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운영의 시작과 끝, BAT 재무·인사팀에 묻다
넷플릭스의 조직문화에 대해 다룬 '파워풀'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넷플릭스 前 최고인재책임자인 패티 맥코드는 그 곳에서 14년간 일하며 가파른 성장 속도만큼 끊임없이 도전에 맞닥뜨렸고, 수위도 매번 높아졌다고 한다.
당연한 일이다. 사업과 경쟁 환경은 빠르게 진화하기 때문이다. 개발한 기술과 서비스에 관련한 문제는 곧 기업의 생존 여부를 결정했기 때문에 매번 촉각을 곤두세워 결정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다.
이럴 때 기업은 어떤 태도가 요구될까.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 기술, 이 모두를 실행하는 팀원은 변화의 속도를 맞추는 것 이상을 해야 한다. 구체적으론 예견될 변화를 감지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고 전략을 세우며 변화를 앞서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다 보니 많은 기업에선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더 나은 이가 합류할 수 있도록 조직 내 제도를 다지고, 최전방에서 뛰는 구성원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어 협력하는 것은 모든 재무·인사담당자의 일이다.
BAT 또한 재무·인사팀이 각각 존재한다. 김준호,권예은 팀장 모두 국내·외 유수의 기업을 10년 넘게 거치며 세심함과 통찰력을 길러온 발군의 인재로, 기업과 구성원의 동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들이 BAT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발견한 BAT의 성장 동력 요인과 이를 통한 가치 실현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Editor Hyein Seo
Photographer Inae Lee
김준호 팀장(이하 ‘준호’): 저는 회사 내 재무, 회계, 세무, 법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재무는 회사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자금의 입출금 흐름을 관리하는 일이며, 회계는 우리 회사가 얼마나 돈을 잘 벌고 있는지 검증하고 외부에 공개하는 업무입니다. 세무는 돈을 번 만큼 세금을 납부하되 불필요하게 납부하는 세금은 없는지, 또는 더 공제받을 세금은 없는지 관리하는 업무이며 법무 업무는 돈을 벌거나 쓸 때, 법적으로 잘 보호받을 수 있도록 계약서를 검토하는 일입니다.
돈의 흐름과 관련한 모든 일은 저희 팀에서 맡아서 하고 있는 셈이죠.
권예은 팀장(이하 ‘예은’): 구성원의 입∙퇴사 시 발생하는 행정처리부터 노무 업무, 조직문화와 조직 세팅 및 내부 커뮤니케이션 등 BAT 내부 조직에 관련한 모든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업무에 필요한 물품을 지급하고 안정적인 사무환경을 조성하는 것부터 BAT에 필요한 구성원 영입 및 구성원의 고충 처리, 조직에 필요한 다양한 기준을 세워 운영하는 업무를 전반적으로 담당하고 있죠.
즉 ‘구성원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조직을 성장시키는데 필요한 것’ 모두 인사팀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보통의 인사팀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단순히 인사운영을 넘어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준호: 더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현재 국내 기업 90%가 사용하는 세무회계프로그램 ‘더존 ERP’를 설계하고 개발했고요. 이때 회계이론과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고루 쌓았어요. 이는 JYP엔터테인먼트로 이직해 재무회계팀에 재직할 당시 좋은 평가를 받게 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이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러브콜을 받아 자리를 옮긴 뒤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커머스 등 폭넓은 사업 분야에서 회사의 분할, 합병, IPO 등 회계담당자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13년 동안 회사와 개인의 동시 성장을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자부합니다. 이제는 그 경험을 BAT에서 좋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예은: 지금까지 꽤 다양한 회사를 경험했습니다. 국내 의류벤더회사에서 교육담당자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 지금까지 패션브랜드, 제약회사, 뷰티MCN, 이커머스 플랫폼 등의 업종을 거쳐왔죠. 글로벌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경험하다 보니 어느덧 10년차가 되었네요.
그 기간은 다양한 조직을 경험하는 동시에 좋은 조직문화는 무엇일까 많이 고민한 때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내린 결론은 좋은 조직문화란 회사의 비즈니스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며, 그에 따라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준호: 트렌디한 회사에 다녀보고 싶었어요. 제가 생각했던 기업은 문화 뿐만 아니라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흐름을 잘 읽으며 그로 인해 성장하는 곳인데요. 그러한 기업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내부에 갖춘 문화도 트렌디할 것이라 기대했고요.
그러다 BAT를 알게 됐죠. 원래도 광고마케팅 분야는 트렌드에 앞서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은 브랜딩까지 잘하는 회사라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개인적으로 브랜딩은 모든 사업의 처음과 끝이라고 봅니다. 거기에 한 번 하고 끝이 아닌, 시대의 시각이 바뀔 수록 함께 변화해야 하는 것이라고 여기고요. 여담이지만 면접 제안을 받고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이후 면접을 보는 동안 '진심 어린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회사'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입사해서 꼭 다니고 싶었어요.
예은: 입사 전에 준규님과 좋은 조직문화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서로 생각하는 바가 매우 비슷했어요. 절대적으로 좋은 조직문화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각 비즈니스에 알맞은 문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죠. 그때 준규님이 작성하신 ‘BAT의 시장기회와 성장전략’ 이라는 글을 공유 받았어요.
BAT가 속한 마케팅 에이전시 분야의 특성에 대한 분석과 기업 성장전략에 관한 내용이었는데요. 특히 비즈니스의 변하지 않을 속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새롭게 도전해야 하는 영역에 대한 부분이 꽤 인상 깊었어요. 그 내용을 바탕으로 BAT만의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개인적으로는 회사에서 처음 인사팀을 만드는 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개 인사 업무는 여러 영역에서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그 시작을 얼마나 단단하게 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효율과 성장속도가 많이 달라져요.
물론 다양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인사제도도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조직의 기초체력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다양한 회사를 거치며 인사팀을 여러 번 구축해봤고 그 부분에서는 꽤 자신이 있는 편인데, 여기서도 잘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준호: 두 곳의 회사에서 성장통을 경험했어요. 하나는 거대해진 몸집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경우였고, 다른 하나는 성장속도가 너무 빨라 조직 전체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였습니다.
첫 번째 사례에서 당시 회사는 외부의 힘을 빌려 큰 비용을 들이며 조직을 개편하고자 노력했으나 결국 실패해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구성원이 소속에 따른 혼란을 느끼는 등 문제가 생겼고요. 두 번째 케이스에선 숨가쁜 성장 아래, 그룹 내에서 앞만 보고 가기에도 바쁜 ‘달리자파’와 바쁠수록 차분히 숨고르기를 원하는 ‘재정비파’로 나뉘면서 두 집단 간 갈등이 불거지는 것을 경험했어요. 조직 간 긴장감이 조성되니 구성원의 업무 능률 저하 등을 가져왔고요.
둘 다 외부에서 보면 행복한 고민 같지만 말그대로 성장 ‘통’입니다.
예은: 제가 주로 경험했던 성장통은 인사팀이 형성되는 때, 즉 기업의 사업 구조가 자리잡아 급성장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매출이 늘기 시작하면 한 사람 당 주어진 과업은 많아지고 더 높은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그래서 경력직이 많이 입사하는데, 그때 기존의 구성원이 형성해 놓은 조직문화가 흐려지면서 기성 회사다워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이는 조직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 기존의 방식을 바꿔야 해서 생기는 변화에 더 가깝습니다. 이전보다 더욱 체계적인 정보전달 방식을 고민하게 되니 문서화되는 일이 많고, 업무 가이드도 명확히 작성되어야 하거든요.
또한 한 명의 리더가 다루어야 하는 팀원의 수가 늘어나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해지기도 합니다. 이를 두고 흔히 ‘중간 관리자’라고 부르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부서 수가 늘고 새로운 리더그룹이 형성되는 겁니다. 사업 초기의 성장통이란 이러한 변화가 나타날 때 구성원이 느끼는 이질감, 낯설음 등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현재 BAT도 위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4달 만에 60명에서 100명 단위로 조직이 성장했거든요.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변화의 시기를 구성원들이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좀 더 나은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의견을 아끼지 않고요. 실제로 내부에선 ‘건강하게 성장 중인지’에 대해 꾸준히 논의됩니다. 그런 분들 덕에 별 탈 없이 잘 크고 있는 것 같아요.
준호: 우선 부서간 적시 정보 공유 및 누락 등의 실수 방지,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한 분쟁방지 등 여러 취지를 고려해 업무의 시스템화를 제안하고 진행했습니다. 각 부서의 업무 특성에 맞춰 최적화한 것인데, 여러 부서와 협력해 만들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결국 ‘경청하고 개선한다’가 제 방법이었어요. 구성원이 겪는 어려움과 의견을 최대한 많이 듣고, 거기에 맞춰 작은 것부터 하나씩 바꿔 나갔습니다. 수시로 재정비도 하고요. 실무진 입장에선 당장 필요한 것을 개선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였습니다. 물론 이 방법이 어느 곳에서든 정답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기업의 업종과 문화는 모두 다르기 때문이죠.
다만 이 경험들을 바탕으로 BAT에선 실패 없는 성장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예은: 이미 BAT는 예전부터 ‘조직건강도 평가’라는 것을 진행해오고 있었어요.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항상 구성원에게 묻고 그 내용을 가지고 개선점을 찾는 것이죠. 저도 거기에서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모든 의견을 다 수용할 수는 없지만 작은 의견이라도 의미 있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BAT는 리더십 체계를 보완했어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서 새로운 직책이 필요해졌거든요. 저는 리더십을 구축할 때 그 역할을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데, 이번에도 그 부분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룹을 책임지는 사람과 두세명을 책임지는 파트장은 그 역할이 같을 수 없거든요. 최종적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그리고 그 아래 리더는 좋은 의사결정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생각했어요.
앞으로도 이런 방법으로 많은 부분을 개선해 나갈 예정입니다. 7월에 진행한 조직건강도 평가 결과를 리뷰했는데, 인사팀이 해야 할 업무가 많겠더라고요. (웃음)
예은: BAT는 창업 초기부터 수준 높은 조직문화가 자리 잡혀 있고, 지금까지 잘 유지해 오고 있는 조직이에요. 다만 최근에 급격히 성장하면서 여러 방식에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오고 있어요. 100명이 넘어가는 조직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지거든요. BAT의 전통적인 가치는 굳건히 유지하되 성장을 위해 바꾸어야 할 것이 있다면 과감히 변화를 시도한다는 것이 인사팀의 원칙입니다. 그 과정에서 구성원과 맥락을 충분하게 공유하고요.
개인적인 고민은 기업문화 뿐 아니라 회사를 대하는 구성원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10년 전만 해도 많은 회사들이 ‘4대보험적용’이나 ‘주 5일근무’와 같은 것을 복리후생에 포함시켰지만 지금은 당연한 일이 되었죠.
마찬가지로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하는 조직문화가 초기에는 매우 드문 일이었지만 지금은 BAT를 포함한 많은 기업의 노력 덕분에 상향평준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그것을 실현해 가는 과정이지만, 항상 ‘앞으로’를 더 생각하는 인사팀 입장에서 BAT만의 차별점은 무엇이 더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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