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까지 거꾸로 날짜를 세서 딱 100일 되던 9월 23일.
그 날이 훌쩍 지난 10월의 어느날 늦게서야 온라인 명상 모임에 합류했다.
'명상, 명상, 명상' 이라고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실체는 하나도 모르는 낮선 단어 '명상'이었다.
명상이 궁금하던 차였다.
명상을 통해 어떤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까.
새로운 세상을 가기 위해서는 안 해 보던 방식을 탐사해야 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
6시 30분에 줌으로 만나 안내자의 인도에 따라 딱 10분간만 진행되었다. 호흡에 집중하며 몸을 관찰하고 생각을 알아차렸다. 그 후에는 바로 욕구목록 리스트를 보며 그날그날 마음에 와 닿는 욕구를 댓글로 남기면 미션은 끝이었다. 참고로 미션은 주기적으로 바뀌며 이어질 계획이다.
오늘 내 욕구는 감사와 목표였다.
어제는 자기 신뢰와 소통이었던 것 같다.
이 욕구를 날마다 리더분께서 엑셀로 작업하셔서 마무리 날에 무슨 말을 해 주실지 기대도 된다.
마침내, 오고 말^^ 12월 31일.
기다랗게 구불구불한 길에서 생각지도 못 했던 자동차를 히치하이킹으로 얻어타고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지금은 고작 10분을 타고 내리지만 31일 오면 난 어떤 길 위에 서 있을 지, 살짝 궁금하기도 하다.
사막 한 가운데에 남태평양의 바다로 들어가는 휴양지의 문이 열린 초현실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명상이 나에게 이런 문이 되어 줄 수 있을 지, 내 기대가 너무 넘치고 있나?
기도는 많이 해 봤지만 명상은 처음인 내게 이 시간은 물음표와 느낌표를 동시에 던진다.
지치지 않고 했던 기도의 결국, 내게는 이루어질 수 있지만 그 사람에게는 가닿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명상은 아예 다른 사람은 배제 시킨다. 철저히 나만을 향한다.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뼈가 꺾이도록 깨달은 지점이어서 그런지 이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다.
명상이란 내 안에 있는 문 손잡이를 더듬거리며 찾고 있는 행위인건지, 난 내 안에서 발견되기를 바라는 다른 세상에 대한 기대를 갖고 노크를 한다.
명상의 괄호야, 열려라! 기도와 명상이 함께 하는 이중 괄호를 만들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