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도 이 차가운 이물감이 상륙한다면
우리는 드라이 맥주에 익숙하다.
맥주의 대명사처럼 한 때 드라이 맥주가 불리워서 인가? 드라이 맥주는 우리에게 친숙한 건 사실이다.
지금은 양조자가 자신만의 맛을 담아내는 수제 맥주(크래프트), 블랜딩 맥주(혼합 맥주) 등으로 인해 과거 드라이 맥주 아성은 다소 퇴색된 느낌이지만, 그래도 드라이 맥주 인기는 아직도 짱인 것은 분명하다.
Dry Beer, 드라이 맥주는 하면 발효를 통해 생산되는 맥주, 라거의 일종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유독 사랑을 많이 받는 맥주다.
미국이나 호주 등 일부 국가에도 드라이 맥주가 있다.
그 너 저나 왜 드라이라고 부르는 걸 까? 위키백과 나무위키 등에 기초하자면 한마디로 맥주의 잔류 당분이 적어서 맛이 '드라이'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맛이 드라이하다? 맛을 표현하는 말이야말로 각양각색인데 , 맥주 맛에 있어 무엇이 드라이한다는 건지, 고개가 절로 갸우뚱거려진다.
“드라이? 건조함을 뜻하는 단어인데 … 아닌가?”
그러나 여기서 드라이는 “달지 않다”라는 의미다.
드라이가 술에서는 달지 않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달지 않은 술, 드라이한 술이란 베르무트나 진 등의 맛을 지칭하는 용어로, 스위트(doux)의 반대 개념이다. 더 확장해 설탕 함유량이 적은 모든 주류와 그 술이 들어간 칵테일까지 총칭하기도 한다.”
이제야 이해가 간다
요약해 보면, 보리를 첨가하는 과정에서 잡곡이나 맥즙(보리 액즙) 함량을 옅게 하는 대신, 발효 과정에서 당분을 최대한 알코올로 전환시키는 데 주력한 맥주 공법이 적용된 맥주가 바로 이 드라이 맥주인 것이다.
따라서 일반 맥주보다는 알코올 도수가 대체로 0.5~1% 정도 높다.
풍부한 몰트(보리) 향미를 담은 정통 맥주와 비교하면 솔직히 진한 맛 면에서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그래서 “다소 밍밍한 맛이 난다”라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오히려 이 밍밍함이 맥주가 목에서 술술 잘 넘어가게 해 준다”라는 평가 덕분에, 인기몰이를 한 때 했던 맥주가 바로 이 드라이 맥주다.
일본에서 개발된 드라이 맥주가 사시미, 스시, 가라아케(일본식 닭튀김 )와 같은 담백한 일본 음식과 잘 어우러지다 보니 국내에서도 횟집이나 일식집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게 되었고, 아사히 맥주가 개발, 대박을 쳤던 ‘아사히 수퍼 드라이’를 등에 없고 한 때는 국내 맥주시장을 싹 쓸이 한 적도 있다.
맥주업체들이 너도 나도 드라이 맥주를 내놓는 이른바 드라이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드라이 맥주가 노리는 것은 생산비 절감이었다.
그럼에도 판매량 상승을 꾀할 수 있었으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였다.
드라이 맥주의 별명은 ‘차가운 이물감'이다.
새로운 맛을 찾은 맥주 애주가들의 취향을 잘 저격한 표현이다.
한국 맥주의 경우, 옥수수 전분을 많이 쓰기 때문에 드라이 맥주의 별명 ‘차가운 이물감'이 더더욱 잘 통한다고 여겨진다.
맥아 함량을 더욱 줄인 발포주의 탄생 계기도 바로 이 드라이 맥주다.
100가지가 훨씬 넘는 맥주 종류 중에서 단 하나에 불과한 드라이 맥주가 맥주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는 과정에서 ‘질투의 화신’ 경쟁사가 등장, 고춧가루를 뿌리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드라이 맥주의 맛과 상품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는 찾아보기 드문 게 현실이었다. 한 마디로 질투의 화신은 질투만 남 긴 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드라이 맥주는 특별한 양조 기술이 성공의 비결이다..
“맥주가 양조될 때, 효모는 맥아즙에서 설탕을 분해한다. 알코올 성분과 이산화탄소가 남아 있다. 이 과정에서 분해되지 않은 설탕은 맥주에 달콤한 맛을 준다. 일반 효모보다 설탕을 더 효율적으로 발효시키는 고성능 효모 균주를 사용하는 이유다.
또 다른 노하우는 ‘으깨는 것’이다. 이는 효소 활성이 활발한 맥아즙을 생산하도록 장려한다.
또 수정 맥아를 거의 또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낮은 맥아 접근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 알코올 함량이 강한 효모를 사용하는 것에 비교해 가벼워져 일반적으로 양조되는 맥주보다 알코올 농도가 높은 맥주가 될 수밖에 없다”
드라이 맥주 노하우이자, 성공 비결이다.
드라이에 또 수퍼 를 덧 붙여 ‘수퍼 드라이 ‘가 대세인 세상이다.
우리네 정치 판이 결은 다르지만, 너무너무 ‘드라이’ 하다. 아니 ‘수퍼 드라이’가 더욱 맞는 표현이다.
메마르고 건조하다는 의미의 드라이는 정말 드라이하다. 아니 까칠하다.
달콤함 까지는 안 바란다.
우리네 정치판이 “연날연시를 맞아, 일일신하려는 가봐 드라이 한 맛이 사라졌네”라는 반가운 소식이 여의도발로 전국에 아니 전 세계로 타전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