인간의 ‘뇌’였습니다. 얼마만큼 인간의 ‘뇌’와 유사하게 인공지능을 만드느냐에 따라 인공지능의 성능은 확연한 차이를 보이게 될테니까요. 또한 이러한 시도가 어느 정도 성공할 경우(이미 어느 정도는 성공을 거두고 있죠), 인간이 가진 창의성 또한 인공지능이 확보할 수 있을 거고요. 하지만 여기에 더해 유전자 프로그램까지 인공지능에 탑재할 경우, 인공지능은 과연 어떤 진보를 보여주게 될까요? 그야말로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조금 더 읽어 보시죠.


컴퓨터 알고리즘은 기본적으로 유전자 프로그래밍을 이용하여 다윈이 말한 자연선택의 과정을 거쳐 스스로를 설계해나간다. 먼저 시스템은 컴퓨터 코드를 무작위로 제작한 뒤 양성생식과 같은 기법을 써서 코드를 반복적으로 섞는다. 그리고 가끔 무작위로 변이를 일으켜 섞이는 과정을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끌고 가기도 한다. 알고리즘은 진화해가는 과정에서 생존 적합성 테스트를 받으며 여기에 합격하면 살아남지만 그렇지 못하면 사멸하는데, 후자의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한마디로 창의성 원리에 생물학적 유전자 프로그램까지 얹는다는 건데요, 이런 겁니다. 먼저 인공지능에게 창의성 이론을 학습시킵니다. 그러면 인공지능은 기존의 제품들을 제거하고, 통합하고, 붙이고, 분할하고, 환경과 연결시키는 등의 작업을 할 겁니다. 만약 TRIZ의 40가지 원리를 활용할 경우, 1가지 원리만 제품에 적용시키면 40가지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2가지 원리를 믹싱할 경우는 약 780가지의 신제품이 가능해지죠. 3가지라면 약 700개, 4가지라면 약 660가지의 제품이 인공지능으로부터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렇게만 해도 2,200여가지가 넘죠. 여기에 더해 위에서 말한 유전자 프로그래밍, 즉 무작위 양성생식과 변이까지 적용시킨다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다이슨이 5년간 실험을 통해 만들어 낸 5,000여 개의 시제품 정도가 아니라, 1개월 내 수 만가지가 넘는 시제품을 구상해낼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인공지능은 생존 적합성 테스트, 다른 말로 바꾸자면 자신이 구상해 낸 시제품에 대해 유용성, 가소성, 생산성, 비용, 원가율 등의 지표 목표를 가지고 셀프 테스트를 함으로써 신제품의 상품 가능성 여부까지 판별해 낼 수 있습니다. 또한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제품에 다시 창의성 원리와 유전자 프로그래밍까지 적용시킴으로써 기존 제품보다 더 나은 기능을 가진 완성형 제품으로 계속해서 개선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어떤가요? 등골이 서늘해지지 않으시나요?




(7편에서 계속)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Cafe : http://cafe.naver.com/ecolifuu(경제/인문 공부, 독서)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의 풍요로운 부자 되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