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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Aug 14. 2020

'작은집 풀풀생활' 연재에 들어가며

식물킬러에서 방울토마토 열매 맺는 사람이 되기까지

작은집 풀풀 생활 연재에 들어가며


20대에 직장 때문에 서울에서 자취를 시작한 뒤 이모집, 고시원, 원룸 쉐어, 투룸 쉐어, 원룸 월세, 쓰리룸 쉐어 등을 거쳐 혼자 나만의 작은 방을 갖기까지 다양한 공간에 살았다.


8년을 월세살이로 이리저리 떠돌다 작년에 전세금 5500만원을 주고 원룸에 혼자 살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동네에 역도 5분거리, 반지하도 옥탑방도 아니고 깨끗하고 안전한 집이라 마음에 쏙 들었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바로 방이 굉장히 좁다는 것

침대와 작은 책상을 놓고나면 꽉 차는 공간이라 책상 의자에 앉으면 등에 빌트인 세탁기가 닿는다. 방에 하나뿐인 책상에서 밥을 먹으려면 작은 테이블 위에 노트북부터 치워야하는 좁은 공간에서 답답함을 느꼈다.


그러다 작년 겨울부터 로즈마리, 테이블야자 등 식물들을 하나 둘 씩들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집은 좁고 답답하지만 매일 식물들을 위해 환기를 시키고, 물을 주고, 하루게 다르게 쑥쑥 자라는 걸 보면서 나의 삶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씨앗을 심고, 싹이 나길 기다리고, 매일 두리번거리며 관찰하고, 물을 주고, 환기를 시켜주고, 식물이 커가는 걸 기록했다.어느새 내 핸드폰 사진 갤러리 안에는 식물 사진으로 가득찼다.

나는 더 많은 식물을 놓기 위해 방 안에 불필요한 가전과 물건들을 당근마켓에 정리했고, 그 자리에는 자연스레하나둘씩 화분이 늘어갔다.

 

식물을 키울수록 늘어가는 궁금증에 답을 얻고, 다양한 식물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식물 트위터를 하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인테리어 잡지에 나오는 화사하고 넓은 공간이 아닌 좁은 원룸에서, 함께 공간을 나누는 쉐어하우스에서, 해가 들지 않는 반지층에서, 부모님과 사는 집 베란다 한켠에서, 사무실 한구석에서, 주인허락을 받아 사용하는 옥상에서 사람들은 어떤 식물을 키우고, 어떻게 식물과 함께 살고 있을까?'


답답했던 작은집에서, 공용테라스와 방에 식물을 키우면서 계절과 자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내 이야기를 브런치에 기록해보려고 한다.



<작은집 풀풀생활> 목차  


1. 상추와 바질을 키우면서  시작된 나의 작은 로망

상수 반지하에 룸메와 살던 시절, 망원시장에서 4개 1000원 주고 상추 모종을 샀다.

그리고 마르쉐 시장에서 바질페스토를 꿈꾸며 바질모종도 사서 키우면서 식물 키우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그렇게 반지하에서 처음으로 옥상텃밭의 꿈을 꾸게 되었다.


2. 식물 연쇄 살인마_빈 화분만 남은 나의 식물 도전기

키우는 족족 식물을 죽이던 나. 선인장도 죽이고, 페페도 죽이고, 허브도 다 죽이고...

선물 받은 화분들은 시체들이 되어 빈 화분들만 남게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 늘 식물을 잔뜩 키우고 싶은 꿈은 가졌다.


3. 단골 까페 사장님이 주고 간 이름모를 수경 식물

회사 근처 자주 가던 까페 사장님이 이사가면서 아쉬워 하는 나에게 플라스틱 컵에 담긴 식물을 건네 주었다.

“물만 주면 키우기 쉬울거에요” 라고 말하면서.  지하 사무실이었지만 옆에 두고 물도 자주 갈아주고, 점심시간에는 주차장에서 햇빛도 쬐어주면서 애지중지 키웠으나 어느날 사라졌다.


4. 어느 겨울 시작된 나의 식물생활

집앞 꽃집을 지나다 우연히 들이게  된 로즈마리. 분갈이가 하고 싶어서 유튜브를 찾아보고 처음으로 하게 된 우당탕탕 분갈이. 그리고 이케아에서 3000원에 데려온 테이블야자. 난생처음 3개월 이상 생존하는 식물들이 생기자, 화분을 늘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5. 정말 파 심은데 파 나고, 아보카도 심은데 아보카도가 나다니!!!

파 한단을 사서 파를 소분해 냉장고와 냉동고에 보관하고 남은 파 밑둥을 심어보았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파 심은 곳에  파가 난 것이다! 물론 자랄수록 비리비리한 파지만

다시 마이너스의 손이던 나에게 한 번 자신감을 키워주었다.


6. 분갈이 폭주기관차 , 식물팡인들의 모임 식물트위터 입문

식물트위터를 기웃거리다 충격적인 닉네임을 발견했다. '분갈이 폭주 기관차'

헐… 트위터하는 사람들은 식물을 키워도 적당히를 모르는 것일까? 분갈이란 무엇이관대 폭주 기관차가 되게 하는 것일까? 약간의 두려움, 호기심에 이끌려 들어가게 된 광활한 '식물 트위터'의 세계


7. 3평 남짓의 작은 원룸. 하지만 공용테라스에 키워낸 나의 작은 텃밭

내가 살고 있는 건물 4층에는 4가구가 같이 쓰는 공통테라스가 있다. 그 테라스에 전에 살던 집주인이 놓고간 큰 화분들이 버려져있었다. 잡초와 나무가지 쓰레기가 무성한 화분들에서 오래된 흙을 퍼내고, 시든 나무가지를 치우고, 새 흙은 사다가 담고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꿈꾸던 나만의 작은 텃밭이 생긴 것이다!


8. 씨앗에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씨앗에는 기다림이 필요했다. 하지만 처음 씨를 뿌려보는 나는 매일 화분을 관찰하며 ‘왜 싹이 안 트지?’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상추 씨를 뿌려놓고 기다리다 싹이 안 난다고 그 위에 다시 고수씨를 뿌렸더니 상추 사이에 고수가 나는 정신없는 텃밭이 되고야 말았다.


9. 서울 한복판에서 빗물 받기 체험. 번개칠 때 빗물은 보약이라고!!!

비가 오자 식물 트위터 타임라인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빗물이 천연비료라고 했다. 빗물을 받아두기 위해 페트병, 쓰레기통들을 밖에 두고 빗물을 받는 사진들이 타임라인에 가득했다. 어쩐지 나도 질 수 없어 삼다수 2리터짜리 페트병 두개를 들고, 테라스로 나갔다. 도시에서 빗물을 받게 될줄이야...


10. 벌레와의 싸움, 여기서 물러날 순 없다!

상추를 키우면 반은 갉아먹던 벌레들. 그것까진 괜찮았는데..화분을 옮기다 마주한 바선생.. 식물생활을 다 엎고 싶은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오픈된 옥상에서 식용작물을 키우는 것을 벌레를 초대하는 일임을 그 때는 몰랐고, 옥상텃밭에서 자라던 방울토마토와 고추들을 보며, 이미 돌이키기에는 늦음을 깨달았다.


11. 벌레가 싫어하는 허브를 키우면 좀 나아질까?

벌레 맛집이 된 상추, 치커리를 뽑고 키우기 시작한 애플민트, 레몬밤, 바질 등

방치 하는 사이 자라는 허브들. 언젠가 씨를 뿌린 깻잎이 자랐길래 넓은 상자 텃밭에 옮겨주었더니 무서운 기세로 자라났다. 그러던  어느날 집주인할머니랑 이야기하다 깻잎이 아닌 것을 발견. 왜 꽃이 피었지??? 알고보니..


12. 집주인 할머니와의 옥상 가드닝 대결

테라스에 하나 둘씩 늘기 시작한 집주인 할머니의 화분들vs그 옆에 지지 않고 오늘도 커나가는 나의 식물들.

가끔씩 옥상에서 만나면 각자 키우는 식물과, 열매를 노리는 까마귀, 참새의 이야기로 이야기를 꽃피운다.

사실 이렇게 대화를 열심히하는데에는 나의 검은 속내가 있었는데..




앞으로<작은집 풀풀생활>에 연재하게 될 내용을 의식의 흐름대로 간략히 적어보았다.

식물 이야기니깐 매주 목(木)요일에 연재할 생각이다.

마감이 없으면 글을 쓰지 않는 게으름뱅이니깐 마감을 정해두었다.

여기까지 스크롤을 내려 내 글을 읽은 분이 있다면, 풀과 열매와 좌절과 행복이 가득했던 나의 여정에 함께 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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