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단상

by 해변의별

고두리 울두찌가 좋아하는 낫또!

간장 뿌려주면

호로록 어찌나 야무지게 잘 먹는지

낫또가 엄청 맛있는 음식처럼

느껴진다


두찌가 좋아하는 낫또 위에

오늘의 하트 담당은

내가 좋아하는 무화과

어릴 때는 쳐다보지도 않던 음식 중에

나이 들면서 좋아지는 것들이

몇몇 있는데

무화과가 그렇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게 무슨 맛인가 싶었던 무화과

이제 제철에 한두 번은

꼭 챙겨 먹고 싶어진다

입안을 꽉 채우는 부드러운 식감과

씨 대신 꽃을 품고 있는 것 같은

달큰한 향이 전해질 때면

기분도 스르르 풀린다


엊그제 장을 볼 때

나만 좋아하는 무화과 한 팩을

살까 말까

들었다 놨다를 여러 번 했는데

역시 잘 한 선택이었다


나는 다른 엄마들에 비해서

나를 잘 챙기는 편

나만 챙기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나를 챙기는 것은 소중하다


그래서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에서나

다 크고 나서도

후회나 아쉬움, 서운함이 없다

물론 나를 챙길 수 있는

환경이었다는 것에 감사하다

(무화과를 살 수 있는^^)

울두찌가 어렸을 때

엄마는 참 행복해 보인다고 했다

행복한 사람


의도치 않게

아이에게 그런 엄마를

느낄 수 있게 해 줬다는 것이

나의 육아에 있어서

가장 큰 자부심이다


내가 좋아하는 제철 과일을

집어 드는 순간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 속에

내가 먹고 싶은 재료를 살짝 올리는 일도

모두 행복이다


자각하지 못할 뿐

꽃처럼 풀처럼

행복은 지천에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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