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by baraem

어린 시절

분명

시계는 게을렀다.




서른 살의 언덕을 넘었더니

신기하게

시계가 부지런해졌다.




누가 시계한테

자양강장제를 먹인 게 분명했다.




바빠진 시계 따라

발걸음도 빨라지고

마음도 빨라져

기다림은 초조하다.




시간이 금이 되면서는

점점 오르는 금값 따라

약속을 어기는 사람에 화가 났다.








어떤 날

차를 타고 가다

이쪽저쪽 차선을 바꾸며

바쁘게 움직이는 차를 보며

'얼마나 빨리 가려고 저러나'했다.

그러곤 신호가 바뀌어

멈춰있는 그 차를 만나면

속으로 조롱했다.

'결국 만날 것을~'




그랬다.

시간이 금이 되는 순간

금에 반하는 사람을 추구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금이 될 수 없다.

금은 빨리 만들어내는 속성이 아니라

기다리고 연마해야만 빛을 내니




순금보다

귀한

지금을 잊지 말아야지.

keyword
화요일 연재
이전 12화걸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