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민 Aug 05. 2023

진리 없는 삶의 목표 2. 행복(쾌) 추구

행복과 삶

(이전 글, ‘삶의 목표 3. 행복’을 읽고 이어서 읽으시면 이해가 더 수월합니다.)      


우리는 왜 굳이 행복해야 할까?

우리는 이전에 이미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본 적이 있다.

그 느낌의 차이 때문에 수많은 종류의 행복이 존재하는 것만 같지만 결국 모든 행복감의 핵심이자 공통점은 기분 좋은 느낌, 쾌이다. 

우리 안에서 느껴지는 쾌는 우리 몸을 조종해서 우리가 다시 해당 쾌 경험을 찾도록 만든다.

이러한 쾌의 작용은 우리 생존과 번영에 기여해 왔을 것이기에 유전될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쾌가 다시 찾도록 만드는 것은 생존과 번영에 기여하는 대상이다.

즉 쾌는 생존과 번영에 기여하는 대상, 경험을 추구하라는 신호이다.

하지만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현대 사회에서 몇몇 쾌를 주는 경험은 더 이상 생존과 번영에 기여하지 않고 오히려 몇몇 경험은 우리 생존과 번영을 해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오직 연인이 주는 쾌에 빠져서 해당 인간관계에만 집중하느라 학업, 업무, 다른 인간관계를 소홀히 하게 되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생존과 번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쾌는 생존과 번영을 향한 길잡이이지만 자주 실수하는 길잡이이다.

생존과 번영의 길잡이가 삶에 끼치는 영향의 크기 고려하면 그의 실수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쾌가 유일한 목표이자 절대적인 길잡이가 아님을 이해하기로 했고 또 그것을 조절하면서 추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실 불완전한 생존의 길잡이인 쾌를 완전히 무시한다는 선택지도 있었다. 

왜 굳이 우리는 행복을 조절하면서 현명하게 추구하기로 결정한 것일까?

행복이 삶의 의미이자 답, 유일한 목표, 길잡이가 아님에도 왜 우리는 여전히 기왕이면 행복하려고 하는 것일까?

회의적인 것으론 둘째가라면 서러울 것으로 알려진 한 철학자의 말처럼 행복을 추구할 필요자체가 없는 것은 아닐까?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영자가 이사회에서 금방 잘려버리는 것과는 달리 우리가 운영하는 이사회는 너그럽게 행복의 경영자 자리를 유지시켜 주고 대신 실수를 방지하고자 행복을 보좌하는 역할만 추가적으로 고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비효율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있을까?

이것이 행복 추구에 대한 딜레마이다.

몇몇 과학자들이 뇌는 의식이 행복을 맛보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며 약간은 쇼펜하우어와 같은 면모를 보여주는 것은 이 때문이다.

비관론자와 낙관론자가 행복을 두고 하는 토론에서 비관론자가 승리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불확실한 길잡이인 쾌를 추구할 이성적인 이유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쾌, 행복의 다른 쓸모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이다.

실수가 많은 생존과 번영의 길잡이라는 역할은 쾌의 유일한 역할이 아니다.

따라서 굳이 번거롭게 행복을 추구하며 행복을 좇는 과정이 또 다른 방식으로 삶에 기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기분 좋음을 추구하는 또 다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기분 좋음이란 신호에 대해서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봐야 한다.

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뇌를 포함한 거대한 세포뭉치인 ‘나’가 생존하고 번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뇌에서 만들어진 생존과 번영을 향한 판단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생존과 번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나’를 둘러싼 환경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뇌는 행동을 조종해 우리 신체가 환경과 상호작용하도록 만드는데, 그전에 우선 해당 행동이 환경과 상호작용한 결과를 예측해 볼 것이다.

먼저 생존과 번영에 긍정적인 결과가 예측되었다면 그다음에 해당 예측을 따라 행동하도록 명령을 내릴 것이다.

이러한 예측은 때로는 의식적인 상상으로 이뤄지기도 하고 때로는 의식 밖에서 이뤄진 후에 그 결과만이 느낌의 형태로 의식 안팎에 전달되기도 한다.

기분 좋은 느낌, 쾌 역시 그러한 느낌 중 하나로 생존과 번영에 이로울 대상을 추구하라는 신호가 발생했다는 것은 곧 그러한 행동을 한 미래를 예측한 결과, 긍정적인 예측값이 나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강력한 추천은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예측을 근거로 해서 나온다.

즉 뇌 안에서의 신호인 기분 좋은 느낌을 우리 언어로 번역하면 “잘 될 거야! 그러니까 해!” 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을 줬던 대상 혹은 행복이 기대되는 대상을 당당히 추구한다.

이미 강렬한 미래 예언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우리 대부분은 뇌 안에 있는, 감정을 만들어내는 예언자의 맹렬한 신도이다.

자기 안의 느낌, 예언에 충실하며 그 위에 삶의 의미, 목적, 가치 등 온갖 미사여구를 붙이지만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좋은 미래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다뤄왔듯이 이 예언은 불완전하다.

밝은 미래에 대한 예언을 따른 결과가 매번 긍정적인 것은 아니기에 우리는 더 이상 이성적으로 이 반쪽짜리 예언을 따를 필요가 없다.

다행히도 뇌 안의 여러 신경 세포 뭉치들도 이를 잘 알고 대비하려고 한다.

정교한 생존 기계인 인간은 이미 무의식적으로도 해당 예언이 불완전하며 때문에 환경에 따라서 조정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예측이 끝난 후, 매번 예측값과 실제 결괏값을 비교하며 다양한 정보를 얻고 해당 정보를 다음 예측에 반영하고자 한다. 

이러한 비교 결과, 때로는 좋은 결과를 안겨줄 것이라고 여겼던 대상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기도 한다. 

특정 대상에 대한 예측 방식이 재조정되고 이 때문에 누군가에겐 행복한 일이 다른 이에겐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일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좋아했던 달콤한 과일을 먹다가 체한 경험이 있는 누군가는 해당 경험을 통해 과일에 대한 예언이 수정되어 그렇게 좋아하던 해당 과일을 다신 입에 대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하나의 경험이 주는 정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해당 정보는 더 많은 것을 설명해 줄 복잡한 계산식에 투입되어 자신과 환경을 예측하기 위한 데이터로서 쓰인다.

예를 들면 앞선 예시인 특정 과일에 대한 예측 실패 경험은 다른 과일도 못 먹게 만들거나 전반적인 식욕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며 자신의 선택에 대한 불신의 씨앗이 되는 등 확장해서 쓰일 수 있다.

이처럼 예측과 실제에 대한 비교를 통해 얻은 정보는 자신의 예측 능력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평가하는 데에도 쓰인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평가는 환경과 미래와 삶에 대한 전반적인 믿음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주고 앞으로의 예측 방식, 즉 살아갈 방식을 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기분 좋음을 따른 결과, 매번 예측과는 다른 부정적인 미래를 마주했다면 예측하고 행동하는 시도 자체를 줄일 것이고 반대로 매번 예측과 같은 긍정적인 미래를 마주했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예측하고 그 예측을 따라 행동하게 될 것이다.

즉 기분 좋은 느낌을 따라 행동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는 것은 삶에 대한 통제감, 낙관적인 믿음, 적극적인 태도를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준다.     


우리는 감정과 불안에 대한 글에서 이미 느낌이 믿음과 태도로 발전해 우리 삶을 조종할 가능성에 대해 다뤘다.

불안 해소의 필요성에서도 다뤘듯이 감정에서 시작한 미래, 삶에 대한 통제 시도의 성공과 실패는 쌓여서 삶의 태도를 정한다.

삶을 성공적으로 통제해 낸 경험이 쌓이면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가도 된다는 믿음, 적극적인 태도가 형성되고 반대로 실패한 경험이 쌓이면 삶을 최대한 소극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믿음과 무기력함이 형성된다.

이러한 믿음과 태도는 뇌와 그것이 조종하는 신체에 영향을 주고 전반적인 행동 방식에 영향을 준다.

행복 추구 역시 마찬가지이다.

예측했던 생존과 번영에 이로운 결과를 마주하거나 혹은 그 결과를 향한 과정을 통제하며 보상으로 추가적인 기분 좋은 느낌을 얻는, 성공적인 행복 추구 경험이 쌓이면 앞으로 적극적으로 행동해도 된다는 믿음(통제해 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반대로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예측을 따른 결과, 기대와 다른 미래를 마주하게 됐다면 예측을 하거나 예측을 따라 행동하는 시도를 줄이고 소극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믿음이 생긴다.

결국 반쪽짜리 예언인 감정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보좌하면서까지 따르는 이유는 그것이 삶과 미래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을 형성하고 삶의 태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어느 환경에서나 행복을 추구하고 불안을 해소하며 적극적으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위험한 환경에서는 소극적인 태도가 생존에는 더 적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소극적인 태도와 무기력함에 한번 빠지면 다른 삶의 태도를 갖기 어렵다.

새로운 삶의 태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행복 추구와 불안 해소 경험이 필요한데, 소극적인 태도와 무기력함은 행복 추구와 불안 해소를 위한 예측과 행동 횟수 자체를 줄여버린다. 

시도 횟수가 줄어들며 삶의 태도는 한 가지로 고정되고 이 때문에 다양한 변화가 있는 삶 속에서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 생존과 번영의 기회가 넘치는 현대 사회에서 소극적인 태도가 적합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현대 사회가 주는 자유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 갈 자유는 무리 동물에겐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 이러한 자유는 오히려 자신만의 삶을 온전히 책임져야 할 무거운 의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자신에 대해 알고 그 정보를 통해 삶을 개척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정보를 모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소중한 삶을 그 주체인 의식 안팎과 누린다는 우리의 현재 삶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태도에서 오는 많은 것을 해낼 힘이 필요하다. 

의식 안팎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지식을 쌓아야 하며 다양한 감정을 조절하고 해소해줘야 하는데 이렇게 다양한 행동을 해내기 위해서는 결국 많은 힘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태도와 긍정적인 기분은 그러한 힘이 넘친다는 느낌을 주고 반대로 우울한 기분과 소극적이고 비관적인 태도는 그러한 힘이 고갈되었다는 느낌을 주며 결과적으로 두 기분은 전채적인 예측과 행동 횟수에 영향을 준다.

그러한 힘이 존재할 것이라는 느낌은 실제로는 신경전달물질 작용을 통해 만들어지는 착각이겠지만 어쨌든 각 태도는 힘 혹은 신경전달물질 작용과 연관이 있고 결과적으로 행동에 영향을 준다.

적극적인 삶의 태도가 언제 어디서나 정답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생존 전략적인 입장에서, 현대 사회에서의 자유를 소화하기 위해서 또 사람을 공부하며 찾은 삶의 방식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태도가 더 유리하다.     


생존 예측은 감정의 형태로 가공되고 감정은 행동으로 이어지며 행동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는 처음 예측과 비교되며 통제감과 믿음 그리고 태도를 형성하게 된다.

통제감, 믿음, 태도는 그다음 예측, 감정, 행동, 평가(비교)에 전반적인 영향을 주며 앞으로의 삶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감정에 반응하는 것은 우리가 자신의 삶에 참여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이제 우리는 드디어 상상 속의 쇼펜하우어를 설득해 냈다.

행복을 추구하는 이유는 그것이 적극적으로 살아갈 힘, 태도를 만드는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감정에 대응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의식 안팎의 태도를 형성하기 위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

그러나 당연히 무작정 쾌의 추구 경험을 늘리자는 것은 아니다.

쾌를 추구한 결과에 따라서는 소극적인 태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 

따라서 쾌를 추구한 경험이 삶이 통제될 것이라는 감각 혹은 잘될 것이라는 믿음과 적극적인 태도에 온전히 이어질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목표이다.

즉 엄밀히 말해 우리의 목표는 통제감과 잘될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적극적인 태도이다.

따라서 쾌를 추구하는 기준은 이전과 같이 무작정 크기, 빈도, 지속성이 되어서는 안 된다.

통제감, 낙관적인 믿음, 적극적인 태도에 주는 영향을 기준으로 추구하고 조절해야 한다.

그래서 결국 처음의 결론과 같이 행복은 조절하며 현명하게 추구해야 한다.     


통제감, 낙관적인 믿음, 적극적인 태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행복, 쾌 추구 활동을 정확히 정의하고 포착할 필요가 있다.     

인지되는 기분 좋음을 좇는 행위라는 정의로는 쾌 추구 활동을 명확히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안과 달리 기분 좋음은 행동이 이뤄지고 난 후에야 나타난다.

기분 좋음을 향한 행동이 이뤄지기 전에 나타나는 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기대 혹은 갈망이다.

기분 좋음이 특정 대상에 관한 기대와 갈망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반대로 기대와 갈망이 매번 기분 좋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잘 인지되지 않는 기대와 갈망으로 시작된 일이 기분 좋음의 인지와는 별개로 삶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삶에 있어서 중요한 정보를 만들기에 조절할 필요가 있는, 긍정적인 예측과 관련된 활동을 오직 기분 좋음을 기준으로 정의하는 것은 알맞지 않다.

이는 긍정적인 예측에서 시작된 쾌 추구 활동의 과정을 살펴보면 더 명확해진다.

따라서 우선 쾌 추구 활동 과정을 살펴보며 쾌 추구 활동을 새롭게 정의하고자 한다.

다만 우리가 다룰 쾌 추구 과정은 앞서 다룬 불안 해소 과정과 비슷하게 하나의 가설이며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다.

예측 정보와 신경전달물질(도파민 등)이 동기와 행동에 영향을 주는 과정과 행동이 이루어진 후에 학습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대한 많은 연구를 참고하긴 했으나, 실제로 온갖 대상마다 동일한 쾌 추구 반응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또 각 과정 사이에 숨겨진 매개 변수가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행복을 추구하는 동안 일어나는 모든 일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예측으로부터 신경전달물질 조절이 시작되고, 그 결과가 의식에 느낌의 형태로 인지되고, 정보를 받은 의식 안팎에서 각각의 기능이 다시 행동 조절을 위한 정보를 만드는 복잡한 과정을 완벽히 다루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니 이를 염두하고 쾌 추구와 통제감, 태도 형성에 대한 해당 가설을 보면 좋을 것이다.     


통제감과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쾌 추구 과정의 시작은 예측일 것이다.

보통은 의식 밖에서 빠르고 관성적으로 이루어지는 예측이 행복 추구 행동을 만들어 낼 것이다.

생존에 이로운 대상을 취하는 것이 미래에 좋을 것이라는 예측은 보통 신체 내부 상태를 파악해서 만들어지는 정보와 외부 정보를 활용해 만들어지는 정보가 만나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섭식 장애를 연구한 과학자들은 신체 내부에 에너지가 많음에도 음식을 먹는 일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을 연구하며 음식을 먹고자 하는 동기를 형성하는데 신체 내부 정보 외에도 큰 영향을 주는 정보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

여러 연구를 통해 신체에 에너지가 적어져서 생기는 경고와는 별개로 특정 외부 자극을 더 추구하도록 만드는 정보가 있음을 파악했고 두 가지 정보가 상호작용하며 쾌 자극 추구 동기를 형성한다는 것을 파악했다 (Ferrario, C. R., Labouèbe, G., Liu, S., Nieh, E. H., Routh, V. H., Xu, S., & O'Connor, E. C.. 2016).

즉 우리는 실제로 신체 에너지가 적어져서 식사를 하기도 하고 그저 음식에 대한 갈망이 생겨서 먹기도 한다.

어쩌면 뇌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갈망은 살아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을지도 모른다.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거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배불러도 욕심을 내서 식사를 계속해 미래를 위한 지방을 축적할 필요가 있었다.

물론 갈망의 독주가 매번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갈망과 신체 내부 정보가 적당히 조율되어 쾌 추구 활동을 조절한다. 


이러한 갈망, 신체 내부 신호, 예측 모두 명확히 인지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쾌 추구 활동의 시작 그리고 진행 상황을 의식적으로 파악하는 일은 어렵다.

우리는 쾌 자극 추구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고 예측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모른다. 

가끔 아직 행동하기 전에 무언가를 향한 끌림이 인지될 뿐, 우리는 보통 이미 아무 생각 없이 예측을 따라 행동을 시작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예측에서 시작된 쾌 추구 활동이 삶에 관한 긍정적인 정보를 만들도록 개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쾌 추구 활동의 시작 지점, 혹은 자신이 쾌 추구 활동을 하고 있다고 판단할 근거를 찾아야 한다.

그나마 행동이 다 끝난 뒤에 느껴지는 기분 좋음 혹은 행동 전에 인지된 기분 좋음에 대한 기대가 쾌 추구 활동을 하고 있다고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마주해도 매번 기분 좋음을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쾌 자극을 향한 동기를 확실히 인지하고 행동하며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해도 기분 좋음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기분 좋음에 대한 경험 혹은 기대 역시 쾌 추구 활동을 하고 있다고 판단할 근거가 되기 어렵다.     

쾌 추구 활동의 시작인 갈망과 결과인 기분 좋음 그리고 기분 좋음을 인지하는 일이 모두 분리될 수 있는 이유는 실제로 뇌에서 각각의 역할을 하는 부위와 그들의 활동이 분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뇌에서 갈망, 동기를 만드는 것과 기분 좋음을 만들어내는 것이 구분된다.

쾌 자극, 추구 행동에 관한 뇌의 반응을 다수 연구한 Berridge KC는 기분 좋은 느낌의 발생과 관련된 뇌 부위와 기분 좋은 느낌을 주는 대상에 관한 동기, 행동을 조절하는 뇌 부위가 구분된다는 연구 결과를 다수 발표했다(Berridge KC, Robinson TE, Aldridge JW. 2009).

그리고 기분 좋은 느낌의 발생, 기호 형성과 관련된 뇌 활동을 ‘좋아함’ 작용으로 정의하고 해당 대상을 향한 동기, 행동을 조절하는 뇌 활동을 ‘원함’ 작용으로 정의하며 둘을 구분했다.

실제로 둘이 구분되는 예시가 있는데, 많은 중독자들의 뇌에서는 ‘좋아함’ 작용은 일어나지 않고 ‘원함’ 작용만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들은 딱히 기분 좋음을 느끼지 않으면서, 아니 오히려 후회하면서도 특정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반대로 ‘원함’ 작용 손상과 관련 있는 파킨슨병 환자 중 일부에게서 무언가를 좋아하면서 그것을 취하고자 하는 동기와 행동이 적은 경우가 관찰된다.

이처럼 때로는 행동의 동기에 관여하는 ‘원함’ 작용과 해당 행동의 결과의 피드백과 관련된 ‘좋아함’ 작용이 분리될 수도 있다.

예측, 원함에서 시작한 쾌 추구 활동의 결과로 매번 기분 좋음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물론 원해서 한 것이 생존과 번영에 기여하는 일반적인 경우, 그들은 협업을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보통 동기를 갖고 한 일에 기분 좋음을 느낀다. 


그러나 그러한 협업이 이뤄지는 경우에도 ‘좋아함’이 명확하게 인지되지 않을 수 있다.

‘좋아함’ 작용의 결과는 보통 잘 의식되지 않는, 약하거나 순간적인 기분 좋음의 형태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우리는 만족스러운 식사 후에 보통 너무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의식 안에서 행복을 명확히 인지하기보단 나도 모르게 웃는 표정을 짓거나 흥얼거리거나 혓바닥으로 입술을 핥는다.

이처럼 보통은 쾌 추구 활동의 결과로 명확히 의식하기 어려운 약한 기분 좋음과 그에 반응하는 무의식적인 행동만이 나타난다.

우리가 기대하는 강렬한 기분 좋음을 일정시간 이상 명확히 인지할 수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

의식 위에 명확한 행복은 보통 투입된 노력, 해당 목표가 현재 환경에서 갖는 가치, 성취가 만들어줄 추가적인 이득 등 더 많은 정보가 고려될 때 느껴진다.

예를 들어 우리는 유명한 레스토랑에 가서 그 식사 경험을 SNS에 공유하고자 마음먹고 나서야 일반적인 식사 때와는 다르게 해당 식사가 주는 만족감을 의식적으로 꼼꼼히 검토한다. 

한 입 먹고 눈을 크게 뜨며 SNS에 쓸 문구를 메모하거나 같이 간 친구와 소통하기 위한 문장을 떠올리고 나서야 명확한 쾌가 인지된다.

실제로 이와 같은 쾌 경험의 차이는 뇌 활성화의 차이로도 관측된다.

쾌의 발생은 앞서 다룬 것과 같이 뇌 피질 아래 ‘좋아함’ 작용이 일어나는 자그마한 부위의 활성화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쾌의 표현, 인지는 뇌 피질의 활성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Berridge, K. C., & Kringelbach, M. L. 2013).

결국 원함 작용과 긍정적인 예측이 기분 좋음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이 기분 좋음이 매번 인지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확실히 인지되는 기분 좋음과 관련된 활동을 쾌 추구 활동으로 여긴다면 긍정적인 예측, 통제감, 태도와 관련 있는 더 다양한 행동에 관여할 수 없다.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예측이 전반적인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믿음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관여하기 위해 ‘기분 좋음을 추구하는 행위’라는 기존의 쾌 추구 활동의 정의에서 벗어나 쾌 추구 활동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정리하자면, 우리는 기분 좋음, 특정 대상을 취한 미래에 관한 긍정적인 예측이 긍정적인 태도나 믿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긍정적인 예측과 관련된 활동을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긍정적인 예측과 관련된 활동을 명확히 포착해야 한다.

생각, 행동, 경험은 완벽히 의식적으로 조절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긍정적인 예측과 관련된 활동 역시 해당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단서를 인지하고 나서야 포착할 수 있고, 포착하고 난 뒤에서야 활동을 조절할 수 있다.

기존에는 긍정적인 예측과 관련된 활동을 명확히 인지되는 기분 좋음으로 포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 번째, 명확히 인지되는 기분 좋음은 행동이 이뤄지고 난 후 느껴진다.

따라서 활동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난 후에야 해당 활동을 포착할 수 있어서 뒤늦은 대응만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자 기분 좋음을 느꼈던 기억을 통해 그것이 느껴질 대상을 미리 특정하는 예측을 할 수 있다.

특정 목표, 경험이 기분 좋음을 줄 것이라는 예측을 만들면 더 빠른 시기의 개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으로도 긍정적인 예측, 믿음과 관련된 활동을 완벽히 포착할 수는 없다.

이것이 두 번째 문제점으로 긍정적인 예측에서 시작된 일 중 명확한 기분 좋음이 인지되는 경우는 아주 일부이기 때문이다.

기분 좋은 행동을 향한 동기로 행동한 결과 매번 기분 좋음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동기와 쾌락을 만드는 작용은 분명 분리될 수 있고 거기에 쾌락의 발생과 쾌락을 인지하는 작용 또한 분리될 수 있다.  

기분 좋음이 매번 느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활동을 포착하면 긍정적인 태도나 믿음에 영향을 주는 전체 활동 중에서 일부 활동만 대응이 가능하다.

명확히 인지되는 기분 좋음을 느끼기 위한 활동은 긍정적인 예측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 중에서 아주 작은 부분에 해당한다. 

기분 좋음이 명확히 느껴질 때만 긍정적인 태도나 믿음 형성을 위한 노력을 한다면 그 효과는 아주 미미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리는 쾌 추구 활동을 새롭게 정의하고 새롭게 정의된 쾌 추구 활동을 포착하기 위한 단서를 찾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총 세 가지 노력을 할 수 있다.

우선, 당연히 쾌 추구 활동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해야 한다.

쾌 추구 활동은 ‘기분 좋은 느낌’ 보다 ‘미래에 관한 긍정적인 예측(보상에 관한 예측)’과 ‘미래에 관한 긍정적인 믿음, 태도’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고 그에 맞춰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

행복, 쾌는 분명 의식이 명확히 인지하는 보상, 긍정적인 미래를 향한 예측과 예측 실현 과정의 결과이다.

그러나 보상, 긍정적인 미래를 향한 예측 실현 과정이 실제 삶에 주는 다양한 영향 중 대부분은 기분 좋음의 형태로 표현되지 않을 수 있다. 

기분 좋음은 그 결과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긍정적인 예측을 실현하는 과정을 통해 통제감, 긍정적인 태도, 낙관적인 믿음은 형성하기 위해서는 인지 가능한 기분 좋음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기분 좋음의 인지를 목표로 하는 행동’이라는 기존의 쾌 추구 활동의 정의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필요를 반영해 쾌 추구 활동을 재정의 하자면 ‘생존과 번영에 도움이 되는 대상(보상)이니 추구하면 좋은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에 의식 안 혹은 밖이 반응한 활동이며, 설명양식, 통제감,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생산하는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쾌 추구 활동을 이와 같이 정의한다면 우리는 이전보다 더 다양한 행동을 돌아보며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한 고민을 할 수 있다.          



의식되지 않는 범위를 포함하는 이러한 쾌 추구 활동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동기가 불안과 분리되는지를 판단해야 하며 자신의 목표가 생존과 번영에 도움이 되는 대상이 맞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즉 쾌, 결핍, 기대가 강하게 느껴지지 않아도 추구하는 목표가 생존과 번영을 향한 긍정적인 미래(보상)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면 자신이 쾌 추구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두 번째로 쾌 추구 활동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 쾌 추구 활동의 목표가 될 수 있는 생존과 번영에 이로운 대상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유전자와 경험, 두 가지 경로로 생존과 번영에 이로운 대상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유전자를 통해서는 광범위하고 유연한 정보를 얻게 되고 이러한 정보가 경험을 통해 환경에 알맞도록 수정된다.

따라서 보통은 의식 밖에서 이루어지는, 특정 대상이 생존과 번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본적으로 유전자, 본능이 어떤 대상을 추구하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대다수가 특별한 이유 없이, 본능적으로 좋아하게 되는 대상을 살펴보며 그 대상이 생존과 번영에 기여한 점을 찾다 보면 우리 마음이 생존과 번영에 이롭다는 판단을 내리는 기준을 추측해 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다양한 가설과 추측을 다양한 연구 결과로 검증하며 활용한다면 쾌 추구 활동의 목표가 될 수 있는 생존과 번영에 이로운 대상을 특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를 활용한다면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의 목표를 의식하며 쾌 추구 활동이 이루어지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세 번째로, 자신의 경험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생존과 번영의 방법을 파악하는 것이 쾌 추구 활동을 포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의식 밖의 활동, 타인과의 공통분모 외에도 나만의 경험을 통해 나만의 생존 규칙과 활동이 형성되기도 한다.

우리를 포함한 다양한 동물은 갑자기 나타난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적응하고 살아남고자 전통 있는 생존 지침서인 유전자를 따를 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을 따라서도 행동 방식을 정한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만이 갖고 있는 경험을 통해 특정 대상이 생존과 번영에 이롭다는 학습을 하고 해당 대상을 추구하기도 한다.

경험으로부터 만들어진 생존 지침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거나 자신이 미약한 끌림, 결핍, 기대를 느끼고 행동한 순간 혹은 쾌감을 느낀 순간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이미 파악하고 있었거나 혹은 파악하지 못했던 기호에 대해 알아가면서 자신만이 하고 있던 쾌 추구 활동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그렇게 파악한 쾌 추구 활동이 지금의 환경에서도 적합한지를 다시 평가해 보고 습관을 수정할 수도 있다.     




쾌 추구 활동은 삶에 큰 영향을 주는 통제감이나 태도, 설명양식에 큰 영향을 줌에도 전조 없이 시작하고 잘 의식되지도 않는 경우가 있다. 

의식 없이 시작하는 활동이 통제감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쾌 추구 활동의 정의를 넓혀 더 많은 행동에 관여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 특정 행동을 쾌 추구 활동이라고 판단할 단서가 될 해당 활동의 목표, 생존과 번영에 도움이 되는 대상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쾌 추구 활동이 온전히 그 목적을 이뤄 우리가 의도한 통제감, 태도, 믿음 형성에 영향을 주도록 만들 수 있을까?

우선 예측과 결과의 일치가 통제감, 적극적인 태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통제감, 태도, 믿음에 영향을 주는 정보는 예측값과 결괏값을 비교하는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통제감, 태도, 믿음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예측값, 결괏값일 것이다.

그리고 행동 후 일정 시간이 흐른 뒤에 나타난 추가 결괏값도 비교에 반영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분 좋게 매운 음식을 먹은 경험이 처음에는 긍정적인 정보를 만들다가 뒤늦은 배탈로 부정적인 정보가 덧씌워질 수 있다.

즉 무엇을 예측하고 어떤 결과를 마주 했는지에 따라서, 그리고 뒤늦게 앞선 정보를 덧씌울만한 결과가 발생했는지에 따라서 일차적으로 통제감, 태도 등에 영향을 줄 정보가 만들어진다.

일반적으로 예측과 결과가 일치하며 뒤늦은 정보가 특별한 영향을 주지 않을 때, 통제감, 적극적인 태도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고 반대로 예측과 결과가 불일치하거나 뒤늦은 정보가 부정적인 정보를 제공할 때, 통제감, 적극적인 태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전자의 경우를 더 많이 마주하고 후자의 경우가 나타나는 빈도를 줄일 방법을 찾는다면 쾌 추구 활동을 통제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식 밖에서 만들어지는 예측과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는 실제 결과를 완벽히 통제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경우는 예측에 의식이 개입하는 아주 일부의 경우일 것이다.

하지만 직접 통제할 수는 없어도 이러한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된다.

우리는 이러한 구조를 이해함으로써 과한 기대를 만드는 일을 경계하거나 추가적인 결과가 부정적일 수 있는 보상을 경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이해하고 그에 관한 마음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낙관주의 설명양식을 활용할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예측과 결과를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것 외에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쾌 추구 활동은 일정한 경향을 갖는다. 

이러한 경향을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여 쾌 추구 활동을 하게 된다면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마주할 가능성이 올라갈 수 있다.

혹은 최소한 흔히 이루어지는 실수를 방지할 수 있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쾌를 추구하며 비슷한 경험, 생각, 행동을 하게 된다.

많은 이들이 쾌 추구 활동을 하며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빈도가 올라가거나, 다양한 종류의 기분 좋음을 경험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기도 하며, 특정 대상에 질려서 더 이상 기분 좋음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이 다르고 상황이 달라도 뇌는 일정한 방향으로 쾌 추구 활동을 만들어낸다.

즉 쾌 추구 활동을 만들고자 머리 안에서 일어나는 일의 경우의 수는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정해진 뇌 부위가 활성화되고 정해진 신경전달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쾌 추구 활동은 특정한 경향을 갖게 된다.

이에 관한 지식을 활용한다면 앞으로 하게 될 쾌 추구 활동이 갖는 경향을 미리 파악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그러한 경향이 우리의 목표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만들 방법을 미리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초콜릿을 사기 위해 간 마트에서 어떤 초콜릿을 얼마나 살지를 고민하는 와중에 자신이 하고 있는 당 섭취라는 쾌 추구 활동이 갖는 경향을 고려하며 미래를 예측하고 더 현명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초콜릿을 먹게 되면 기분 좋음을 경험하게 될 수 있고 그 결과로 초콜릿에 대한 갈망이 더 커질 수 있다.

그 갈망의 영향으로 초콜릿을 다시 먹게 될 수 있고 이는 다시 갈망을 자극하는 순환을 만들어 결과적으로 처음 계획한 섭취량에서 벗어나 질릴 때까지 초콜릿을 먹게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쾌 추구 활동이 갖는 경향을 이해하면 애초에 질릴 때까지 먹게 되는 양보다 더 적은 양의 초콜릿을 산다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쾌 추구 활동의 경향을 알게 된다면 그 활동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통제하기 위한 방법을 만들어볼 수 있다.

따라서 쾌 추구 활동 통제에 도움이 될 만한 네 가지 쾌 추구 활동의 경향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쾌 추구 활동 명령은 매우 강력하다.

쾌 추구 활동 명령은 우리 의식과 행동에 매우 강력한 영향을 준다.

때문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쾌 추구 활동을 다른 행동보다 우선순위에 둘 수 있고 이것이 과해지면 특정 쾌 추구 활동만 반복하게 되어 일상생활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쾌 추구 활동을 하면서 늘 그 강력한 영향력에 대한 경계심이 있어야 한다.

1954년 제임스 올즈와 피터 밀러는 연구를 하며 쥐가 뇌에 전기 자극을 주는 레버를 누르는 것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다.

쥐는 먹이 활동을 하지도 않고 레버를 누르는 일을 반복했고 더 나아가 탈진할 때까지 레버를 누르는 일을 반복했다.

나중에 전기가 자극한 뇌 부위는 쾌 추구 활동에 관여하는 보상 회로라는 것이 밝혀졌다.

해당 연구에서 레버를 누르는 행동은 보상 회로를 자극했고, 자극당한 보상 회로는 다시 레버를 누르는 행동을 요구했다.

결국 쥐는 특정 뇌 부위만 자극하는 하나의 행동에 갇혀버리게 됐다.

이처럼 보상회로를 자극하는 쾌 추구 활동은 우리 행동에 너무나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고 또 특정 행동의 빈도수만 증가시켜 삶의 불균형을 만드는 중독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꼭 이러한 연구 결과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미 보상 회로에서 생긴 일로 인해 무언가에 심각하게 중독된 이들이 특정 행동의 반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도 하다.

연구 결과와 중독에 시달리는 이들을 봤을 때, 특정 경험을 다시 찾으라는 보상 회로의 명령은 다른 행동에 관한 명령 대부분 보다 우선순위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보상 회로 안에서 생기는 일은 가끔 지독한 반복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런 대비 없이 이와 같은 강력한 순환에 빠져들게 된다면 특정 행동만을 반복하느라 삶이 피폐해질 수 있다.

때문에 쾌 추구 활동을 할 때는 기본적으로 보상 회로의 강력한 힘을 인지하고 특정 행동에 과하게 빠지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물론 많은 행동이나 쾌를 주는 대상이 쥐가 누른 레버만큼이나 보상 회로를 강력하게 자극할 수는 없으며 중독 또한 쉽게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대 환경에서는 과거보다 강력한 쾌 자극을 너무나 쉽게 얻을 수 있고 그것을 충분히 반복하며 깊게 빠질 만한 여유 시간이 있다.

이러한 현대 환경의 특징이 합쳐져 실험에서 쥐가 누른 레버의 비견할 만한 레버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너무나 쉽게 접근 가능한 온갖 자극적인 시청각 콘텐츠, 당, 지방, 감칠맛 조미료, 향신료가 합쳐져 거대한 보상 신호를 경험하게 하면서도 값이 싼 음식은 우리를 중독으로 빠뜨릴 힘을 충분히 갖고 있다. 

현대 도시를 살아가는 털 없는 원숭이들은 이러한 레버의 위험성을 의식하고 레버를 멀리하거나 자신의 행동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쾌 추구 활동을 만드는 주체는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우리 의식은 다양한 종류의 끌림, 기분 좋음을 완벽히 구분할 수 없기에 가끔 오해를 만든다.

미리 다양한 종류의 쾌를 이해하여 의식이 쓸데없는 오해를 만들어 쾌 경험에 관한 부정적인 해석이나 의사결정을 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예를 들어 과거 몇몇 현자는 다양한 쾌 경험을 오해해 진짜 행복과 가짜 행복을 나누고 그것을 기준으로 쾌 추구 행동을 제한했다.

그 결과 우리가 생물로서 마땅히 해야 할 행동과 마땅히 느껴야 할 좋은 기분을 우리 스스로가 제약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오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쾌 추구 활동의 경험이 다양한 방식으로 의식되거나 혹은 잘 의식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보다 개방적인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실제로 쾌라는 감정의 발생과 관련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신경전달물질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쾌와 관련된 이전의 다양한 연구를 돌아보며 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연구한 Dfarhud, D., Malmir, M., & Khanahmadi, M. (2014)에 의하면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엔도르핀, 멜라토닌, 코르티솔, 아드레날린, 옥시토신 등의 신경전달물질이 다양한 뇌 부위에서 활성화되며 각각이 다양한 방식으로 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각각의 신경전달물질이 정확히 어떤 이유로 쾌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쾌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다양한 대상에 반응해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쾌를 만들어내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몇몇 쾌 추구 활동, 경험은 실제로 다양한 기분 좋음이 공존하는데 그중 하나가 사랑이다.

사랑의 경험에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해 복잡한 쾌를 만들어 낸다.

사랑하는 동안 뇌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연구한 Fisher, H. E.(2005, 2012) 박사는 기간과 관계의 성숙도에 따라 뇌 안에서 사랑의 쾌 경험이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여줬다.

연구에 의하면 17개월 미만의 초창기 사랑의 쾌 경험은 도파민 작용이 주된 영향을 주고 평균 21년의 장기적인 사랑의 쾌 경험은 옥시토신 작용이 주된 영향을 준다.

이렇듯 다양한 요인이 사랑을 향해 쾌 추구 활동 명령을 내리고 그 활동의 보상이 되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보통 우리 의식은 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때문에 누군가는 특정한 경험만이 사랑이라고 오해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설렘이 느껴질 가능성이 높은 도파민 작용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안도감이 느껴질 가능성이 높은 옥시토신 작용만이 사랑이라고 여기곤 한다.

사랑에 대한 이와 같은 편견은 사랑이 끝났다는 판단과 이별에도 영향을 미쳐 누군가는 설렘의 끝을 사랑의 끝으로 여기거나 누군가는 안도감이 없기에 사랑이 시작하지 않았다고 여겨 관계의 가능성을 섣불리 마무리 짓는다.

개인의 선택에 있어서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순 없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쾌 추구 활동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면서 쾌 추구 활동에 관한 무지함에서 만들어진 편견을 의사결정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현명한 선택을 만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양한 요소가 관여하기에 쾌 추구 활동의 경험 또한 다양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더 다양한 경험을 수용해서 그 경험까지 통제감, 적극적인 태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쾌 추구 활동은 많은 경우 충동적인 상태로 하게 된다.

때문에 쾌 추구의 대가, 명확한 목표나 절차, 알맞은 시기 등을 고려해 계획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쾌 추구 활동을 이끄는 신경전달물질이 충동성 증가에 기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Dalley, J. W., & Roiser, J. P. 2012. Pine, A., Shiner, T., Seymour, B., & Dolan, R. J. 2010). 

도파민 작용 중 일부는 예측되는 보상 수령 시기가 늦어질수록 해당 보상의 가치를 깎는데 관여하며 우리가 보상을 취하는 일을 늦추지 않도록 유도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필요한 여러 절차를 무시하고 목표를 향해 충동적으로 돌진한다.

여러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행동한 결과 의도치 않은 실패를 경험하며 쾌 추구 활동과 통제감, 태도에 대한 다양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쾌 추구를 위한 세 가지 조건에 대해서 인지하고 쾌 추구 활동을 계획적으로 진행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우선 쾌 추구 활동의 대가이다.

쾌 추구 활동을 하며 목표로 한 경험을 하거나 목표로 한 대상을 얻기 위해서는 보통 시간, 노력, 돈 등을 투자해야 한다.

혹은 당장은 보이지 않는 대가인 건강, 신뢰(인간관계) 등을 희생하며 쾌 추구 활동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대가를 저울질하지 않고 쾌 추구 활동을 하게 되면 쾌 추구 활동이 성공하더라도 뒤늦게 자신이 지불한 것을 마주하고 뒤늦은 후회를 하며 자신의 선택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쾌 추구 활동하기 전 후로 그 대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     


다음은 쾌 추구 활동의 최종 목표와 절차이다.

우리는 가끔 눈앞에 있는 목표에만 집중하느라 해당 쾌 추구 활동의 진정한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잊거나 혹은 그 목표를 얻기 위해 먼저 이뤄야 할 목표의 존재를 잊는다.

이러한 망각은 생존과 번영에 관한 목표(보상) 중 일부가 추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생긴다. 

생존과 번영에 기여하는 자원 중의 일부는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간접적인 방식으로만 획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생존과 번영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소속될 무리이다. 

이때 소속될 무리를 얻었다는 판단은 단순히 몇 개체가 모였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무리 구성원이 서로를 인정하고 소속감을 느끼면서 만들어질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무리가 함께 부대껴 살며 서로 도움을 준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와 같이 일부 쾌 추구 활동은 먼저 절차에 따라서 특정 행동을 하다가 최종적으로 생존과 번영에 보다 깊이 관련 있는 주관적인 경험을 하면서 완결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몇몇 쾌 추구 활동에는 추상적인 최종 목표와 그것을 얻기 위한 중간 목표, 활동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쾌 추구 활동을 수행하는 의식과 행동은 보통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무시하고 눈앞에 보이는 목표 혹은 활동에만 집중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많은 오해를 만들고 중간 목표에만 매몰되기도 한다.

특히 쾌 추구 활동의 최종적인 목표 중 많은 것이 결국 생존과 번영에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 신뢰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많은 현대인이 타인과 신뢰를 쌓기 위해 필요한 혼자만의 준비, 치장 기간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쓰느라 정작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 정서적인 신뢰를 소홀히 여긴다.

우리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쾌 추구 활동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조금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가끔은 정 반대의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쾌 추구 활동을 수행하는 의식은 눈앞에 목표에만 집중하느라 그것을 얻기 전에 미리 성취해야 할 것을 무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우선 상호 신뢰를 더 쌓아야 한다는 머리와 친구의 조언을 무시하고 두근거리는 가슴에 굴복해 몇 번 만나지도 않은 이성에게 성급히 고백을 해버리고 만다.

물론 이러한 충동성은 상상 속 과도한 걱정을 물리치고 기꺼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주기도 한다.

하지만 눈앞에 매력적인 보상이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매번 절차를 무시하고 충동성의 충실한 결과, 더 많은 실패와 그로 인한 소극적인 태도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두근거리는 마음이 인지된다면 잠시 멈춰서 계획을 세우며 목표에 다다르기 전에 필요한 것을 고민해 보는 것이 좋다.

생존과 번영에 기여하는 자원을 얻고자 한다면 먼저 지도를 펼치고 목표와 중간 장애물 그리고 자신이 있는 지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쾌 추구 활동의 알맞은 시기이다.

신체의 발달과 노화 그리고 사회 문화가 제시하는 생애주기를 고려한다면 더 전략적인 쾌 추구 활동을 할 수 있다.

신체의 발달과 노화 상태에 따라서 특정 목표를 향한 더 강한 끌림을 경험할 수도 있고 혹은 특정 목표를 이루는데 더 유리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특정 쾌 추구 활동은 건강한 신체일수록 성공 확률이 올라가고 때문에 노화가 진행되기 전에 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노화가 충분히 진행된 상태에서 건강한 신체를 요구하는 쾌 추구 활동을 하게 되면 실패할 확률이 높고, 이러한 실패의 반복은 삶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신체의 발달과 노화를 고려해 쾌 추구 활동 목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활동의 성공 확률과 만족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 사회 문화는 일반적인 생애주기를 제시하고 사회적인 동물인 우리는 그것을 모방하고자 하는 강한 동기를 갖는다.

어떤 시기에 어떤 쾌 추구 활동을 하게 되느냐 역시 이러한 사회 문화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하지만 가끔 과한 모방 동기는 다양한 가능성을 못 보게끔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사회 문화가 주는 영향에 대해 인지하고 그 영향으로 만들어진 동기가 주는 압박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 문화는 졸업 후 최대한 빠르게 사회 구성원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한다.

졸업을 앞둔 누군가는 이러한 사회 문화적인 영향을 강하게 받아 일단 무작정 취직하는 선택지만을 고집할 수 있다.

사회 구성원이 되어 인정받고 생존을 보장받기 위한 선택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 등, 더 다양한 정보를 고려하지 못하고 사회가 제시한 생애주기만을 참고해 결정한 것이라면 자신에게 더 알맞거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처럼 특정 시기에 특정 쾌 추구 활동을 하고자 하는 강렬한 마음은 사회 속 다른 이들을 신경 쓰는 마음에서 나오기도 한다.

이를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이나 의사결정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면 자신에게 더 적합한 의사결정을 할 확률이 올라갈 것이다.

반대로 사회 문화가 제시하는 생애주기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 쾌 추구 활동이 실패하게 될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사회가 제시한 생애주기를 고려해 보며 의사결정을 수정할 필요도 있다.

이처럼 쾌 추구 활동의 목표가 되는 대상은 대가, 중간 목표와 최종 목표, 추구하기에 알맞은 시기가 있다.

충동성을 조절하고 이들을 고려해 계획적인 쾌 추구 활동을 해야 우리가 의도한 결과를 맞이할 확률이 올라갈 것이다.     


네 번째, 쾌 추구 활동을 통해 얻는 경험은 변화할 수 있다.

뇌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더 알맞은 쾌 추구 활동을 하고자 예측과 실제 결과를 비교하며 정보를 얻고 그렇게 얻은 정보를 다음 쾌 추구 활동에 반영한다.

또 쾌 추구 활동에 관한 의식적인 예측이나 회상 역시 가끔 쾌 추구 활동을 변화시킬 정보를 만들어낸다.

때문에 쾌 추구 활동을 하다 보면 변화가 반영되어 이전과 다른 행동, 생각, 경험을 하게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지금까지 기쁨을 주던 대상에서 더 이상 기쁨을 못 느끼기도 하고 더 나아가 싫어지기도 한다.

또 쾌 추구 활동을 통해 얻을 성취나 쾌 추구 활동에 투입한 노력에 관한 인지가 쾌 추구 활동의 경험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의식은 자주 자신안팎으로 생긴 작용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고 이러한 변화를 마주하고는 당황해한다.

더 나아가 예측 밖의 변화를 삶과 환경 통제의 실패로 오해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열심히 하느라 음식을 멀리하는 일을 반복하면 새로운 정보가 덧씌워져 식사에 대한 경험이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변화의 가능성을 잘 알지 못하고 다이어트가 성공적으로 끝난 뒤 자신이 예전만큼 먹지도 못하고 또 음식을 먹을 때, 행복을 느끼지도 못한다며 슬퍼할 수 있다. 

이처럼 의식은 자주 특정 대상, 행동이 주는 느낌, 경험이 고정되어 있다고 오해하고 바뀐 경험을 이상한 방향으로 해석한다.

이와 같은 오해는 해부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한데 목표에 관한 계획, 목표를 향한 갈망(원함), 목표를 통해 얻는 쾌락(좋아함), 목표에 관한 예측과 결과의 비교 등은 모두 보통은 같은 방향으로 활동하며 목표를 향한 활동에 기여하지만 이들을 담당하는 뇌 부위는 엄연히 분리된다.

특히 의식적인 계획을 담당하는 부분은 주로 뇌 피질이며 주로 의식 밖에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갈망이나 쾌락은 보통 뇌 피질 하에 담당한다(Berridge. KC. 2009). 

이 때문에 가끔 우리는 의식적인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입에 케이크를 밀어 넣는, 의식과 갈망의 목표에 관한 견해의 불일치를 겪는다.

원함, 좋아함 작용 등이 이뤄지는 부위가 독자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의식은 변화한 경험을 마주하며 혼란을 겪고 자신의 통제력을 탓할지도 모른다.

의식이 이와 같은 오해를 하며 자신과 환경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만들지 않도록, 더 나아가 변화를 예측하고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미리 쾌 추구 활동을 하며 어떤 경험의 변화가 생겨날 수 있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경험의 변화 유형은 다양한데 우선 적응이 있다.

적응은 특정 쾌 추구 활동에서 인지되는 쾌가 이전에 비해 점점 적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쾌의 적응, 억제 기능은 생존과 번영을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필요하다.

특정 대상으로부터 무한히 쾌를 얻을 수 있다면, 그 결과로 신체 균형을 무너뜨리는 과한 반복, 새로운 보상에 대한 흥미 저하, 지속적인 쾌로 인한 다음 행동에 관한 동기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고자 쾌 경험은 제한된 지속시간을 가진다.

엄청난 쾌 경험 역시 그러할 확률이 높다.

거대한 사건이 삶을 통째로 바꿔버릴 것이라는 편견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많은 연구자들이 이를 증명하거나 반박하기 위한 연구를 해왔다.

거대한 부의 획득, 배우자와의 사별 등 큰 충격을 받은 사람들의 삶을 추적하는 연구 결과, 평균적으로 사건의 충격은 일정 시간이 지나자 사라졌고 사람들은 다시 예전과 비슷한 기분으로 돌아가 일상생활을 지속했다.

쾌의 경험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러한 연구 분야를 쾌의 적응(hedonic treadmill or headonic adaptation)이라 부르며 여러 종류의 강렬한 쾌 경험이 평균적으로 적응될 수 있다는 다양한 증거를 남겼다(Galak, J., & Redden, J. P. 2018).

즉 누구나 거대한 성취가 주는 기분 좋음이 생각만큼 길게 가지 못하는 경험을 겪을 수 있다. 

또 몇몇 경험이 점점 익숙해져 더 이상 예전만큼 기분 좋음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쾌의 무한한 획득과 그로 인한 잘못된 정보 발생을 방지하고자 짧은 기간 동안 하나의 쾌 활동을 반복하며 얻어지는 쾌 경험은 점점 적어진다.

이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 결과가 있는데, 즐거움을 주는 신체 활동을 지속하게 되면 즐거움이 떨어지는 적응이 발생하기도 하며(Hartman, M. E., Ekkekakis, P., Dicks, N. D., & Pettitt, R. W. 2019) 반복 섭취한 음식에 대한 호감과 갈망이 떨어지는 적응이 일어나기도 한다 (Guinard, J. X., & Brun, P. 1998. Rolls, B. J., Rolls, E. T., Rowe, E. A., & Sweeney, K. 1981.).

또 갈망 억제 작용의 고장으로 특정 행동을 고빈도로 반복하게 되는 중독 환자의 일부에게서 쾌를 만들어내는 ‘좋아함’ 작용이 점점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특정 행동의 과도한 반복과 그로 인한 불균형이 쾌감의 적응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Berridge KC,2009).

이처럼 하나의 대상이 주는 쾌 경험은 지속 시간이 있으며 반복할수록 적어진다.

만약 우리가 하나의 생존 자원에게 무한한 쾌를 느껴 그것에만 빠져든다면 그것이 다 고갈될 때까지 미래를 향한 다른 준비를 하지 않을 것이다.

적응은 쾌의 양을 줄여 자원의 고갈을 막고 미래에 관한 다양한 준비를 유도한다.

그렇다면 느껴지는 쾌가 줄어든 특정 대상은 우리가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는, 미래를 위해 아껴둔 자원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적응의 원리를 안다면 적응 현상을 거친 세상이 우리에게서 행복을 빼앗아가는 것으로 여기는 오해를 하지 않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적응을 고려해 더 현명한 쾌 추구 활동 계획을 만들 수 있다.     


다음으로 연합이 있다.

본능적인 정보가 있는 대상과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대상을 연관시켜서 환경을 배워나가며 행동을 변화시키는 일을 연합, 조건 형성 학습이라고 부른다.

정보가 있는 대상과 없는 대상을 연합해 정보를 얻거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고 혹은 정보가 있는 대상과 자신의 다양한 행동을 연합시켜 정보를 얻거나 행동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이때 본능적인 정보는 보통 생존에 도움이 되는 목표와 생존에 해로워 회피해야 할 대상에 관한 정보가 된다.

각각의 정보는 주로 보상회로와 편도체에서 다뤄지는데, 이전에도 다뤘지만 의식은 보통 해당 부위에서 다뤄진 일의 논리, 인과관계를 알 수 없고 오직 느낌, 명령만을 전달받을 수 있다.

따라서 연합, 조건형성 또한 자주, 의식의 개입 없이 이뤄지며 때문에 의식은 가끔 특정 대상을 향한 원인 모를 감정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가끔 의식적인 쾌 추구 활동의 결과로 이전에 이루어진 연합으로 인한 예측 밖의 경험을 할 수 있고 그러한 예측 실패가 원인이 되어 부정적인 피드백이나 뜬금없는 오해를 형성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난번의 패배 경험 때문에 그렇게 좋아하던 공놀이에서 느껴지는 쾌 경험이 변화할 수 있고 의식은 이러한 원인 모를 경험의 변화를 공놀이에 질렸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며 오래된 취미를 그만 두기로 결심할 수 있다.

연합의 원리를 이해한다면 이러한 경험이 자연스럽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고 또 해당 예측 실패를 부정적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오히려 연합을 응용해, 본능적인 정보가 있는 대상을 자신의 주변에 의도적으로 배치하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연합을 생성하는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의식적인 생각 역시 쾌 경험을 변화시킬 수 있다.

쾌 추구 활동의 목표 그리고 투입한 노력에 관한 의식적인 생각이 쾌 경험과 결과 해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예측과 결과의 평가, 그리고 쾌 경험의 발생에 의식이 개입하고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경험적으로도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다양한 연구 결과 또한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중 플라세보 효과는 의식에 떠오른 정보가 기대, 평가, 학습에 영향을 줘서 결과적으로 갈망, 행동, 쾌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

플라세보 효과는 가짜 약이 실제 진통 효과, 증상 개선을 불러일으키는 현상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임상 실험 결과를 오염시키는 존재로 여겨졌지만 현재에 와서는 의식적인 맥락정보가 뇌 활동 변화에 관여할 수 있다는 증거로도 여겨지고 연구된다. 

가짜 약은 피험자가 개선에 관한 기대감을 의식하게 만들고 그러한 기대감은 갈망, 의식적인 행동과 관련된 장애를 겪는 파킨슨 병의 개선을 돕거나 쾌감, 진통 관련된 부위를 촉진해 진통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Benedetti, F., Mayberg, H. S., Wager, T. D., Stohler, C. S., & Zubieta, J. K. 2005).

Ashar, Y. K., Chang, L. J., & Wager, T. D. (2017)는 이러한 플라세보 효과가 감정, 평가를 담당하는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와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줬다.

비록 가짜 약이어도 그것을 섭취하는 자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게 되면 그것이 학습에 쓰여 뇌와 신체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기에 플라세보 효과가 나타난다고 해석했다.

이와 같은 플라세보 효과의 존재는 의식 안팎의 평가, 기대가 갈망, 쾌의 작용 등 쾌 추구 활동과 관련된 다양한 뇌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의식은 다양한 방식으로 쾌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우선 쾌 추구 활동의 목표로 한 결과가 가져다줄 미래 가치를 평가함으로써 쾌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사람마다 목표가 다른 이유 중 하나는 그 목표가 가져다 줄 보상에 관한 평가, 예측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좋은 인사 평가 결과에 매우 기뻐하는 사람이 있고 심드렁한 사람이 있다.

인사 평가가 더 좋은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라 기대하는 이는 더 기쁠 것이고 해당 인사 평가가 별 효과가 없는 허례허식이라 생각한 사람은 심드렁할 것이다.

이처럼 보상에 관한 예측의 차이는 느껴지는 쾌의 경험을 왜곡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보상에 관한 주관적인 예측은 동기, 갈망에도 관여해 목표를 향한 행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높거나 낮은 주관적인 보상 예측은 각각이 장단이 있다.

높은 보상 예측은 더 강한 동기를 만들고 성취의 기쁨을 늘리지만 가끔 과해지면 성취의 기쁨을 오히려 해치거나 실패가 주는 충격을 너무 크게 키운다.

반대로 낮은 보상 예측은 동기를 약하게 만들고 성취의 기쁨을 줄이지만 실패가 주는 충격을 줄여준다.

하지만 너무 많은 대상을 향한 낮은 보상 예측은 삶의 전체적인 긴장, 동기를 줄인다.

이처럼 높거나 낮은 보상 예측은 장단이 있기에 상황에 따라 알맞게 쓸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잘 의식하지 않고 의식에 떠오르는 보상에 관한 예측이 상황에 알맞은 지를 확인하기 위한 비판적인 검토를 잘하지 않는다.

주변에 흔한 정보를 수용하고 그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반영해 우리는 자주 너무나 쉽게 한 쪽으로 치우친 보상 평가를 만든다.

특히 더 고도화된 산업화 사회에서는 더 전문적이고 더 열정적인 사회 구성원을 원하고 그 결과 우리 사회에서는 자주 절박함, 끈질김에 관한 과대평가를 한다.

절박함이 성취의 핵심이라는 정보에 영향을 받은 우리는 엄선해서 단 하나의 삶의 목표만을 선택하고 해당 목표에 다른 목표에 나눠줬어야 할 보상 가치를 모두 몰아넣는다.

그 결과 하나의 목표에 절박하게 매달리는 우수한 현대인이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 번의 실패에 너무 취약한 인간이 버린다.

이처럼 보상 예측이 한쪽으로 치우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있는 정보가 많기에 자신이 갖은 목표에 관한 의식적인 보상 예측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일이 필요하다.

검토한 내용을 반영해 상황에 맞게 보상 예측을 조절할 수 있다면 쾌 추구 활동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쾌 추구 활동을 위해 투입한 요소에 책정한 주관적인 가치가 쾌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노력 정당화 가설에 의하면 자신이 투입한 요소를 의식하게 되면 그 결과를 해석하는데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우리는 치열한 노력 끝에 얻어낸 결과를 그 노력 때문에 더 가치 있다고 해석하고 더 많은 쾌를 경험하곤 한다.

즉 쾌 추구 활동에 투입한 요소에 대한 인지는 그 결과가 주는 보상에 관한 인식에 영향을 주고 이 때문에 결국 쾌 경험이 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의식의 경향 때문에 우리 의식은 쾌 추구 활동의 결과를 오직 투자한 노력, 시간, 돈을 기준으로만 평가하게 될 수도 있다.

즉 비싼 돈, 엄청난 노력이 들어갔으니 무조건 더 행복할 것이라고 여기게 될 수 있다.

물론 실제로 더 많이 투입된 노력, 시간, 돈이 가끔 더 값진 결과를 만들고 그 때문에 우리가 더 많은 쾌를 경험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가 주는 절박함에 관한 정보에만 매몰되어 안 좋은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듯이 투입한 요소의 양에 관한 정보에만 매몰되는 것 역시 현명한 선택을 방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입된 돈이 더 좋은 가치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한 결과, 과소비를 하게 될 수 있고 투입된 노력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한 결과, 자신의 시간과 체력을 현명하게 배분하지 못할 수 있다.

자신에 관한 선택을 할 때, 특히 결과를 평가하며 자신이 느낄 행복의 정도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사회 정보나 투입된 노력이나 돈 역시 중요한 정보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정보는 자신의 상황이나 기호 등 나 자신에 관한 정보이다.

게다가 우리는 이제 쾌 추구 활동이 단순히 더 많은 것을 투입해 더 큰 쾌를 경험하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쾌 추구 활동은 그 결과가 기분 좋음에서 끝나지 않고 통제감과 적극적인 태도 그리고 낙관적인 믿음 형성에 관여할 수 있을 때, 그때서야 삶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쾌 추구 활동에 필요한 투입물은 해당 활동이 의도한 결과로 이어지도록 기여할 수 있는 알맞은 내용의 노력이지 무작정 많은 돈과 노력이 아니다. 

이처럼 투입한 요소에 관한 인지는 쾌 경험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으나 그 기준을 잘 못 잡으면 잘못된 믿음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과 쾌 추구 활동에 관한 올바른 이해로 필요한 투입물을 올바르게 정의할 수 있다면 오히려 투입물의 인지가 주는 영향을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쾌 추구 활동을 하다 보면 보통 중독될 수 있고 충동성과 함께 하게 되며 다양한 느낌이 경험되거나 갑자기 그 느낌이 변화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을 이해한다면 쾌 추구 활동을 더 현명하게 하기 위해 반복을 경계하거나 계획을 습관화하고자 노력할 수 있고 다양한 느낌과 그 변화를 수용하거나 활용하고자 노력할 수 있다.

즉 쾌 추구 활동을 통제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 방법을 알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어쩌면 애초에 우리는 쾌 추구 활동을 통제할 필요가 있을 만큼 다채롭고 풍부한 쾌 추구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현대인은 보통 아주 제한적인 쾌 추구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빠른 기술 발달은 점점 짧은 주기로 다양한 직업을 없애거나 새로 만든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변화에 살아남고자 계속해서 자신의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데만 몰두한다.

무한한 성장을 요구하는 사회의 영향으로 오직 커리어 성장과 관련된 일만 하느라 다른 활동을 잘하지 못하게 된다.

게다가 현대 사회의 고도화된 분업은 직업 생활을 통해 자신의 생존과 번영에 기여한다는 감각을 더욱 옅게 만든다.

자신의 직업 생활에 몰두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재화를 벌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고 때문에 당연히 그러한 감각이 느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점점 세밀하게 분업화되고 개인화되며 다양한 도구의 활용으로 신체 활동의 양이 적어지는 근로 환경은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우리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일한다고 판단할 단서로 쓰였던 감각과 멀어지고 있다.

우리는 너무나 오랜 기간, 무리 구성원과 함께 땀 흘리며 생존 자원을 직접 채취해 왔기 때문에 그러한 느낌, 감각 정보에서 벗어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때문에 누군가는 직업 생활을 자신의 생존과 번영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미래를 동기 삼아 하기보단 무리에서 쫓겨나거나 가난해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미래를 동기 삼아 하게 된다. 

결국 현대인은 무리에게 자신의 역할을 인정받고 생존 자원을 나눠 받기 위한 직업 활동이라는 쾌 추구 활동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면서 그것이 쾌 추구 활동이라는 단서를 의식 안팎으로 잘 얻지 못해 절대적인 쾌 추구 활동, 쾌 경험의 양이 적다고 느낀다.

따라서 애초에 쾌 추구 활동의 양도 적고 또 느껴지는 쾌 경험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어 이것이 통제감 저하, 소극적인 태도 형성에 영향을 주는 또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 환경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쾌 추구 활동, 쾌 경험을 하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추가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첫 번째로 우선 자신의 쾌 추구 활동 성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의식적으로 쾌 추구 활동을 늘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에게 알맞은 쾌 추구 활동을 찾고자 자신이 선호하는 보상을 찾아야 한다. 

의식 안팎으로 생기는 강력한 끌림이 어떤 대상을 향하는지를 파악한다면 이를 활용해 더 큰 만족을 줄 쾌 추구 활동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쾌 추구 활동의 목적은 단순히 더 큰 만족이 아니라 긍정적인 태도 형성이기 때문에 성향을 파악하고 그것을 의사결정에 반영하기 전에 조금 더 많은 고민을 해볼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성향이 상황, 의식적인 정보, 보상의 숨겨진 가치 등과 복잡하게 얽혀 성향에 충실한 의사결정이 오히려 의도치 않은 결과를 만들고 비관적인 믿음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향을 파악하고 해야 할 구체적인 고민을 다루기 위해 우선 쾌 추구 활동과 관련 있는 성향에 대해서 알아보자.      


저 사람은 어째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행복한 것일까? 

사람마다 쾌 추구 활동과 쾌 경험이 다르고 그 때문에 더 행복한 사람과 덜 행복한 사람이 생긴다. 

행복을 연구한 다양한 이들은 이러한 차이가 보상의 가치를 책정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주장한다. 

연구에 의하면  성향적으로 행복한 사람은 긍정적인 자극에 더 빠르게 오랜 시간 동안 집중할 수 있으며 행복과 상관이 높은 외향적인 성격의 사람들은 보상 자극을 더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Diener, E., Lucas, R. E., & Oishi, S. 2018). 

즉 사람마다 일정한 경향을 갖고 보상과 위험을 평가하며 그러한 평가는 인지 조절에 영향을 주고, 인지 조절로 생긴 편향된 정보는 쾌 추구 활동이나 쾌 경험에 영향을 줘서 결과적으로 더 행복해지거나 덜 행복해진다.

우리가 긍정적이거나 행복한 기질을 타고나서 더 많은 쾌 추구 활동을 하고 더 많은 쾌 경험을 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엄밀히 따지자면 평균적으로 똑같은 보상이라도 더 매력적으로 평가하고 더 집중하는 경향을 가진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의식안팎으로 보상을 평가하는 방식을 파악한다면 자신이 선호하는 쾌 추구 활동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유전자와 경험에 영향을 받아 의식 안팎에서 생기는 보상 평가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모습을 성찰해 보거나 성격 검사를 받아볼 수 있다. 

보통 의식 밖에서 만들어지는 보상과 위험에 대한 평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차선책으로 그러한 평가가 만드는 정보 편향의 정도를 통해 보상과 위험에 대한 평가를 간접 측정할 수 있다

보상과 위험에 대한 평가는 집중과 기억을 조절해 의식에 떠오르는 정보를 조절하기 때문에 자신이 더 집중하게 되는 목표와 자신이 더 자주 상기하게 되는 목표를 파악할 수 있다면 이를 통해 보상과 위험에 관한 자신의 성향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 보상과 위험 평가, 자극 추구 성향 등의 기질을 파악할 수 있는 Big 5 성격 검사를 활용할 수 있다. 

다섯 가지 성격 요인은 주관적인 삶의 만족감과 다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데 그중에서도 특히 외향성을 통해서는 보상 평가 성향을 파악할 수 있고 신경성을 통해서는 보상과 관련 있는 의사결정에 있어서 또 하나의 결정적인 축이 되는 위험 평가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흔히 높은 외향성을 가진 사람은 다양한 대상에 더 높은 보상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높은 내향성과 신경성을 가진 사람은 다양한 대상을 향한 보상과 위험 평가를 까다롭게 진행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충동성을 파악하는 것 역시 보상 평가 성향을 더 정교하게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같은 보상이어도 보상의 지급 시기에 따라서 그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보통은 지급 시기가 늦어질수록 그 가치에 대한 평가가 낮아진다. 

이때 지급 지연에 따른 가치 절하의 가중치는 상황마다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이 영향을 받아 특정 보상에 관해서 각자 다른 인내심 혹은 충동성을 가진다.

따라서 자신만의 가중치 즉 충동성을 파악한다면 자신의 보상 계산 성향을 더 정교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자신이 인지하지 못했던 보상 성향을 인지하는 것은 쾌를 느끼기 위한 조건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거나 지금까지 해왔던 편향된 행동을 마주 보고 반성하는데 쓰일 수 있다. 

때문에 쾌 추구 활동 계획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는 절차가 꼭 필요하지만 이 성향만 고려해 의사결정 하는 것은 더 복잡한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이 어떤 보상에 더 큰 쾌를 느끼는지 알게 된 다음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미래를 장밋빛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에 싸일 수 있다.

이러한 욕심은 가끔 실제로 긍정적인 미래로 연결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평생 집단생활을 하며 힘들지만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내향적인 사람이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게 되면서 자신과 맞지 않는 집단생활에서 벗어난다는 선택을 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성향에 관한 정보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다른 요소를 고려하지 못하고 삶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앞선 예시의 내향적인 사람이 자기 자신에 관한 의식적인 정보에 너무 몰입해 감정이나 행동을 과하게 통제하게 될 수 있다. 

오랜만에 시간을 내서 친구들과 같이 놀러 갈 때에도 자신은 내향적인 사람이라며 같이 놀러 가서조차 혼자만의 자유 시간을 고집할 수 있다. 

자신의 성향을 파악해 나름의 합리적인 주장을 한 것이겠지만, 그 결과는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마음에 관한 유연하지 못한 추측과 달리 의식 밖의 마음은 오랜만에 친구들과 부대끼는 것을 필요로 했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자신의 입장만 고집하는 태도에 친구들이 서운해할 것이다.

이처럼 자신이 몰랐던 자신의 성향을 알게 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신기하고 유용하지만 그것만을 고집하다 보면 유동적인 마음의 변화를 놓치거나 다양한 요소와 부딪힐 수 있다. 

그 결과 행복하자고 한 일에서 행복이 해쳐질 수 있고 더 나아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마주하며 삶의 통제감이 훼손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성향을 고려해 쾌 추구 행동 계획을 만들되, 가끔 자신이 처한 상황의 특수성, 장기적인 행복, 통제감을 고려하며 고정된 자아상과 경직된 의사결정에 갇히지 않도록 노력할 수도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충동적인 사람이란 것을 알고 있어도 중요한 시험 기간, 실적 평가 기간이라면 그 기간 동안은 충동 성향을 조절하며 더 늦게 지급되지만 장기적인 행복과 관련 있는, 좋은 결과라는 보상을 우선시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혹은 자신의 충동 성향을 오히려 역으로 이용해 시험공부나 실적을 위한 노력 중간중간에 즉각적인 보상을 지급할 수도 있다. 

자신만의 중간 평가를 만들어 결과를 보다 빠르게 확인하거나 혹은 맛있는 식사와 같은 전혀 다른 종류의 보상을 즉시 지급해 빠른 보상을 얻었다는 착각을 유도할 수도 있다. 

정리하자면, 쾌 추구 활동을 늘리기 위한 의식적인 계획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보상 평가와 관련된 자신의 성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보상 평가 성향은 자신이 더 높게 평가하는 보상과 쾌 추구 활동을 알 수 있게 해 줘서 쾌 추구 활동 계획을 만들거나 조절해야 할 끌림을 파악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성향이 모든 상황에서의 자신의 마음과 옳은 선택지를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성향을 고려하되 동시에 상황, 장기적인 행복이나 통제감을 위한 선택지를 고민해야 원하는 것을 얻을 가능성이 높은 쾌 추구 활동 계획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보상의 가치를 의식하는 일을 늘릴 수 있다.

의식에 떠오르는 보상에 관한 다양한 정보는 쾌의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플라세보 효과, 인지부조화 이론의 노력 정당화 등 인지된 정보가 쾌 경험을 변화시킨다는 증거는 다양하다.

또한 우울, 불안 장애를 치료하는 데 있어서 인지 행동 치료의 검증된 효과는 인지된 정보를 조절하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쾌 경험을 포함한 느낌, 감정과 관련된 경험을 장단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

즉 자신이 하고 있는 쾌 추구 활동 그리고 해당 활동을 통해 얻은 보상과 그 가치를 의식하는 일을 증가시키면 더 많은 쾌 추구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를 근거로 현대 사회에 사는 우리는 자신이 하고 있는 쾌 추구 활동을 조금 더 많이 의식할 필요가 있다.

다만 무작정 쾌 추구 활동, 쾌 경험을 많이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보상과 동기를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앞서 다뤘듯 현대 사회는 우리가 커리어 성장에 더 많은 시간을 쏟도록 유도하지만 직업 활동을 통해 쾌 추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느낄만한 단서는 점점 적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직업 생활은 자신만의 긍정적인 이유를 갖고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압박으로 하게 되는 일이 되어 버린다.

게다가 우리가 가진 자유와 선택권이 가져다줄 다양한 혜택을 설명해 주는 수준 높은 교육은 자신이 선택한 직업이 성에 차지 않게 만든다.

이 때문에 결국 직업 생활은 자신의 고귀한 선택, 동기로 인한 것이 아니라 외부의 압박으로 하게 되었다는 생각이 강화될 수 있다.

보통 우리의 선택의 가치의 비해 그렇게 선택한 직장에서의 생활과 대가는 충분하지 않다.

불만족이 반영되거나 혹은 그저 환경의 변화로 잦아진 이직과 그로 인해 짧아진 한 직장에서의 근속연수는 이전 직장의 가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근거가 되며 동시에 우리가 소중한 선택권을 현명하게 활용하지 못했다는 근거가 된다. 

예를 들어 비교적 짧은 기간인, 1년 만에 이직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그 직장이 잘못되었고 그 직장을 향한 과거 자신의 선택 또한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자신만의 선택을 하도록 강요받는 세상에 살아가는 현대인이 그러한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 있어서 핵심 능력인 자신의 판단 능력을 비난하고 반성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군가는 자신의 판단 능력을 감싸고 방어적인 핑계를 만들게 되는데 그 방법 중 하나는 결과가 안 좋은 선택에 있어서 자신의 기여도를 줄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족스럽지 못한 회사를 선택한 이유는 그러한 선택이 만들어지는데 주로 자신의 주관이 반영되었기보단 사회의 압박, 부모님의 영향, 친구의 조언 등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이와 비슷한 양상으로 누군가는 자신이 살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일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통제가 낮았다고 느낀다.

직업 생활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자신에게 이득을 줄 긍정적인 목표와 그것을 향한 명확한 동기가 없었다고 느끼고 다양한 외부 요소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었다고 느낀다.

이 때문에 실제 직업 생활은 복합적인 동기가 섞여서 하게 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이고 긍정적인 동기 보단 사회적인 긍부정 동기가 더 부각된다. 

결국 사회적으로 부여된 동기를 따라야 한다는 압박과 부담 즉 그것을 따르지 않았을 때의 처벌, 위험에 관한 불안이 주가 되어 직업 생활을 이끌게 된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직장에 있는 시간은 불안을 해소하고자 고생을 하는 시간으로 퇴근 후의 시간은 직업 생활의 보상을 얻을 행복과 휴식을 얻을 시간이 되어버린다.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 쾌 추구 활동의 양이나 쾌 추구 활동을 의식하는 일을 늘리라고 하면 그렇게 하기 위해 퇴근 후의 시간에 관한 계획만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그것 또한 필요한 일이긴 하나 애초에 퇴근 후 시간에서 쾌 추구 활동을 늘려야 한다는 동기는 직장 생활에 관한 선택권 박탈과 직장 생활에서 쾌 추구 경험의 부족으로 인한 보상 심리에서 생겨났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직장 생활에 관한 우리의 선택의 가치를 회복할, 직장 생활에서의 긍정적인 목표, 가치를 찾아야 한다.

즉 직장 생활을 오직 불안 해소 활동으로 보지 않고 쾌 추구 활동으로도 여길 수 있도록, 선택을 정당화할 목표를 부여해줘야 한다.

직장 생활을 향한 동기가 균형을 찾는다면 퇴근 후의 시간 또한 보상이라는 역할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고 우리는 그 시간을 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너무나 복잡한 요인이 관여하여 생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좋은 방법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역시 이 모든 구조를 파악하고 가장 본능적인 부분을 들추어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우선 자유로운 선택의 환상을 깨뜨려야 한다.

우리의 가능성을 무한에 두고 자유를 주는 일은 물론 아름답지만 이와 같은 가정은 선택의 순간 우리를 무한한 우주의 미아로 만들어 버린다.

반대로 우리를 유전자, 환경이라는 파도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존재로 본다면 우리가 어디로 가게 될지가 더 확실해진다.

게다가 최근엔 그 파도가 가진 힘의 값을 계산하거나 파도를 타는 방법까지 어느 정도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파도를 가정하고 파도에 관해 배우면서 조금이라도 더 삶을 통제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정하는 다양한 달콤한 말은 결국 미래를 보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감정과 사회적인 정보에서 나온 허상이다.

무한한 가능성과 선택의 자유는 그것이 부여된 개인이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낼 것이라고 가정한다. 

감정에 관한 부족한 이해와 이러한 기대를 믿는 다수의 모습은 이러한 정답이 정말로 실재할 것이라는 느낌을 만들어준다.

그러나 삶의 의미, 삶의 목적, 소명 등과 같은 거창한 정답은 사실 영원한 평안함과 기분 좋음, 보장된 미래와 같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을 향한 기대로 만들어진다.

기대와 달리 감정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며 모든 변수를 통제해 원하는 미래를 평생 실현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많은 이들이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기대한 것을 마주하지 못하고 좌절한다.

극단치에 이른 누군가와 그가 느꼈을 것만 같은 대단한 평안함과 행복을 근거로 무한한 선택이 가능한 환경에서 선택이 얼마나 값진지 얘기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가정 위에 세워진 모래성과 같다.

결국 우리가 가장 처음 할 일을 선택의 초점을 절대적인 정답에 두는 것이 아닌 자신의 삶에 두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신의 삶에 초점을 맞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타인의 말과 판단보다는 과학적인 정보가 더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서로의 정신적인 경험을 공유할 수 없기에 자신의 정신 경험(생각)에서 떠오른 정보로 타인의 삶과 삶의 경험을 함부로 설명할 수는 없다.

대신 많은 이의 행동과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측하고 기록하며 쌓인 정보를 통해 삶과 경험을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다행히도 우리의 평균적인 모습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게다가 특이한 모습을 지녀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서 활용할 정보가 많다.

물론 이러한 정보는 언제까지나 쌓이는 과정에 있기에 정보를 활용해 섣부른 결론을 짓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평균적으로 많이 관측되는 행동과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더 깊이 들어가 유전자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긴 시간 생존하고 번영한 이들만 남길 수 있는 유전자는 신체의 발달을 특정한 방향 이끌고 이에 영향을 받은 뇌는 특정한 방향으로 행동, 생각, 경험을 이끈다.

직업 생활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털북숭이였던 우리가 함께 살며 사냥하고 과일을 따오고 아이를 돌봤던 그 시절부터 우리는 살아남고자 무리를 이루고 나눠서 일했다.

사냥에서의 긴장감을 즐기거나 자신이 사냥한 고기를 보며 뿌듯해하고 동료의 인정에 기뻐하는 이들이 무리 생활에 더욱 잘 적응하고 번영하며 유전자를 남겼을 것이고 혹은 반대로 사회 평판이 떨어지거나 동료로부터 버림받는 것에 관한 공포가 큰 이들 또한 잘 적응하고 번영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유전자에 영향을 받은 우리 역시 복잡한 동기로 일을 하게 된다.

하지만 현대의 풍요로움은 형식적으로 직업 선택의 자유를 주장하며 직업 생활의 동기에 자발적인 선택의 기준이 되는 흥미와 즐거움만을 부각한다.

때문에 우리는 또 하나의 환상에 빠진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서 할 수 있으면 좋지!”

어른, 선생님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직업 생활을 하게 되는 다양한 동기 중에서도 흥미가 최고의 위치를 차지할만할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흥미에 관해 알아야 한다.

특정 대상에 관한 기분 좋은 느낌과 인지적 집중이 동반될 때, 우리는 그 대상에게 흥미 있다고 얘기한다.

이러한 흥미는 관심 혹은 내재적 동기로도 불린다.

기분 좋은 느낌이 생존과 번영에 이로울 대상을 향한 예측에서 나온다고 했듯 흥미 역시 이러한 예측을 하는 보상 회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내재적 동기와 흥미를 신경과학적으로 연구한 Lee, W. 는 내재적 동기가 생기는 환경에서 보상회로와 전방 섬 피질(anterior insular cortex)의 활성화를 다수의 연구를 통해 발견했다(2011. 2020).

전방 섬 피질은 자기 인식, 대리감과 관련 있는 부위로 여겨지는데, 따라서 Lee.W. 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보상 그리고 자기 결정과 관련된 행동에서 흥미, 내재적 동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흥미는 긴 기간, 자기 선택의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생존에 도움이 되는 대상을 향한 예측과 행동의 결과는 좋아함, 원함을 포함하는 보상 신호와 자신과 환경을 평가하는 대리감, 통제감을 만들어낸다.

환경에 있는 보상과 상호작용 하며 생기는 일의 종류는 다양하고 이 때문에 통제에 실패하고 보상도 얻지 못한 경우, 통제에 실패했지만 보상을 얻은 경우, 통제는 성공했지만 보상을 얻지 못한 경우, 통제를 성공하고 보상도 얻은 경우 등이 존재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통제를 벗어나는 보상에서 더 큰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장 안정적으로 선호하게 되는 대상은 우리의 일반적인 예측과 일치하는, 통제 성공이 보상으로 이어지는 경우일 것이다.

특히나 그것이 장기적인 선택인 직업 생활과 관련 있는 선택인 경우에는 그러한 경향성이 더 강해질 수 있다.

때문에 통제 성공과 보상이 같이 느껴진 흥미, 내재적 동기가 있는 대상을 직업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여겼을 것이다.     


이와 같다고 본다면 흥미와 직업 선택의 관계는 애매해진다.

기존에 우리는 흥미가 자신을 위한 선택을 이끌어주는 특별한 감각이라고 생각했다.

직업 선택이 자유로워진 현대 시대의 교육에서 흥미, 관심은 마치 이전 종교 시대의 소명과 같이 한 사람의 행복한 미래 직업 생활을 성공적으로 예측하는 요소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보상에 관한 신호와 자발적 통제에 관한 신호의 합이 흥미라는 감각이라면 흥미는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다양한 종류의 보상 신호 중 하나이다.

심지어 그 조합법만 안다면, 우리는 충분히 흥미라는 느낌을 의도적으로 형성할 수도 있다.

보상이라고 느낄 만한 것과 통제감, 자율성을 같이 주기만 하면 쉽게 흥미를 형성할 수 있다. 

실제로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기 위한 수업에서는 주로 도전적인 과제, 게임 등을 도입해 학생들에게 보상과 통제감, 자기 효능감을 같이 주는 성취 경험, 승리 경험을 주며 흥미를 이끌어 낸다(Ng, B. 2018).

선생님이 만들어낸 흥미의 강렬함을 느낀 아이들이 이후에 흥미를 통해 직업을 선택하라는 수업을 받으며 이전의 흥미를 상기한다면, 아이들은 정말 자유로운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일까?     

좋아하는 일, 흥미 있는 일을 하며 만족하고 있다는 사람들은 정말 과거에 흥미 있는 일을 선택했기 때문에 현재에도 만족을 느끼는 것일까? 아니면 그들은 단지 주어진 환경에서 자율성과 자기 효능감을 잘 조절해 내는 역량이 있어서 어느 환경에서라도 흥미를 잘 만들어내는 사람들인 것일까?     


그렇다면 흥미는 직업 선택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은 것이 흥미는 우리가 유전과 어린 시절의 영향으로 어떤 보상에 더 집중하는지와 어떤 일에 더 통제감을 느끼기 쉬운 지를 알려준다.

통제감, 자기 효능감을 느끼기 쉬운 대상이 있다는 것은 아마 어렸을 때부터 그 대상에 관한 좋은 피드백을 들어왔거나 혹은 좋은 성과를 낸 경험이 있다는 것이기에 흥미는 가정환경이나 타고난 초기 능력과도 관련이 깊을 것이다.

따라서 내가 앞으로 해나갈 쾌 추구 활동을 고르는 데 있어서 흥미를 기준으로 고르는 것이 꼭 잘못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흥미를 가장 우월한 선택 기준으로 두면서 흥미에 각종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

어떤 선택 기준도 유일할 수 없으며 평생을 보장할 수는 없다.

우리는 금방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놓이며 새로운 선택 기준을 찾아내야 한다.     


흥미의 환상은 새로운 선택 기준을 요구하는 다양한 현실과 부딪히며 우리를 괴롭게 만든다.

우리는 흥미를 기준으로 선택한 일을 하게 되면 평생 그 흥미를 유지하며 직업 생활을 긍정적으로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갖는다.

하지만 우선 직업 선택의 순간부터 흥미라는 기준을 고수하기 어렵다.

무리가 살아남고 번영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나눠서 했던 생활 방식이 이어져 내려와 직업이 되었다.

따라서 직업은 사회 구성원의 수요 없이 존재하기 어렵다.

물론 능동적으로 수요를 발굴하고 새로운 직업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일을 모두가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모두가 자신에 흥미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많은 이들이 직업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생각했던 흥미를 포기하고 미래 행복이 보장되지 않을 직업을 선택하곤 한다.

만약 흥미가 있던 직업을 운 좋게 갖게 되었다고 해도 그 흥미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흥미는 보상과 자율성, 통제감, 자기 효능감 등이 동반될 때 느껴지지만 대부분의 근로 환경에서는 흥미의 재료가 되는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대부분이 취업하게 되는 영리 사기업의 목적은 이윤 창출과 기업 유지이다.

기업 유지를 위해서 보통 사회적인 책임을 지는데 따라서 근로자 대부분은 자신만의 목표보다는 기업 이윤과 사회적인 책임이라는 목표를 우선시하며 일하게 된다.

주주와 사회를 위한, 타의적인 목표를 따라 근로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흥미를 유지하기 위한 자율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이윤 추구를 하기 위해 하는 자의적이거나 타의적인 성과 비교는 근로자의 자기 효능감을 떨어뜨리고 결국 흥미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혹은 단순히 업무 반복으로 인해 자극과 보상이 적응되며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다.

이처럼 흥미가 있어서 하게 된 직업 생활을 하면서 그 흥미를 유지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결국 흥미가 기대한 만큼 장기간 직업 생활의 동기로서 남아있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무한한 가능성, 보장된 미래라는 허상에서 벗어나야 했듯이, 흥미가 주는 과도하게 낭만적인 미래 예측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단 한 번의 완벽한 선택이 우리를 이상향으로 보내줄 수 없듯, 흥미라는 단 하나의 동기를 통한 선택이 평생 행복한 직업 생활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물론 흥미 외의 동기에도 이런 환상이 있다면 벗어나야 한다.

그 옛날 매일 새롭게, 살아나가기 위한 보상을 탐색했던 부지런한 조상의 삶처럼 매번 새로운 상황에 맞게 새로운 이유를 찾고 새로운 선택을 쌓아나간다면 생존과 번영에 관한 감각을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고 환경에 더 알맞은 선택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생존과 번영을 책임진다는 동기로 직업 생활을 하는 것이지만, 시기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동기(보상)와 선택은 매우 다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라는 집단이 가진 신뢰로 개인이라면 맡지 못했을 대단한 일을 해보며 더 큰 성취감과 평판, 인간관계 형성 기회를 얻을 수 있고 회사에서 더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인정욕구를 충족하고 소속감을 가져볼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우리는 동기를 능동적으로 만들어낼 수도 있다.

흥미라는 감정이 운명적인 동기일 것이라는 오해에서 벗어나 보상과 자율성, 자기 효능감 등을 합쳐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각각의 구성 요소가 만들어질 환경을 최대한 조성해 보거나 각각의 구성 요소에 관한 인식을 조절하며 흥미를 능동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직업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자유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며 자율성을 되찾을 수 있고 자신의 강점을 더 느낄 수 있는 업무에 자원하며 자기 효능감을 올려 흥미를 능동적으로 형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 직업 생활에 관한 쾌 경험을 조절하기 위해선 환상을 덜어내며 자신의 동기를 제대로 이해하고 삶의 매 순간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직업 생활에 관한 동기와 쾌 경험을 올바르게 이끌어내고 많은 시간을 보낸 직업 생활에 관한 선택을 정당화하며 삶의 통제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직업 생활에서 쾌 추구 동기를 찾기 위한 필요성과 방법에 관해 길게 다뤘지만, 정작 과거에 비해 근로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리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자신에게 이로운 이유를 능동적으로 찾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많은 이들이 유치원부터 은퇴시기에 이르기까지 고도화된 산업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기능하기 위해 제한된 자율성을 갖고 해야만 하는 일에 노출된다.

이러한 경험 때문에 공부부터 직업 생활까지 삶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는 일과 그것이 끝난 여유 시간에 하게 되는 여가는 완벽히 분리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보상의 관점에서 그 둘은 차이가 없다.

직업 생활, 필수적인 가사, 여가 모두 생존과 번영에 있어서 보상이 될만한 것을 얻기 위해 하는 일이다.

어려운 과제를 해결한 경험과 어려운 게임을 공략한 경험이 뇌에서 완벽히 구분될 수 있을까?

과제와 게임을 하게 되는 환경의 자율성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둘 모두 보상과 자기 효능감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일이 된다.

일과 놀이의 구분이 모호한 동물의 행동과 그것을 굳이 구분해서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을 살펴보면 둘의 구분이 인위적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냄새를 맡아 가며 생존 자원을 찾는 강아지의 쾌 추구 행동은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관점에 따라서 일이 되기도 하고 놀이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키우는 강아지가 밖에 나갔을 때 하게 탐색 행동은 산책 놀이가 되고 공항에서 키우는 탐지견이 하게 되는 탐색 행동은 일이 된다.

탐지견은 특정 냄새를 맡고 그것을 알리면 생존 자원을 준다는 것이 학습되었을 뿐, 결국 산책하는 강아지와 똑같이 냄새 맡고 무언가를 찾는 일을 하고 있다. 

강아지 혹은 그의 뇌 입장에서는 일 혹은 놀이를 엄격히 구분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일과 여가 모두 생존에 도움이 되는 보상을 얻기 위해 한다는 점에 있어서 본질적으로 구분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직장 생활에서 보상과 동기를 능동적으로 찾아낸 경험은 여유 시간에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할 여가 방법을 찾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엄밀히 따지자면 일과 여가 활동이 주는 보상 경험은 다를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일에서 보상을 찾고자 노력해야 될 뿐만이 아니라 일과 여가 활동이 주는 보상 경험의 차이를 이해하고 다양한 종류의 보상에 관해 알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일과 여가에서 부족한 보상 경험을 보완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이미 흥미의 구성 요소를 알아봤기 때문에 일과 여가의 보상 경험의 차이가 자율성, 자기 효능감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지식을 활용한다면 보통 일을 하며 손상되기 쉬운 자율성과 자기 효능감을 보호하거나 보충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보상 경험의 차이를 알고 다양한 보상 경험을 이해하면 이를 삶 전체의 측면에서 다양한 보상 경험을 조율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다양한 보상 경험을 공부하고 직업 생활에서 보상 경험을 조절해 보는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경험은 일과 여가 시간의 비율이 달라지는 미래가 왔을 때에도 흔들리지 않을, 보상 경험의 비율에 관한 기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삶 전체에 필요한 다양한 쾌 경험을 알고 조절해 본 경험이 있다면 직업 생활의 비율이 급격하게 줄어든 미래에서 동시에 인정, 소속감과 같은 보상 경험이 같이 줄어든 것을 이해하고 그것을 여가 시간에서 찾고자 취미 모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다양한 보상, 쾌 경험을 이해하고 이것을 직업 생활을 포함한 삶에서 조절하는데 익숙해진다면 미래의 다양한 변화 속에서도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현대인은 통제감 하락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업 생활에서 쾌 추구 활동의 동기, 보상을 더 능동적으로 찾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직업 활동의 동기를 제한하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완벽한 선택이 존재할 것이라는 환상이나 흥미라는 동기가 영원히 행복한 미래를 보장할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고 직업 활동의 동기가 더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흥미 자체는 동기 중 하나가 될 수 있었으나 그것에게 영속성을 부여한 것이 문제였다.

어떤 동기가 되었든 그것이 영원히 지속될 가능성은 떨어지고 그것이 영원히 좋은 미래를 보장할 가능성도 떨어진다.

따라서 우리는 부지런히 새로운 동기를 찾아야 한다.

다양한 종류의 동기를 이해한다면, 때에 따라 부족하거나 더 필요한 동기를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직업 활동에서 흥미가 떨어지면 이를 회복하고자 직장에서 자율성과 자기 효능감을 찾을 수 있고 일이 갑자기 개인 업무로 바뀐다면 줄어든 소속감과 인정을 회복하고자 여가 시간의 모임을 나갈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동기를 찾기 힘든 직업 생활에서 동기를 찾아본 경험은 여가에서 동기를 찾는 데에도 활용할 수도 있으며 결국 삶 전체에서 쾌 추구 활동과 쾌 경험의 인식을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경험 확장, 성장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직업 생활에 쓰이기 때문에 현대인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는 제한적이다.

때문에 많은 현대인들이 소중한 여가 시간을 열정적으로 참여하지 못한다.

여가의 내용을 열정적으로 고르지 못하고 겨우 찾아낸 여가 생활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가끔 여가는 약간의 쾌락은 있으나 돈만 나가고 그다지 보람은 없는 일이 되어 버리거나 처음엔 좀 재밌으나 금방 질리는 일이 되어버린다.

결국 일에서도 여가에서도 의미나 재미를 찾지 못하는 현대인은 일상의 권태로움에 갇혀 버리게 된다.

우리는 이미 보상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다뤄왔기에 이러한 문제가 부족한 자율성과 반복된 쾌 경험으로 인한 적응 때문에 생겨났다는 것을 안다.

따라서 자신의 선택에 동기와 의미를 부여하고 적응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다면 이러한 권태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 일을 해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경험의 확장, 성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왜 특정 여가 경험은 점점 권태로워지는 것일까?

물론 때로는 아무것도 안 하고 권태롭기만 한 휴식을 취해야 할 때도 있다.

침대의 아늑함, 바닷소리, 새의 지저귐 등을 만끽하며 아무것도 안 하고 혹사한 몸을 돌봐줘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즐거워지기 위해 기꺼이 한 행동에서 더 이상 아무것도 못 느끼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앞서 다룬 흥미의 구성 요소를 통해서 이와 같이 흥미가 떨어지는 이유를 추측해 볼 수 있다.

흥미는 자율성에 관한 작용과 보상 회로 작용을 동반하기 때문에 두 요소 중 하나가 하락하게 되면 흥미가 떨어진다고 느낄 수 있다.

우선 자율성을 떨어뜨릴 만한 원인에 대해 다뤄보자.

자율성은 우리가 예측한 결과가 실현되거나 자신만의 의도를 갖고 자발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때 형성될 수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예측을 실패하거나 자발적인 선택을 하지 못할 때. 자율성이 떨어질 것이다.

이와 같은 자율성 하락과 여가 생활은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여가 생활을 하다 보면 예측이 실패하거나 자유롭지 못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먼저 여가 생활을 하다 보면 해당 여가 생활과 관련 있는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해 예측과 다른 결과를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경기의 승패가 있거나 협동을 해야 하는 다양한 여가 생활에서 자신 혹은 자신과 같은 팀 구성원의 실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할 때, 예측하지 못한 패배, 실패를 겪고 예측했던 성취감, 우월감을 얻지 못할 수 있다.

또 이와 같은 예측 실패 경험을 포함해 다양한 경험이 여가 생활을 하게 되는 자신만의 이유를 해칠 수 있다.

이기지 못해서, 예상만큼 칭찬받지 못해서, 점점 그 재미가 익숙해져서 등 다양한 이유로 여가 생활을 반복할 자신만의 이유가 손상되고 자발적인 선택의 근거가 고갈된다.

결국 해당 여가를 관성적으로 하는 것보단 하지 않는 것이 더 자유롭고 자발적인 선택이 되어 버린다.

이처럼 여가 생활 관련 능력, 자기 효능감 부족과 여가 생활을 지속할 이유의 고갈은 자율성 하락과 관련이 있고 결국 해당 여가 생활을 질리게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여가 생활에 자신만의 의미, 보람을 지속적으로 만들거나 여가 생활과 관련 있는 능력을 향상해 자기 효능감을 발달시키는 것이 자율성을 키워 권태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흥미 하락의 또 다른 원인은 적응이다.

단 기간에 같은 보상에 노출되는 일을 반복하는 것은 해당 경험에서의 쾌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적응은 기존의 보상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보상을 탐색하는 것이 생존과 번영에 유리하기 때문에 생겨났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적응의 영향을 받은 우리는 특정 여가를 반복하며 그것을 통해 느끼는 기분 좋음이 줄어드는 경험을 한다.

이러한 적응을 극복하기 위해서 두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다.

우선 여가 경험에서 신선함, 새로움을 늘려볼 수 있다.

적응을 극복하기 위해서 여가 경험에 새로운 자극을 추가하면 될 것이라는 직관은 나름 일리가 있다.

보상 회로는 기분 좋은 경험, 갈망과 동기 형성과 관련 있을 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을 학습하는 데에도 관련이 있다(Li, S., Cullen, W. K., Anwyl, R., & Rowan, M. J. 2003 , Schultz W. 2016).

물론 새로움에 반응하는 것처럼 보이는 보상회로는 엄밀히 따지자면 새로움 그 자체에 반응을 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서 보상과 관련된 새로운 정보가 많기 때문에 활성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새로움이 무조건 의식되는 기분 좋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무작정 새로움을 추구해 보상회로 활성화 기회와 쾌 경험 기회를 늘릴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보상 경험을 다양화하는 측면에서 경험을 신선하게 만든다면 보다 높은 확률로 적응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배드민턴을 치며 쾌가 적응되는 것을 막고자 무작정 장소를 새롭게 바꾸는 것보다는 배드민턴의 재미와는 다른 종류의 새로운 보상을 추가하고자 레슨을 받거나 동호회에 참여할 수 있고 대회에 나가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여가 생활에 새로운 보상을 추가하며 동시에 의식적인 목표 또한 단순한 재미에서만 머무는 것을 벗어나 확장하는 것이 적응을 극복하는데 더 효과적일 것이다.

따라서 두 번째, 의식적으로 여가 활동의 목표를 확장하는 것이 적응을 막을 수 있다.

처음 여가 내용을 선택하는 순간, 선택을 위해 만든 단 하나의 기준을 시간이 흘러도 고수하게 된다면 적응을 벗어나기 힘들어진다. 

우리는 제한된 시간에 진행할 여가를 선택하고자 그 여가를 선택한 의식적인 이유를 만든다.

재미, 인간관계, 우월감 등 다양한 보상 중 하나가 의식적인 이유가 되어 선택한 여가 생활과 선택하지 않은 여가 생활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적응 때문에 반복적인 보상이 주는 느낌은 줄어든다.

때문에 특정 여가 생활을 선택한 기준, 이유가 되는 특정 보상의 양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점점 고갈되다가 결국 보상의 양이 기준미달이 되고 새로운 여가 생활을 찾는 일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여가 선택의 의식적인 기준으로 재미만을 고수한다면 특정 여가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는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새롭게 기준 이상의 재미를 주는 여가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이처럼 여가 생활의 보상, 목표를 하나로 두는 것은 특정 여가 생활에 더 빨리 질리도록 할 수 있고 하나의 여가 활동에서 다양한 종류의 보상을 얻을 기회를 놓치게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여가 생활의 목표나 보상을 하나로 제한하고 있다면 이러한 제한을 풀고 다른 목표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적응을 막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새로운 보상 경험을 추가하고 해당 활동을 하게 되는 의미와 목표를 확장하며 해당 활동에서의 능력과 자기 효능감을 발달시키면 적응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과 에너지를 가진 바쁜 현대인이 이 모든 것을 해낼만한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 권태로움을 피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바쁜 현대인이 여가 생활을 위해 매번 부지런히 새로운 보상과 동기를 만들고 자기 효능감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러나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복잡해 보일 뿐,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해낼 방법이 있다.

성장, 경험 확장을 통해서 해당 분야의 애호가, 전문가가 되면 된다.

매일 비슷한 일을 하면서도 그 일에서 흥미를 잃지 않는 이들이 있는데, 우리는 보통 그런 이들을 전문가 혹은 애호가라고 부른다.

우리와 같이 한정된 자유 시간을 갖고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그들이 권태로움을 잘 극복해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익숙한 것에서 자신만의 의미와 신선함을 꾸준히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흥미를 연구한 Silvia, P. J. 는 미술 지식 있는 전문가가 일반인에 비해 미술 작품을 보며 더 큰 흥미를 느끼고 더 적은 혼란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를 남겼다(2013).

같은 그림을 바라보면서도 전문가는 그림마다 알맞은 정보 추출 방법(해석하는 방법)을 알기에 더 적은 혼란을 느끼며 주관적으로 가치 있다고 느끼는 정보를 더 많이 얻어낼 수 있고 결국 더 큰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와 유사하게 그릿의 저자 Angela. L. Duckworth. 에 의하면 전문가는 일반인이 보기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에서 전문가 자신만이 발견할 수 있는 미묘한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흥미를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도 전문가, 애호가는 하나에 대상으로부터 다양한 맥락에서 정보를 추출해 낼 수 있고 이 때문에 매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를 들면 애호가는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앨범을 들으면서 단순히 그 청각 정보를 수용할 뿐만이 아니라  장르적 의미, 인권에 있어서 의미, 보컬 스타일, 악기 구성 등 다양한 맥락에서 그 음악에 관한 정보를 추출해 낼 수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전문가 혹은 애호가처럼 되길 노력하며 제한된 시간, 에너지와 반복되는 경험 속에서도 경험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다.     


사람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한 분야의 애호가, 전문가가 되고자 성장할 수 있겠지만 앞서서 흥미를 회복할 방법을 살펴본 우리는 그것을 응용하며 성장, 경험 확장의 방법을 만들 수 있다.

첫 번째는 다양한 목표를 만드는 것이다.

목표는 의식적인 동기가 되고 성장의 지표가 되어 자기 효능감을 발달시킬 수단이 된다.

우리는 이미 목표를 만들고 그것이 주는 다양한 보상을 의식하며 당장의 보상이 없기에 지루하고 힘들 수도 있는 학업이나 직업 생활을 버틴 경험이 있다.

이처럼 목표를 만들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일은 직업 생활의 동기 고갈뿐만이 아니라 여가 생활의 동기 고갈에도 효과적인 처방이 될 수 있다.

다만 자기 효능감을 해치지 않도록 적당한 난이도의 단기적인 목표를 주로 구성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두 번째로 경험을 확장할 수 있다.

한 분야에서 목표를 이뤄가며 성장하게 되면 그 자체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다.

경험을 확장하다 보면 새로운 동기가 생기거나 새로운 보상 경험이 생길 수 있다.

특정 분야에서 전문가, 애호가가 되는 과정은 자신의 능력을 확일 할 기회가 될 뿐만이 아니라 비슷한 관심 분야를 공유하는 사람과 교류할 기회가 되며 유사한 분야로 관심을 확장할 기회가 되기도 하고 그 분야와 관련 있는 물건을 소비하고 체험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배드민턴 애호가가 되기로 하고 실력이 점차 늘어가면서 대회에 나가 객관적인 실력을 검증받고 자기 효능감을 성장시킬 기회가 생길 뿐만이 아니라 동호회에 나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생기거나 배드민턴의 역량을 확장해 테니스나 탁구를 조금 더 쉽게 익힐 기회가 생기기도 하고 배드민턴 장비를 바꿔가며 새로운 자극을 느낄 기회가 생긴다.

이처럼 목표를 만들어 성장하고 그렇게 성장한 실력으로 경험을 확장할 기회를 누린다면 권태로움을 극복하고 흥미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전문가, 애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여가 생활을 운용해 본 경험은 직업 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삶 전체적인 측면에서 권태로움을 극복할 방법으로서 응용할 수 있다.     




긍정적인 미래에 관한 예측에서 시작한 쾌 추구 활동은 기분 좋은 느낌의 경험과 관련이 있고 또 미래에 관한 전반적인 태도에 다양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상식과 달리 그 결과로 매번 선명하게 기분 좋음이 인지되는 것은 아니며 기분 좋음이 곧 미래에 관한 긍정적인 태도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현대 사회에 더 필요한 자세인,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갖기 위해서는 무작정 기분 좋음을 추구하기보단 다양한 방식으로 쾌 추구 활동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 편으로 자신의 대부분의 시간을 커리어 성장을 위해 쓰는 현대인은 자신만을 위한 쾌 추구 활동과 쾌 경험의 양을 더 늘려 삶의 자율성을 회복할 필요도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알맞은 쾌 추구 활동과 경험을 선택하고자 자신의 성향과 자신이 처한 환경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커리어 성장 시간, 직업 생활시간에서 비합리적인 환상과 동기를 무너뜨리고 매번 자발적으로 새로운 동기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가 활동에서 성장과 경험 확장을 만들어 보며 지속적으로 흥미를 만들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직업 생활, 여가 시간을 포함한 일상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쾌 추구 활동과 쾌 경험을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고민을 거쳐 쾌 추구 활동을 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다양한 요소를 이해했다면 불안 해소의 삶의 목표와 같이 쾌 추구 활동을 위해 해야 할 것을 구체적인 단기 목표로 설정하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된다.

단기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이전 글에 있고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생략하고자 한다.     


삶의 목표가 행복일까? 살아가기 위해 행복이 필요한 것일까?

혹은 애초에 삶과 행복의 관계를 이와 같이 간단히 정의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팩맨이라는 게임을 해본 적이 있는가?

거대한 입을 뻐끔거리는 귀여운 구체의 생물을 조종해 화면에 배치된 자그마한 원, 아마도 먹이를 모두 먹는 것이 목표인 게임이다. 

게임에서 팩맨은 움직이고 먹고 움직이고 먹는 일을 반복한다.

게임을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팩맨이 모든 먹이를 먹어 치우는 것을 목표로 행동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큰 입을 가진 팩맨의 입장에서는 살아남고 움직이기 위해 먹이를 찾아다니는 것 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시점에 따라서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을 좇는 모습이 단순히 목표를 성취하고 그 기쁨을 만끽하고자 애쓰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행복을 좇는 우리의 모습도 마찬가지일 지도 모른다.

삶 속에서 우리는 행동하고 불안하거나 행복해하고 행동하고 불안하거나 행복해하는 일을 반복한다.

우리는 팩맨처럼 커다란 입을 벌리고 기분 좋음, 갈망 혹은 통제감 한 조각을 먹어야만 지금까지의 허기를 지우고 다음 자원까지 나아갈 힘,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반복을 어떻게 잘라서 바라보냐에 따라 감정은 목표가 되기도 하고 수단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삶은 팩맨 게임에 비해서 훨씬 복잡하다.

아니 우리는 팩맨보다 더 복잡한 존재이다.

우리는 행복으로 향하고 그것을 취하는 순간까지 머릿속으로 복잡한 정보처리를 한다.

그리고 그 정보를 다음 행보에 반영하기 때문에 팩맨과 같이 맹목적으로 먹이를 먹는다고 게임, 즉 삶이 공략되지는 않는다.

물론 우리 삶이 게임처럼 공략되는 대상은 아니지만 어쨌든 단순히 섭취한 행복만이 삶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보다는 쾌 추구 활동에서의 복잡한 정보처리가 그다음 행복의 맛까지 영향을 주며 우리 삶에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

때문에 결국 삶을 위해서는 행복을 삶의 목표로 정하고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서는 보상과 위험을 예측하는 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보상과 위험에 관한 신호로서 행복과 불안은 우리 삶에 매우 큰 영향을 주게 된다.

하지만 정확히는 행복과 불안 그 자체보다는 그 둘을 조절하는 보상과 위험을 대하는 방식, 예측하는 방식이 우리 삶에 영향을 주게 된다.

본능적인 예측 방식은 경험을 통해 수정되며 일정한 경향은 띄게 된다. 

그리고 결국 이렇게 형성된 경향이 다음에 만들어질 행복과 불안을 조절하고 더 나아가 행동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좋은 삶의 방식을 찾고자 행복과 불안에 관해서 고민할 때는 보상과 위험의 예측 방식까지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와 관련 있는 과정은 보통 의식 밖에서 자동적으로 처리가 된다.

애초에 보통 우리 의식은 이러한 예측이 작동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이 과정에 참여하지 않게 되는 것이지만, 의식이 이 과정에 절대로 참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의식적인 노력이 이와 같은 예측 절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다양한 증거가 있다.

더 나아가 의식은 가끔 현대 환경에 더 적합한 보상과 위험에 관한 정보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 가능성을 실현하고자 이번 글까지, 보상과 위험의 통제를 경험할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 봤다.

다음 글에서는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가장 치명적인 위험이자 가장 매력적인 보상이 될 수 있는 대상에 관해 다뤄보고자 한다.

특히 현대에서는 그 대상의 위험만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기에 현대인은 그것을 보상으로서 활용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따라서 그것이 왜 보상이 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보상으로서 활용할 수 있는지를 다뤄볼 것이다.

다음 글에서 마지막으로 삶에서의 인간관계를 다뤄보자.               





참조      

Acevedo, B. P., Aron, A., Fisher, H. E., & Brown, L. L. (2012). Neural correlates of long-term intense romantic love. Social cognitive and affective neuroscience, 7(2), 145-159.      

         

Aron, A., Fisher, H., Mashek, D. J., Strong, G., Li, H., & Brown, L. L. (2005). Reward, motivation, and emotion systems associated with early-stage intense romantic love. Journal of neurophysiology, 94(1), 327-337.     


Ashar, Y. K., Chang, L. J., & Wager, T. D. (2017). Brain mechanisms of the placebo effect: an affective appraisal account. Annual review of clinical psychology, 13(1), 73-98.          


Benedetti, F., Mayberg, H. S., Wager, T. D., Stohler, C. S., & Zubieta, J. K. (2005). Neurobiological mechanisms of the placebo effect. Journal of Neuroscience, 25(45), 10390-10402.          


Berke, J. D. (2018). What does dopamine mean?. Nature neuroscience, 21(6), 787-793.          


Berridge KC, Robinson TE, Aldridge JW. (2009) Dissecting components of reward: 'liking', 'wanting', and learning. Curr Opin Pharmacol. ;9(1):65-73. doi: 10.1016/j.coph.2008.12.014. Epub 2009 Jan 21. PMID: 19162544; PMCID: PMC2756052.     

Berridge, K. C., & Kringelbach, M. L. (2013). Neuroscience of affect: brain mechanisms of pleasure and displeasure. Current opinion in neurobiology, 23(3), 294-303.     


Berridge, K. C., & Kringelbach, M. L. (2015). Pleasure systems in the brain. Neuron, 86(3), 646-664.     


Best, J. A., Nijhout, H. F., & Reed, M. C. (2009). Homeostatic mechanisms in dopamine synthesis and release: a mathematical model. Theoretical Biology and Medical Modelling, 6(1), 1-20. ISO 690                   


Brosowsky NP, Barr N, Mugon J, Scholer AA, Seli P, Danckert J. (2022) Creativity, Boredom Proneness and Well-Being in the Pandemic. Behavioral Sciences. 12(3):68. https://doi.org/10.3390/bs12030068          


Churchland, P. S., & Winkielman, P. (2012). Modulating social behavior with oxytocin: how does it work? What does it mean?. Hormones and behavior, 61(3), 392-399.          


Colagiuri, B., Schenk, L. A., Kessler, M. D., Dorsey, S. G., & Colloca, L. (2015). The placebo effect: from concepts to genes. Neuroscience, 307, 171-190.     


Costa, T., Suardi, A. C., Diano, M., Cauda, F., Duca, S., Rusconi, M. L., & Sotgiu, I. (2019). The neural correlates of hedonic and eudaimonic happiness: an fMRI study. Neuroscience Letters, 712, 134491.          


Crisp, R., & Kringelbach, M. (2018). Higher and Lower Pleasures Revisited: Evidence from Neuroscience. Neuroethics, 11(2), 211–215. https://doi.org/10.1007/s12152-017-9339-2          

Dalley, J. W., & Roiser, J. P. (2012). Dopamine, serotonin and impulsivity. Neuroscience, 215, 42-58.     


Damasio, A. and Carvalho, G. B. (2013). The nature of feelings: evolutionary and neurobiological origins. Nat. Rev. Neurosci. 14, 143-152. https://doi.org/10.1038/nrn3403     

Danckert, J. (2019). Boredom: Managing the delicate balance between exploration and exploitation. Boredom is in your mind: A shared psychological-philosophical approach, 37-53.  ISO 690         


Dfarhud, D., Malmir, M., & Khanahmadi, M. (2014). Happiness & Health: The Biological Factors- Systematic Review Article. Iranian journal of public health, 43(11), 1468–1477.     


Diederen, K. M., & Fletcher, P. C. (2021). Dopamine, prediction error and beyond. The Neuroscientist, 27(1), 30-46.     


Diener, E., Lucas, R. E., & Oishi, S. (2018). Advances and open questions in the science of subjective well-being. Collabra: Psychology, 4(1), 15.     


Diener, E., Napa Scollon, C., Lucas, R.E. (2009). The Evolving Concept of Subjective Well-Being: The Multifaceted Nature of Happiness. In: Diener, E. (eds) Assessing Well-Being. Social Indicators Research Series, vol 39. Springer, Dordrecht. https://doi.org/10.1007/978-90-481-2354-4_4               


Ferrario, C. R., Labouèbe, G., Liu, S., Nieh, E. H., Routh, V. H., Xu, S., & O'Connor, E. C. (2016). Homeostasis meets motivation in the battle to control food intake. Journal of Neuroscience, 36(45), 11469-11481.          


Galak, J., & Redden, J. P. (2018). The properties and antecedents of hedonic decline. Annual review of psychology, 69, 1-25.          


Gallagher, M. (2010). Agency, optimism, and the longitudinal course of anxiety and well-being (Doctoral dissertation, University of Kansas).     


Gepshtein, S., Li, X., Snider, J., Plank, M., Lee, D., & Poizner, H. (2014). Dopamine function and the efficiency of human movement. Journal of cognitive neuroscience, 26(3), 645-657.     

Goldapple, K., Segal, Z., Garson, C., Lau, M., Bieling, P., Kennedy, S., & Mayberg, H. (2004). Modulation of cortical-limbic pathways in major depression: treatment-specific effects of cognitive behavior therapy.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61(1), 34-41.


Guinard, J. X., & Brun, P. (1998). Sensory-specific satiety: comparison of taste and texture effects. Appetite, 31(2), 141-157.     


Hambrick, D. Z., Burgoyne, A. P., Macnamara, B. N., & Ullén, F. (2018). Toward a multifactorial model of expertise: beyond born versus made. Annals of 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 1423(1), 284-295.          


Harris, K., English, T., Harms, P. D., Gross, J. J., & Jackson, J. J. (2017). Why Are Extraverts More Satisfied? Personality, Social Experiences, and Subjective Well–Being in College. European Journal of Personality, 31(2), 170-186. https://doi.org/10.1002/per.2101     

     

Hartman, M. E., Ekkekakis, P., Dicks, N. D., & Pettitt, R. W. (2019). Dynamics of pleasure–displeasure at the limit of exercise tolerance: conceptualizing the sense of exertional physical fatigue as an affective response.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222(3), jeb186585.               


Kringelbach ML, Berridge KC. (2010) The functional neuroanatomy of pleasure and happiness. Discov Med. (49):579-87. PMID: 20587348; PMCID: PMC3008353.     


Lee, W. (2011). Neural substrates of intrinsic motivation: fMRI studies. Diss., Iowa City: University of Iowa.     


Lee, W., & Reeve, J. (2020). Remembering pleasure and personal meaning from episodes of intrinsic motivation: an fMRI study. Motivation and Emotion, 44(6), 810-818.          


Li, S., Cullen, W. K., Anwyl, R., & Rowan, M. J. (2003). Dopamine-dependent facilitation of LTP induction in hippocampal CA1 by exposure to spatial novelty. Nature neuroscience, 6(5), 526-531.  ISO 690              


Malezieux, M., Klein, A. S., & Gogolla, N. (2023). Neural circuits for emotion. Annual review of neuroscience, 46, 211-231.     


Morales, I. (2022). Brain regulation of hunger and motivation: The case for integrating homeostatic and hedonic concepts and its implications for obesity and addiction. Appetite, 177, 106146.     


Ng, B. (2018). The neuroscience of growth mindset and intrinsic motivation. Brain sciences, 8(2), 20.          


O'doherty, J., Rolls, E. T., Francis, S., Bowtell, R., McGlone, F., Kobal, G., ... & Ahne, G. (2000). Sensory-specific satiety-related olfactory activation of the human orbitofrontal cortex. Neuroreport, 11(4), 893-897.          


Olds J, Milner P. (1954) Positive reinforcement produced by electrical stimulation of the septal area and other regions of rat brain. J Comp Physiol Psychol. 47:419–27.      


Pine, A., Shiner, T., Seymour, B., & Dolan, R. J. (2010). Dopamine, time, and impulsivity in humans. Journal of Neuroscience, 30(26), 8888-8896.     


Qiu, L., Wang, C., & Wan, X. (2023). Reduced liking and wanting for high-caloric foods: The transfer effect of sensory-specific satiety through repeated imagination. Food Quality and Preference, 111, 104987.          


Render, A., & Jansen, P. (2019). Dopamine and sense of agency: Determinants in personality and substance use. PloS One, 14(3), e0214069.     


Rescorla, R. A. (1988). Pavlovian conditioning: It's not what you think it is. American psychologist, 43(3), 151.               


Rolls, B. J., Rolls, E. T., Rowe, E. A., & Sweeney, K. (1981). Sensory specific satiety in man. Physiology & behavior, 27(1), 137-142.     


Schafer, S. M., Colloca, L., & Wager, T. D. (2015). Conditioned placebo analgesia persists when subjects know they are receiving a placebo. The Journal of Pain, 16(5), 412-420.          

Schultz W. (2016). Dopamine reward prediction error coding. Dialogues Clin Neurosci. (1):23-32. doi: 10.31887/DCNS.2016.18.1/wschultz. PMID: 27069377; PMCID: PMC4826767.     


Sharot, T., Shiner, T., Brown, A. C., Fan, J., & Dolan, R. J. (2009). Dopamine enhances expectation of pleasure in humans. Current Biology, 19(24), 2077-2080.     


Sharot, T., Guitart-Masip, M., Korn, C. W., Chowdhury, R., & Dolan, R. J. (2012). How dopamine enhances an optimism bias in humans. Current Biology, 22(16), 1477-1481.          

Silvia, P. J. (2013). Interested Experts, Confused Novices: Art Expertise and the Knowledge Emotions. Empirical Studies of the Arts, 31(1), 107-115. https://doi.org/10.2190/EM.31.1.f          

Šimić, G., Tkalčić, M., Vukić, V., Mulc, D., Španić, E., Šagud, M., ... & R. Hof, P. (2021). Understanding emotions: origins and roles of the amygdala. Biomolecules, 11(6), 823.     


Tanzer, J. R., & Weyandt, L. (2020). Imaging happiness: Meta analysis and review. Journal of Happiness Studies, 21, 2693-2734.          


Walton, M. E., & Bouret, S. (2019). What is the relationship between dopamine and effort?. Trends in neurosciences, 42(2), 79-91.     


Whelan, R., Conrod, P. J., Poline, J. B., Lourdusamy, A., Banaschewski, T., Barker, G. J., ... & Imagen Consortium. (2012). Adolescent impulsivity phenotypes characterized by distinct brain networks. Nature neuroscience, 15(6), 920-925.            

   

Wood, A. M., Froh, J. J., & Geraghty, A. W. A. (2010). Gratitude and well-being: A review and theoretical integration. Clinical Psychology Review, 30(7), 890–905. https://doi.org/10.1016/j.cpr.2010.03.005[PubMed]0272-7358     


Wood, A. M., Maltby, J., Gillett, R., Linley, P. A., & Joseph, S. (2008). The role of gratitude in the development of social support, stress, and depression: Two longitudinal studies. Journal of Research in Personality, 42(4), 854–871. https://doi.org/10.1016/j.jrp.2007.11.0030092-6566               


영철. (2019). 갈망감의 신경생물학적 기전과 항갈망제의 임상적 사용. Journal of Korean Neuropsychiatric Association, 1015(4817), 2289-0963. ISO 690             

     

이수진, 김민진, 신희은, 여정미, 정수동, 정은정, & 채한. (2021). 기질 및 성격 검사 (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 TCI)의 국내 연구 동향: 1998-2018 년 학술지 게재 논문을 중심으로.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21(10), 537-549. ISO 690           

        

장미수, & 안현의. (2019). NEO 성격검사 청소년용 타당화 연구. 청소년상담연구 (학술지), 27(2), 245-261. ISO 690              

이전 19화 진리 없는 삶의 목표 1. 불안해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