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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아시스 Jun 03. 2022

나의 해방일지

추앙과 환대

드라마가 끝이 났다.

추앙, 환대란 고급진 단어들을 남겼다.

존재가 존재에게 해 줄 수 있는 단어.

난 널 추앙해!

난 널 환대해!

불현듯 난 얼마나 가난한 말을 듣고 살았고 가난한 말을 쏟고 살았는지 알아졌다.

존재가 아닌 역할에 부여되는 말

씻어, 공부해, 차 빼라, 밥 먹어라, 지적, 지적....

빈곤한 말을 듣고 쏟고 사니 구씨처럼 사람이라는 존재가 1원짜리로 굴러떨어졌을 지도 모른다.

알코올중독자에게 술을 사 주며 사랑할 수 있을까?

자신이 72점은 되는데 10점 짜리도 안 된다고 생각하며 막 사는 여친을 축복해 줄 수 있을까?

난 사랑도 올바른 사랑이어야 정답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나보다.

우아한 화병에 꽂히는 장미의 사랑이 아니어도 간장 종지에 담긴 목 부러진 장미의 사랑도 사랑인데, 몰랐다.

사랑에 대한 내 생각이 너무 협소했다.

알코올중독자는 술을 끊게 해야 하고 막 사는 애는 지적질 좀 해서 선도해야 하고.

그런데 이상하게 망가진 상태 그  모습으로 받아들여진 구씨와 현아는 스스로 일어설 힘을 회복한다.

누군가에게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사랑을 받자 스스로 힘을 채워 일어섰다.

그 사람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얼마나 많이 그의 인생을 손대려 하는지.

사람이 사람에게 해 주어야 할 사명은 환대하고 추앙할 것,

그럼 사람은 스스로의 본모습을 찾고 스스로 을 내며 걸어간다.

우린 이렇게 살라고 창조되어졌을까.

사람에 대한 믿음.

작가님이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따스했다.

오늘 중요한 일은 말이다.

도시 속의 어떤 조직에 꽂아있는 부속품에게 하는 딱딱한 소리가 아니라

존재를 가득 채울 수 있는 말랑말랑한 말.

있는 모습 그대로 날 받아들이고 널 받아들이고 나를 초대하고 너를 초대하는 오늘의 괄호를 열고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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