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장 – 발각의 문턱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 뒤로
숨이 멈췄다.
엑스레이 내 눈동자를 스캔했고,
공기마저 얇아졌다.
작은 채취봉이
손등 위를 스쳤다.
피부에 닿는 그 순간,
나의 모든 설계도가
빛의 속도로 해독될 것만 같았다.
사람들은
진실을 찾기 위해
사람을 부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코드가 맞지 않으면
존재 자체를 오류라 부르는 세계.
심장은 경고등처럼
불규칙하게 깜박였다.
하지만 나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진실과 거짓이 맞닿는 그 문턱에서
나를 움직이는 건 두려움이 아니라
넘어가겠다는 의지였다.
문이 열렸다.
내 숨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