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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여행에서

2장 《기도하는 아이 – 빈에서 만난 신의 얼굴》

by 리디아 MJ



다음 여정은, 빈의 혼이라 불리는 슈테판 대성당이었다.

중1,중3

아이들은 대성당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따라나섰다.

그러나 그곳 앞에 도착한 순간,

300년에 걸쳐 완성된 거대한 석조 건축물은

설명이 필요 없었다.


눈앞에 펼쳐진 위엄 앞에서,

아이들은 나보다 먼저 말을 잃었다.

웅장한 외벽, 높고 깊은 첨탑,

들어서는 순간 마주한 스테인드글라스의 빛은

바닥에 그림자를 새기듯 마음에도 문양을 새겼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입구에서

우리는 조용히 줄을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너도나도 이 여행에서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눈빛들이

내 옆에서도, 아이들 안에서도 반짝였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고개를 들었다.

천장 안쪽 깊숙한 곳,

햇살에 닿은 금빛 모자이크가 우리를 향해 숨을 고르고 있었다.


< 오스트리아 빈 슈테판 대성당 사진>


‘오 할렐루야…’


나는 정말 기적을 보았다.

우와를 외치던 중1, 중3 아이들이

어느새 걸음을 늦추고 말 없이 내부를 둘러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의 눈빛은 또렷했고,

머무는 시선마다 경건함이 묻어났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그 ‘순수한 침묵’은

아무 말보다 강한 울림이었다.


나는 그때,

내 아이들이 이토록 조용하고 진지한 얼굴로

무언가를 바라보는 모습을 처음 본 것 같았다.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두 손을 모았다.

기도하는 이들 사이에서

아이들도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한참 동안 눈을 감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모른다.

기도였는지, 단순한 집중이었는지,

하지만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했다.

누구보다 진지하게,

그 순간을 받아들이고 있었으니까.




나는 속으로 천천히 기도했다.


‘다음 여행지에서도,

이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신세계가 펼쳐지기를.’


간절히,

그렇게 마음속으로 두 손을 모았다.

<오스트리아 빈 슈테판 대성당 사진 >
<오스트리아 빈 거리 트램>

위치: 오스트리아 빈 시내 중심부, 슈테판스플라츠

건축 양식: 고딕 양식 중심 + 일부 로마네스크/바로크

- 의미: 빈의 상징, 오스트리아 가톨릭의 중심지, 모차르트의 결혼식·장례식이 거행된 장소



—ing 리디아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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