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l more] 의미로 확장되는 컨셉의 확장성
어느새 24년도 몇일 남지 않았네요. 한 해를 보내며 많은 생각을 하고 계실것 같아요. 년초에 세운 결심과 계획들을 잘 지키고 있나, 나는 잘 가고 있는 것인가? 하고 말이죠. 마음을 다잡을 때 여러분들은 뭘 하세요? 저는 새로운 책 한권을 신중히 선택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읽어 내려가다보면 뭔가 생각도 주변 상황도 새롭게 보이기도 해서 좋은것 같아요. 그래서 이달의 책으로 최인아 님의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를 읽고 있습니다. 아직 얼마 읽지는 않았지만 참 와닿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중에 이런 구절이 있더라구요.
'의미를 찾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할 확률은 낮지만 파도가 덮쳐올 때 덜 흔들릴 수 있어요!'
의미를 찾는 것. 책에서는 '일'에 대한 의미를 말한 것이지만 일 외에도 여러 측면으로 와 닿았습니다. 끊임없이 의미를 찾는 것. '브랜딩'도 어느 부분에서는 끊임없이 의미를 찾아 나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chill more 且悠]
브랜드 설립 1년만에 억대(RMB) 매출을 달성하며 2020년부터 지금까지 향수바디 제품군에서 TOP5의 자리를 놓지 않고 있죠. 그런데 오늘 이 브랜드를 소개하는 이유는 [chill more]가 이렇게 혜성처럼 등장해 이런 성과를 내다니 정말 대단하군...이런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에요. 사실 중국시장에는 이런 브랜드가 꽤 있거든요. 갑자기 등장해서 엄청난 트래픽을 통해서 일시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브랜드들이요. 그리고, 그런데...어? 2년후에 보면 브랜드는 사라지고 없더라?!! 하는 브랜드들이죠. 워낙 규모가 큰 시장이라 한번에 트래픽으로 엄청난 매출이 일어나기는 합니다. 사실 이런 트래픽을 일으키는 것도 쉬운일은 아니지만요. 그런데 그 한두번으로 매출을 얻고, 어 그런 브랜드가 있었던가? 하고 사라지는 브랜드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다들 [chill more]의 성공 비결이 뭘까. 라고 물었습니다. 물론 [chill more]의 이런 성공은 우연히 일어난 일은 아니에요. Mintel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향, 바디케어, 퍼스널관리 시장은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1년-2023년에 이르기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5.8%~10%를 넘어서고 있구요. 또 바디케어 시장은 지속적인 반복 구매가 일어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도 아주 가능성이 큰 시장이죠.
[chill more]는 이런 시장속에서 자리잡을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바디케어 시장 안에 기능성 이외에도 향과 감정으로 대변되는 시장이 있다는 것을요. 2020년까지만해도 아주 니치한 시장이었을 거에요. 그 전까지만해도 바디케어에 향이 있기는 했지만, 아주 대중적인 (중국에서는 이 표현을 '길거리향'이라고 하더라구요) 향을 베이스로 하고 있었고, 향수처럼 취향에 따라 바디제품의 향을 고르는 시장은 아니었습니다. 한국도 최근에 와서야 [nonfiction], [tamburins] 등의 향 바디케어 브랜드가 자리잡고 있죠. [chill more]는 아주 정확하게 이 시장을 본것 같아요.
사실 [chill more]의 성공 배경 뒤에는 어떤 매체를 통해 어떤 순서로 트레픽을 일으켰는지, 어떤 핵심 제품을 내세워 공략했는지, 향은 어떤 제조사와 협력해서 RTB의 신뢰고리를 형성했는지 등 여러 요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실로 꿰어 역을 '그것'이 없었더라면 [chill more]의 그 후는 지속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chill 이라는 의미
[chill more]의 이름은 chill과 more의 결합에서 왔습니다. chill (차갑고 냉정한, 느긋하게 놀다) 이라는 의미로 [chill more]는 일상 생활 속에서 향과 함께 '여유로운 한 순간을 누리는 태도'를 제안합니다.[chill more]만의 'chill'이 어떤 의미인지, 소비자들에게 'chill'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chill에 대한 단상들을 끊임없이 보여주면서 교감합니다. 사람마다 그런 순간이 있을텐데요, 바쁘고 지친 일상속에 긴 시간도 아니었지만 어떤 한 찰나, 평안하고 한적한 기분을 느끼고 머리가 맑아지는 순간이요. [chill more]는 이런 여러가지 삶 속의 순간 순간들을 소개하고 제품으로 연결하고, 이런 순간을 즐김으로써 일상의 번뇌와 스트레스로부터 조금이라도 치유되고 해방되기를 원합니다.
[chill more]는 신제품을 소개할 때도 그 중심에 'chill'에 대한 해석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이 perfumed nourishing oil의 이름은 [晨钟日出]인데요, 어느 조용한 사찰 새벽에 종이 울리고 일출의 빛이 비춰나갈 때 느꼈던 그 chill의 순간을 향으로 재현하고 제품과 함께 소개합니다. 제품의 상세페이지는 항상 어떤 장면을 떠오르게 합니다. 소비자들은 그 장면을 감정으로 느끼면서 제품을 사용할 때를 기대하게 되겠죠.
너와 나의 chill
[chill more]의 이런 chill에 대한 단상들은 일방적인 것이 아닙니다. 위챗과 웨이보, 샤오홍슈의 플랫폼을 통해 당신의 chill은 어떤 순간인지, 우리가 제안하는 chill은 어떤 순간인지 아주 자연스럽게 소통합니다. 예를들어, '당신이 생각하는 아이디얼한 욕실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chill more의 제품과 함께 공유하기)' 라든지, '당신의 일상 중 가장 chill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같은 인터뷰 이벤트를 열기도 해요.
함께 공감하고 만들어가는 이런 chill에 대한 단상들에서 또다른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소비자들이 [chill more]가 생각하는 chill에 대해 생각하고 브랜드와 하나의 생각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죠.
What's chill
[chill more]의 SNS는 제품에 대한 설명이나 광고보다는 chill life 를 제안하는 컨텐츠들로 채워집니다. 그중 [What's chill] 코너는 심야의 라디오 DJ처럼, 혹은 유튜브의 플리채널처럼 chill한 분위기를 만들어줄 플레이리스트, 이런 chill 에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하기도 하고, [chil more]가 제안하는 chill 의 의미나, 고객들이 보내온 사연 속의 chill에 대해 재해석하고 그 chill한 무드를 함께 즐기고 모두가 더 많은 chill의 모먼트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코너입니다. 마치 라디오 채널에서 사연을 받고 음악을 소개하고 모두가 그 이야기에 공감하고 했던 아날로그적인 방식이죠. 하지만 감정이라는 건 역시 아날로그적인 방식이 아니면 전달되기 어려운것을 [chill more]는 잘 알고있어요. 앞서 이야기 했듯이 [chill more]가 추구하는 시장은 기능성 바디워시가 아닌, 향을 바탕으로한 감정으로 소비하는 시장이니까요.
chill's spot
이 밖에도 [chill more]의 제품을 전시하는 공간, 전시회 등 주변의 chill 할 수 있는 스팟을 소개하며 chill 이라는 의미가 하나의 생활 스타일과 태도가 되도록 제안하며, 이런 모먼트 들을 제품으로 엮어내는 센스를 발휘합니다. [chill more]가 제품을 확장하는 방식은 전혀 어색하지 않아요. 카테고리를 넘나들더라도 'chill'이라는 의미로 묶여있거든요. 이것이 컨셉으로 꿰어진 제품의 확장입니다. 트렌드에 따라,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요구되는 품목들이 있을텐데요, 이 기능적인 품목들을 컨셉으로 잘 엮어내는 능력이죠.
'의미를 찾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할 확률은 낮지만 파도가 덮쳐올 때 덜 흔들릴 수 있어요!'
앞서 최인아님의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브랜드에게도 '의미'를 찾는 것은 참 중요합니다. '의미'가 곧 '컨셉'이고 이 코어를 잘 단련한 브랜드는 파도가 덮쳐와도 덜 흔들리며 균형을 잘 잡고 파도를 타고 나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