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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Jul 09. 2021

#13. 새vs 인간 방울토마토 따먹기 눈치 게임

서울에서 토마토 열매 맺는 사람

#새vs인간 방울토마토 따먹기 눈치게임

작년에 처음 모종을 키울 때 기대했던 게 방울토마토였다. 텃밭 테라스에서 방울토마토 키워서 먹는 리틀옥상포레스트를 상상했었지..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달랐다.



작년에 동네 꽃집에서 방울토마토 모종을 샀다. 언젠간 방울토마토 열매를 따먹을 날을 상상하면서. 망원역 옆에 작은 꽃집에서 고추와 상추 등의 모종도 사고, 고수도 심고 바질도 심고 이것저것 뒤죽박죽 열심히 텃밭을 가꿨지만 방울토마토는 더 소중했다.


작고 빨간 열매를 기다리며


귀여운 꽃이 피고 나면 가지치기를 해주는게 성장에 좋다고 해서 혼자 가위를 들고 가지치기도 처음해봤다. 줄기가 자랄 수록 휘청거려서 지지대도 해주었다.


처음 모종을 심었을 때 사진. 1500원 주고 사온 방울토마토 모종을 바질과 함께 심었다. 토마토와 바질을 같이 심으면 맛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기 때문이다.


하찮지만 소중한 방울 토마토 열매들.    됐지만 소중하게 먹었고, 주변에  두알씩 나눠주기도 했다.


그렇게 방울토마토와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집에서 혼자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까마귀 소리가 들렸다.


까악 까악 소리가 크게 들려 도시에도 까마귀가 있나? 하고 생각했는데 잠시 후 나가보니 방울토마토를 처참하게 습격한 현장이 보였다.


까마귀가 방울토마토를 따먹고 훽 하고 뱉어놓고 똥도 싸놓고 간 처참한 흔적이 보였다. 까마귀에게 당하다니! 분했다. 그 토마토는 내 토마토인데! 내가 소중하게 키웠는데 곱게 먹은 것도 아니고 텃밭을 엉망으로 해놓고 나르다니!


화가 났다! 도시 한복판에서 새의 습격을 당할 줄이야. 허수아비라도 세울까 생각하다가 몇 알의 방울토마토를 지키기 위해 그러는 것도 쪼잔한 것 같아서 참았다.


 이후로 알게 되었다. 내일쯤 따먹을까? 하고 놔둔 토마토 열매를 새에게 뺏긴 사람이 많다는 .

작년에 방울토마토와의 즐거운 한 때

가지 치기를 많이할 수록, 열매가 적고 크게 열려야알찬 맛이 났다.


올해도 나는 토마토 모종을 심었다. 방울 토마토 말고 큰 토마토로. 딱 하나 익어가는 이 토마토 언제 먹을지 요즘 매일 같이 지켜보는 중이다.


토마토가 익어가는 과정은 새삼 언제봐도 새삼 신기하다. 올해는 새에게 빼앗기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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