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칸양 Jan 01. 2019

자기 경영, '목표'가 아닌 '시스템'이다

17화, 즐겁고 재미있게 더불어 보람과 의미를 느끼며 일할 수 있는 방법


왜 후배는 뱃살을 빼지 못하는 걸까?


40대 초반에 들어선 후배 하나가 어느 날 굳은 결심을 합니다. 건강을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겠다고요. 갈수록 범위를 확장해 가고 있는 뱃살들, 그에 비례해 중력의 힘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하는 몸무게, 건강검진 기록지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비만’이란 단어. 안아달란 아이의 요구를 외면해야만 하는 유리 허리 등. 내 몸이지만, 내 몸 아니었으면 하는 육체는 그야말로 총체적 부실 그 자체가 되고 말았습니다. 피나는 운동을 통해 몸짱까진 아니더라도 날렵한 몸매를 만들겠노라, 그래서 집 앞 헬스장 3개월권을 끊었노라 후배는 선언을 했습니다.


3개월이 흐른 지금, 그는 여전히 일관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 한 가지는 추가되었군요. 이번에도 실패를 했다는 아쉬움 하나. 그에게 묻습니다, 왜 잘 안되는지를. 자신도 잘 모르겠다 하네요. 처음 몇 번은 살 빠진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운 마음과 굳은 의지로 다녔지만, 어느 순간 급한 일이 생겨 어쩔 수 없이 한 두 번 빠지게 되었다 합니다. 그런 일이 불가피하게 두어 번 더 생기고 나서는 조금씩 운동하러 가는 것이 싫어졌고, 그 마음이 조금씩 자라나는가 했더니 결국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게 되었다고요. 사실 이런 경험 웬만한 사람들은 다 가지고 있을 텐데요,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요? 그리고 어떻게 해야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성공을 위해서는 흔히 2가지가 강조됩니다. 첫째,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둘째,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라, 그러면 성공하게 될 것이다 라고요.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에 그칩니다. 그렇다면 이는 좋은 방법일 수는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을 위한 적절한 방법은 아니라 해야 할 겁니다. 방법을 바꿔 이렇게 조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먼저 큰 목표를 세우고, 그 하단으로 조금만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목표들을 세워라. 그 작은 목표의 달성을 작은 성공이라 정의하고, 그런 작은 성공이 계속 쌓이게 되면 결국 목표로 했던 큰 성공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요. 도식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목표(大) = 목표(小) + 목표(小) + ... = 성공(小) + 성공(小) + ... = 성공(大)


예를 들자면 이런 겁니다. 6개월 동안 10Kg 감량을 큰 목표로 했다면, 작은 목표는 1개월에 1.5Kg씩 감량하는 게 되겠죠. 조금 더 세부적으로 본다면, 첫 번째 달에는 트레드밀(러닝머신)에서 빠른 걷기로 10분, 스트레칭 10분, 근력운동 10분 정도로 잡고, 두 번째 달에는 20분, 20분, 20분으로 점차 늘려가는 것이고요. 그리고 식단도 조절하여 한 끼 식사는 닭가슴살로 대체하고요. 이렇게 꾸준히만 할 수 있다면, 즉 1개월 단위의 작은 성공을 달성할 수 있다면, 결국 큰 목표 또한 이루게 될 것이라고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작은 성공조차 이뤄내지 못합니다. 왜일까요? 의지박약이기 때문일까요? 거의 불치병이라 할 수 있는 ‘선천성 중증 게으름 바이러스’ 보유자이기 때문일까요?


의지와 게으름 여부를 떠나 우리는 운동뿐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성공보다 훨씬 더 많은 실패를 경험합니다. 그만큼 목표 달성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자, 제가 자신 있게 말씀드릴게요. 목표 달성 못해도 괜찮습니다. 사실 목표, 성공, 필달, 자기 계발 등과 같은 단어들은 그저 평범한 단어들이라 할 수 없습니다. 만약 진짜로 평범하다면, 여기에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지 않을 테니까요. 평범하지 않으니까 자꾸 거론되고, 성취하기 어려우니까 그에 대해 위로하려 하며 자기 계발이란 테마로 회자되고 있는 겁니다.


조금 위안이 되시나요? 그럼에도 뭔가 찜찜한 구석은 남아있죠. 어쨌든 후배의 경우 건강을 위해 어느 정도의 살은 빼야 할 테니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화 <딜버트>로 유명한 미국의 만화가이자 작가 스콧 애덤스가 자신의 저서 『열정은 쓰레기다』를 통해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고 있는데요, 그의 주장을 같이 한번 들어보시죠.



자기 경영, '목표'가 아닌 '시스템'이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패하는 이유가 ‘목표’에 있다고 말합니다. 제대로 된 본질은 보지 못한 채, 구체적이며 수치화된 ‘목표’의 달성 여부에만 그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합니다. 대신 그는 ‘시스템’을 갖춰야만 한다고 힘주어 강조하죠. 목표 대신 시스템? 일단 그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보시죠.


목표 미래의 어느 시점에 달성할 수도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는 구체적인 주제이다시스템 장기적으로 행복해질  있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하는 행위다미래의 어느  달성되기를 바라며 기다리는 것은 목표매일 어떤 일을 한다면 이는 시스템이다.


이해되시나요? 조금 더 들어보죠.


시스템 모델과 목표 모델은 어느 분야든 적용될 수 있다. 다이어트에서 ‘10Kg 감량하기’는 목표지만 ‘올바르게 먹기’는 시스템이다. 운동에서 ‘4시간 안에 마라톤 완주하기’는 목표지만 ‘매일 운동하기’는 시스템이다. 사업에서 ‘100만 달러 벌기’는 목표지만 ‘계속해서 창업하기’는 시스템이다.


구분이 되시죠? 그는 ‘목표’란 달성하면 끝나는 것이지만, 달성하기 전까지는 즉, 성공하기 전까지는 성공 이전의 애매모호한 상태에 있는 것이며, 만약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경우에는 쓰라린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시도할 때마다 좌절감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이야기죠. 성공하면 다행이라 할 수 있겠지만, 실패할 경우 돌아오는 좌절감과 패배의식은 스스로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시스템’은 다릅니다. ‘시스템’이란 차근차근해나가면 더 좋은 위치에 도달할 수 있다는 합리적인 판단 하에 정기적으로 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정기적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정해진 기일이 없고, 당연히 시간에 쫓길 일도 없는 거죠. 이런 ‘시스템’을 활용하는 사람들은 ‘시스템’에 따라 행동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며, 그로 인해 에너지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다시 후배의 이야기로 돌아오죠. 목표’를 10Kg 감량으로 정했다면, 목표를 완수하기 전까지 끊임없는 심적 고통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즉 운동복 입기, 헬스장 가기, 바깥바람 쐬기,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하기, 헬스장에서 신곡 따라 하기, 헬스장 친구 사귀기, 아침 샤워의 상쾌함 느끼기, 흐르는 땀 감상하기 등을 ‘시스템’ 항목으로 두고 매일 꾸준히 하게 되면, 의도적인 10Kg 감량을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즐겁고 재밌게 그리고 에너지틱하게 운동을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한마디로 ‘시스템’으로 놀다 보니, 저절로 ‘목표’가 달성되는 효과가 얻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소위 웩 더 독(Wag the Dog,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죠. 또한 ‘시스템’으로 얻어진 효과는 ‘요요현상’까지 물리칠 수 있는 강력한 힘도 비축해 줄 수 있는데요, ‘요요현상’이 단기간에 억지로 시도한 것에 대한 부작용이란 점을 생각해 본다면, ‘시스템’은 ‘요요현상’을 자연스럽게 극복해 낼 수 있는 비책 중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자, 지금까지 실패만 경험하셨던 평범한 분들에게 제안드립니다. 이제부터 ‘목표’를 ‘시스템’으로 대체해 보세요. 그리고 꼭 기억하세요. ‘목표’가 아닌 ‘시스템’입니다.


자기 경영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목표를 목표로 하는 자기 경영은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경영은 반드시 시스템이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춘 자기 경영은 어떤 환경적 변화나 장애물에도 쉽게 쓰러지지 않으며, 오래갈 수 있습니다. 즐겁고 재미있게 그리고 보람과 의미를 느끼면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8편에서 계속)




이전 16화 '최경자(최소한의 경제적 자유)'를 추구해야 하는 이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