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펀드 유형과 종류 - 클래스는 또 뭡니까?
자, 이번 편부터는 아래 예시를 보며 펀드에 관해 본격적으로 공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펀드의 유형 및 종류부터 알아보겠습니다.
1) 국내형/해외형
위 그림의 ①번 항목을 보시죠. ①은 펀드 유형에 대한 설명으로써, 이 펀드가 국내 주식형, 즉 국내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만약 국내가 아닌 해외의 주식에 투자한다면 해외 주식형이라 할 수 있겠죠. 이처럼 어느 지역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국내형 펀드와 해외형 펀드(예 : 미국 펀드, 베트남 펀드, 아시아 펀드, 유로 펀드 등)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해외형 펀드 가입 시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한 가지 유의사항이 있습니다. 해외 펀드를 매수하기 위해서는 대개 원화를 달러(혹은 해당 국가의 화폐)로 바꾸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매도를 하는 경우는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겠죠. 이때 환율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달러원 환율이 1,200원일 때 펀드를 매수하고, 일정 기간 경과 후 펀드를 매도하게 되었을 때 환율이 내려 1,000원이 되었다면 펀드의 수익과는 상관없이 환율에서만 약 16.7%((1,000-1,200)/1,200 × 100)의 손실을 입게 되는 겁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 이익을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환율은 거의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환율 변수를 감안하지 못한다면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환율 문제 때문에 해외형 펀드는 2가지로 나눠지게 됩니다. 하나는 바로 위의 예시와 같이 환율에 그대로 노출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예 매수 시에 환율을 고정(헷지, Hedge)시킴으로써 환율 변동과 무관하도록 만드는 겁니다. 리스크적인 측면에서는 후자가 좋겠지만, 헷지 비용이 추가됨으로써 수수료가 더 올라간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투자 시 잘 판단해야만 합니다.
2) 주식형/채권형
펀드 자금을 어떤 상품에 투자하느냐에 따라서도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국내형 펀드의 대부분은 주식형과 채권형으로 나눠집니다. 하지만 주식형, 채권형이라 할 지라도 펀드 자산의 100%를 투자하지는 못하는데, 왜냐하면 주식, 채권의 매매, 고객의 환매요청 등에 응하기 위해 일정 부분 이상은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보통 60%를 기준으로, 주식에 60% 이상을 투자하면 주식형 펀드로, 채권에 60% 이상을 투자하면 채권형 펀드로 구분하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혼합형 펀드도 있는데, 이는 그 비율이 60% 이하로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의미합니다.
3) 거치식/적립식
거치식과 적립식은 고객의 입장에서 목돈을 한 번에 넣느냐, 아니면 매월 적금 넣듯이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불입하느냐에 따른 구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적립식 펀드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거치식과 적립식 상품이 구분되어 판매되었지만, 최근 대부분의 펀드상품들은 거치식/적립식 구분 없이 고객이 원하는 대로 불입할 수 있습니다.
4) 인덱스/배당주
인덱스(Index)란 사전적 의미로 ‘색인(찾아보기)’을 뜻하지만, 경제 용어로는 ‘지수’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지수’란 코스피, 코스닥과 같은 주식시장의 ‘주가지수’를 가리키는데, 한마디로 ‘주가지수’의 변동성에 맞추어 움직이도록 설계해 놓은 펀드를 인덱스 펀드라 부릅니다. 나중에 이야기할 ETF(상장지수펀드, Exchange Traded Funds) 또한 인덱스 펀드의 일종이라 할 수 있죠.
배당주 펀드는 주식형 펀드의 한 유형으로, 매수하는 종목들 대부분을 배당성향이 높은, 즉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들 위주로 구성해 놓은 펀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가가 오를 경우 주가차익 외에 배당수익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5) 액티브/절대수익형
액티브(Active) 펀드란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펀드매니저들이 적극적인 운용전략을 펴는 펀드'를 말하는 것으로, 다른 명칭으로는 성장형 혹은 가치주 펀드라고도 불리는 주식형 펀드의 일종입니다. 이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능력이 매우 중요하며, 실제 펀드의 성과 또한 그 능력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가지수에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해 놓은 인덱스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높은 펀드이기도 합니다.
절대수익형 펀드란 ‘주식시장의 방향과 상관없이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펀드’를 말하는데, 절대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다양한 전략과 매매기법을 활용하는 펀드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의 세계에서 절대수익이란 건 신기루와 같으므로, 단순히 이름 만을 보고 투자해서는 안됩니다.
일반적으로 자산운용사에서는 하나의 펀드를 출시할 때 동일한 펀드를 여러 개로 구분하여 종류별로 출시합니다. 이런 방식을 클래스에 따른 구분이라 하는데, 가입 자격, 판매루트, 운용대상 등에 따라 펀드의 클래스가 달라지게 됩니다. 아래 표를 보시죠.
간이 투자설명서에 의하면 이 펀드의 클래스는 무려 10가지(실제로는 18가지!)나 되는데, 펀드의 명칭은 같지만 뒤에 붙는 영어 기호에 따라 클래스가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앞에서 본 ②번 항목의 펀드 명칭은 ‘트러스톤 칭기즈칸 증권투자(주식)-Ce’인데, 이는 인터넷을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는 클래스라 할 수 있습니다. A와 C1의 경우는 가입자 격상 제한이 없는데, 이는 증권사나 은행 창구에서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펀드 슈퍼마켓을 통해 가입(S, S-P)하거나, 연금저축용(Cp, Cp-E, S-P) 혹은 퇴직연금용(Cp2, Cp2-E)으로 가입하느냐에 따라서도 클래스가 구분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산운용사에서는 왜 이렇듯 복잡하게 클래스를 구분해 놓았을까요? 여기에 대한 답은 위의 표 맨 아래에 있는 보수, 즉 수수료의 차이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즉 가입 자격이나 장소, 투자용도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화시켜 보다 다양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함이라 할 수 있죠.
10개의 클래스 중 보수가 제일 비싼 것은 무엇일까요? C1이죠? 무려 2.3%나 되니까요. C1이 높은 까닭은 총 2.3% 중 판매수수료가 1.5%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온라인이 아닌, 고객이 증권사나 은행 창구를 방문해 가입할 수 있기 때문으로, 그럴 경우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판매사에서 가져가는 수수료 비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겠죠.
클래스 A의 경우도 오프라인에서 가입이 가능하지만, C1의 판매수수료 1.5%에 비해 0.9%로 낮은 이유는 (선취) 판매 수수료가 별도로 붙기 때문입니다. 즉 투자금액의 1.0%를 먼저 판매 수수료로 떼게 되는데, 이를 포함할 경우 총수수료는 2.7%(1.0%+1.7%)로 C1의 2.3%보다 높다 할 수 있죠. 하지만 (선취) 판매 수수료는 가입 시 한 번만 떼기 때문에 1년 이상 장기로 펀드를 운영할 경우 C1보다 수수료 측면에서 무조건 더 높다고 이야기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선취 수수료가 붙는 경우는 실제 원금에서 선취 수수료만큼 제외되고 투자되기 때문에, 투자하는 입장에서 그다지 유리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이번에는 10개의 클래스 중 수수료가 가장 싼 것을 알아볼까요? 온라인 펀드 쇼핑몰이라 할 수 있는 펀드슈퍼마켓(www.fundsupermarket.co.kr)에서 가입할 수 있는 클래스 S의 수수료가 1.15%로 제일 저렴하지만, 여기에도 한 가지 조건이 붙어 있네요. ‘3년 미만 환매 시, 환매금액의 0.15% 이내’라고 되어 있죠? 수치상으로 0.15%는 사실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지만, 이 문구는 제법 투자자의 신경을 건드릴 수 있는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3년으로 기간이 너무 길고, 또 하나는 수익이 날 경우 그 수익까지 포함한 비율을 의미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2년간 펀드에 가입하여 40%의 수익이 났다고 할 경우, 실제 적용되는 수수료율은 0.15%가 아닌, 0.21%((100%+40%) × 0.15)로 올라가게 됩니다. 수익이 났으니까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수수료를 더 낸다는 건 과히 유쾌한 일은 아니라 할 수 있죠. 게다가 손실이 났다 할지라도, 3년 이내 펀드를 해지할 경우 0.15%의 추가 수수료를 물어야 하니 투자자 입장에서 이러한 조건은 별로 좋을 게 없을 것입니다.
* 이 글은 핀테크 기업 '레이니스트'의 온라인 매거진 <뱅크샐러드>에 수록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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