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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大雪

by 한봄일춘


눈이 무료無聊빗금 치듯

꽂혀오는 오후 4시


칙칙 커피포트 물 끓는 소리에

오래된 기억들이

황급히 한데 뒤섞인다


“첫눈 오는 날 만나!” 웃자랐던 마음

신새벽 사박사박 일 나가시던 아버지의 뒷모습

‘사망’이라 적힌 기본증명서......


고추바람에 사위고 사위고......


질척거리며 떨어지지 않는

삶의 무게 너머

탁, 탁, 탁 혼잣말하는 컴퓨터 자판


복 재생되고 있는 10cm의 '눈이 오네'

다 식어버린 커피가

냉큼 밖으로 향하지 못하는 동심童心에

안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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