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펀드를 활용한 복리식 투자법
1년의 시간에 더해 답답하고 미칠 것만 같은 1년이란 시간이 또 다시 흘렀고, 저는 2년 만에 투자했던 펀드를 해지했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최종 수익률은 20%(!)였습니다. 투자기간이 2년이니 연 10%의 수익을 낸 것이죠.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펀드투자는 손절매가 아닌, 기다리는 게 답이 될 수 있다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또한 여기에 더해 한가지 더 깨달은 바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펀드가 주가지수에 연동하긴 하지만, 펀드 매니저의 능력에 따라 수익이 더 날 수도, 혹은 못 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죠.
예를 들어 설명해보죠. 2년 전 펀드를 매수할 때 주가지수는 약 1,600(예시)이었고, 매도시의 지수는 약 1,840(예시)이었습니다. 만약 주가지수에 따라 움직이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했더라면, 수익률은 15%((1840-1600)/1600×100)였을 겁니다. 하지만 최종 수익률은 20%였죠. 어떻게 5%의 수익이 더 생긴 걸까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제가 투자했던 펀드는 꽤 괜찮은 능력을 가진 펀드 매니저가 운영하던 펀드였습니다. 펀드 매니저의 진짜 능력은 주가가 올라가는 시장에서가 아닌,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발휘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펀드 매니저는 펀드에 보유하고 있던 종목 중 경기에 민감한 즉, 주가가 많이 떨어지는 종목을 재빨리 매도하고, 경기에 덜 민감한 경기 방어주 위주로 매수함으로써 종목 구성을 바꿔 놓습니다. 그렇게 하면 주가지수가 떨어지는 폭보다 펀드의 하락 폭이 작아지는 효과가 생기죠.
그리고 다시 주가가 상승하는 시장이 오면, 그때는 보유하고 있던 경기 방어주를 팔고, 재빨리 보다 상승률이 높은 경기 민감주로 바꿔 놓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주가지수의 상승폭보다 더 높은 수익을 거두게 되는 거고요. 바로 펀드 매니저의 이런 능력이 5%의 추가 수익을 거두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겁니다. 이해되시죠? 덕분에 저는 20%의 수익을 올리게 된 거고요.
이후부터 제 모든 자산의 운영은 저축이 아닌, 펀드 투자로 변경되었습니다. 때마침 적립식 펀드가 출시되며 대부분을 적립식 펀드로 투자했죠. 약 10% 정도의 수익이 나면 다시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는 식으로 소위, 은행의 적금으로 하는 풍차 돌리기를 저는 적립식 펀드로 했던 거라 볼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 자산이 그 전과는 달리 조금씩 그리고 더 빠르게 불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3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은행의 예적금 대신 펀드 투자를 통해 연간 10%의 수익을 꾸준히 올렸다는 겁니다. 연수익이라 표현하긴 했지만 꼭 1년이란 기간에 맞추어 해지를 한 건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1년이 되지 않더라도, 혹은 1년을 넘기더라도 거의 대부분은 10%의 수익률에 맞춰 환매를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2000년 초반부터는 주식시장 상황이 좋아서 가능했죠.
둘째는 기존 자산의 펀드 투자와 수익외에도 연봉의 반 가까운 금액을 계속해서 펀드에 투자했다는 겁니다. 기존 투자금액만 가지고 자산을 늘리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매월 급여의 4~50% 가까운 금액이 계속 펀드로 투자되다보니 원금 자체가 커질 수 밖에 없었고, 이런 효과는 수익률은 같아도 수익금액 자체가 커지게 되는 선순환 효과를 불러오게 된 겁니다. 그러니 자산이 예전보다 조금 더 빨리 커지게 된 거죠.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저 자신도 모르게 복리식 투자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는 복리식 투자에 대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투자는 복리 투자라고 합니다. 투자를 통해 이자를 얻고, 그 이자까지 다시 투자하는 것이 바로 복리 투자라 할 수 있죠. 그래서 은행에서도 복리 상품이 인기가 많은 편이고요. 하지만 잘 아시겠지만, 은행의 복리 상품은 그 수도 적지만, 복리를 주는 만큼 기존 상품보다 수익률을 의도적으로 낮춰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복리가 맞긴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복리로 인한 효과를 은행에서 일정부분 가져간다고 볼 수 있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은행의 복리 상품으로는 온전한 복리 효과를 누리기 힘들다 볼 수 있습니다.
은행 상품이 아니라면 어떻게 복리 투자를 해야 할까요? 아주 쉽습니다. 그냥 스스로 알아서 복리 투자를 하면 됩니다. 어떻게 하냐고요? 투자를 하는 동안 원금이나 이자를 찾지 않고 원리금 자체를 계속해서 투자로 돌리기만 하면 됩니다. 아주 간단하죠? 표를 하나 보여 드리죠.
위의 표는 제가 <불황을 이기는 월급의 경제학>에서 소개해 드린 시스템적 투자, 즉 복리식 투자 방법의 예입니다. 적립식 펀드를 활용한 복리식 투자법이라 보시면 되는데요. 매월 30만 원씩 적립식 펀드에 투자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연 불입액은 360만 원이 되죠. 5% 수익을 가정하면 수익금액은 18만원이 됩니다. 최종적으로 원금+수익액은 378만 원이 되고요. 2년차에는 연 불입액으로 기존 360만 원에 1년차 원금+수익액 378만 원이 더해져 738만 원이 투자됩니다. 그러면 수익액은 37만 원이 되죠. 이해되시죠?
이런 식으로 10년 투자가 이루어졌을 때 최종적으로 손에 쥐게 되는 금액은 4,754만 원이 됩니다. 꽤 짭짤하죠? 만약 30만 원짜리 펀드 2개를 운영했다면, 약 9,500만 원 정도를 모을 수 있었을 겁니다. 복리식 투자가 아닌 단리식으로 투자했을 경우, 10년 후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은 얼마였을까요? 계산해보면 최종 금액은 3,780만 원으로, 복리식 투자에 비해 974만 원 정도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1,000만 원 가까운 금액을 손해보게 되는 거죠. 이처럼 복리식 투자의 위력은 대단하다 할 수 있습니다.
표를 들어 다소 어렵게 설명했지만 기본 방법은 쉽습니다.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계속 수익금을 찾지 말고 투자에 투자를 거듭하는 겁니다. 거기에 급여의 일정부분을 계속 투자로 전환시키는 거고요. 그렇게 하면 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남으로써 수익금이 커지는 효과가 발생하며, 그 커진 수익금을 다시 투자로 전환시킴으로써 온전한 복리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식의 운영법을 복리식 투자법이라 할 수 있죠. 여기에 더해 한가지 더 필요한 것이 있다면 시간이라 할 수 있는데요, 위와 같은 복리식 투자법으로 투자할 경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산은 더 빨리, 그리고 더 크게 불어나게 된다는 겁니다. 아니, 불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해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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