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아빠
아빠,
오늘은 아빠가 유난히 더 보고 싶어서, 다른 날보다 더 많이 울어도 걱정하지 마. 아빠 딸은 아빠한테 미안할 만큼, 여전히 잘 지내고 있으니까. 밥도 잘 챙겨 먹고, 웃을 일도 제법 많아.
아빠 딸, 아빠 닮아서 힘든 건 금세 잊어버리는 편이잖아.
근데 아빠만은, 잊고 싶지 않아서 보고 싶어질 땐 그냥 울고, 힘들면 힘든 대로 버텨보려 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면서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아빠의 한결같은 사랑이었다는 걸 이제야 알겠어. 학교 끝나면 늘 마중 나와 주던 모습, 내가 원하는 건 뭐든 들어주려 했던 따뜻한 마음, 그런 사소하고 당연했던 것들로 나는 참 배부르게 자랐더라.
그때는 왜 그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했을까.
이렇게 뒤늦게야 모든 걸 깨닫는 내가 너무 미안해.
내가 처음 유학 가던 날 기억나? 엄마는 담담하게 날 보냈던 그 날, 오히려 아빠가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잖아. 그때는 그 눈물이 아빠가 내게 남길 수 있는 마지막 배웅일지도 모른다는 걸 몰랐어. 그때라도, 제대로 안아줄 걸. 손 한 번 더 꼭 잡아볼 걸. 그런 후회들이, 가끔은 나를 참 못 견디게 만들어.
아빠,
아빠의 마지막 순간에 곁에 있지도 못했던 내가,
지금은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어.
나를 그렇게나 사랑해주던 아빠가, 내 얼굴도 보지 못하고 떠나서 혹시 지금 나를 많이 보고 싶어 하면 어떡하지?
그곳에서 아빠도 지금의 나처럼,
내가 보고 싶다고 울고 있는 건 아닐까?
아빠는 언제나 우리 가족을 채워주는 사람이었는데, 마지막 순간에 내가 없어서 비워진 아빠 마음이, 혹시라도 아직 어딘가에 남아 있는 건 아닐까. 그게 자꾸만 걱정이 돼.
얼마나 더 지나야 내가 조금은 괜찮아질까.
근데 또, 괜찮아지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
그렇게 아빠가 내 안에 살아 있는 한,
나는 그리움을 품고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니 아빠, 가끔은 꿈에라도 와줘.
내가 잘 지내는지, 웃고 있는지 그냥 잠깐이라도 보고 가줘.
그거면 돼. 그거면 나는 또 일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사랑해, 아빠.
내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
아빠도 늘 함께였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