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불가능 공리
경제적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
노벨경제는 대한민국 재린이, 주린이, 부린이를 위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가들의 이론을 주식 투자, 부동산 투자 그리고 삶의 투자에 적용한 브런치북입니다. 각자 지닌 삶의 무게로 힘드신 청년 여러분, 본 연재가 그대의 삶과 투자에 좋은 나침반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건투를 빕니다.
시장에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 사이의 상호 작용을 반영합니다. 다시 말해 공급량과 수요량이 일치되도록 하는데요. 다만 부동산은 일반 재화와 달리 공급이 제한적이다 보니 매수인보다 매도인이 요청한 가격에 의해서 가격이 형성되곤 하죠. 매도인이 적합한 가격으로 시장에 매물을 내놓으면 매수인이 합리적 기대를 가질 때 거래가 이뤄집니다.
정보 경제학에서 가격은 정보 유입으로 변화하는데요. 호재는 상승을 유도하고 악재는 하락을 야기시킵니다. 다들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를 한 번 즈음 던져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돌멩이 하나로 고요한 호수에 출렁이는 물결이 나타나고 끊임없는 파동이 퍼지는 모습을 기억하실 겁니다. 여기서 호수가 시장이라면 정보는 돌멩이인데요. 부동산 정책을 추가하고 변경하는 행위는 호수에 돌멩이를 계속 던지는 행동과 비슷합니다. 시장을 자극하면 할수록 가격 변동이 커져 상승 시 더욱 크게 상승하는 역효과가 나타나는데요. 근래 서울 부동산 가격이 많이 상승한 이유 또한 이 때문입니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정보 유입 즉 정책 예고를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새로운 정보가 없어야 가격 변동이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최근 전세 대책을 다시금 내놓을 수 있다고 예고하면서 시장이 다시금 변동하고 있습니다. 전세 가격 상승도 문제지만 시장에 새로운 정보 유입이 예고되어 거래량이 급격이 줄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이슈인데요. 성동구는 전년 대비 55.4%가 줄었으며, 마포구는 63.9%, 용산구는 무려 66.5% 거래량이 감소했습니다. 거래는 합리적 기대에 입각해 이뤄지는데, 시장에 정보가 모두 공개되지 않으니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건데요. 이를 폴 밀그럼은 거래 불가능 공리 No Trade Theorem라고 설명했습니다. 조금은 어려운 용어인데요. 모든 거래 기회는 매도인과 매수인의 이익 기대로 만들어집니다. 전세를 예로 들면 임대인은 전세금을 레버리지 하려는 목적을, 임차인은 해당 입지에 해당 가격으로 거주권을 확보하고 월세를 아껴 저축하려는 의도를 갖어야만 거래 기회가 발생하죠. 이처럼 거래는 서로 목적이 부합되어 상생할 때 이뤄집니다. 그런데 정보가 모두 공개되지 않은 상태니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손실이 발생할 것을 염려하게 되어 거래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는 것인데요. 특히 향후 공개될 정보로 이익이 기대되지 않을 때는 시장이 정보 습득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고 이익보다 손실을 최대한 방어하는 무거래 행위가 나타납니다. 즉 거래가 잠식되죠.
이렇듯 시장에서 정보는 매우 중요한데요. 정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정보는 무엇일까요. 부동산은 대부분 입지를 생각하실 텐데요. 입지 가치도 중요하지만 부가가치가 더 중요합니다. 해당 입지에 무슨 기업이 들어올지, 향후 어떠한 인프라가 확충될지 등 입지에 부가될 가치 정보가 중요하죠. 향후 삼성동에는 현대차 본사가 들어오고, 여의도가 초고층 금융도시로 변모하고, 용산은 공원이 확대되지요. 이렇게 서울 대부분 택지 개발은 공개 정보로 좋은 입지에 부가 가치 또한 더해져 꾸준한 상승이 기대됩니다.
오늘날 거래 불가능 공리로 거래량이 더욱 줄어들면 매매가격의 보합 또는 하락폭이 감소되어 반등을 만들어내는데요. 몇년 후 대부분의 택지 개발이 완료될 시점에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급격히 늘면 상승폭이 매우 커져 다시금 서울 부동산이 폭등할 수 있습니다.
정직은 최고의 정책입니다.
Paul Milgrom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각종 정보를 시장에 최대한 많이, 빠르게 공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평균 20억하는 시대가 너무 조기에 도래할지 모릅니다.
다음 17회는 "폴 크루그먼,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양극화를 말하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