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설렘

질투는 ‘나도 저기 가고 싶다.’는 열망. 설렘은 내 안에 있는 가능성.

by 환히


20년만에 만난

선배의 성장


주말 세미나에서

강연자로 같은 대학 한 해 위, 선배가 등장했다.


그가 이렇게 말했다.

“태권도 기술 지도법에는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오답은 있습니다. 오늘 저는 그 ‘오답’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오답을 보는 눈을 , 제가 도와드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그 말에 나는 소름이 끼쳤다.

지도자의 길을 걷는 동안,

늘 ‘내 방식이 맞을까?’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고민해 왔던 나에게

그는 완전히 새로운 프레임을 건넸다.


정답을 찾기보다, 오답을 구별할 수 있는 안목.

내가 최고인 지도법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기 위한 태도.

그의 말에서 느껴지는 겸손과 성숙이 느껴졌다.



진짜

학습하는 사람


두 번째로 감탄했던 순간은 착지 설명이었다.

높이 점프해서 공중에서 발차기를 차는 고공발차기.

그는 멋있게 차는 법보다 다치지 않고 차는 법을 먼저 설명했다.


나는 최근, 모든 아이들에게 뛰어 옆차기를 가르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안 그래도 ‘착지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고민하던 내게

그는 ‘왜 이렇게 착지해야 하는가’를 신체 구조로 설명해 줬다.

단순히 근력만 부족해서가 아니라,

‘지도자의 무지가 아이들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말이 아니라 태도로 보여줬다.


나는 그 순간 반했다.

이 사람은 진짜 학습하는 사람이구나.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 조각을 찾고, 맞추고, 다듬는 사람.



전문가였다.


세 번째 순간은, 그의 ‘막힘없는 대답’에서 왔다.

시범발차기에 관한 어떤 질문에도 그는

명확하고도 단순한 언어로,

누구나 그림이 그려지도록 설명했다.


아이들을 위한 기준,

부상을 방지하는 원리,

기술을 습득하는 단계.


그가 보여준 건

완전히 자기 것이 된 언어였고,

그 안에는 수많은 경험과 자기 점검이 녹아 있었다.


순간,

대학교 시절 “사람 좋아 보였던 한 살 위 오빠”였던 그가

‘진짜 전문가’가 되어 눈앞에 서 있는 걸 보고

질투가 났다.

그리고 동시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마지막,

가장 깊게 남은 말


“저는 약 20년 동안 태권도 시범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부상을 당한 적이 없습니다.

그게 저는 자랑스럽습니다. “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왜 나는 다치지 않았을까? 그걸 늘 고민했고, 그래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말이 참 통쾌했다.

운동선수는 다치는 게 당연하고,

그걸 이겨내는 게 정신력이라는 말은 참 많이 들어봤다.

그 말도 맞긴 하다.


하지만

자기 몸을 아끼기 위해 고민하는 태도,

그걸 자랑스럽게 말하는 용기

나는 훨씬 더 대단하다고 느꼈다.


나는 늘..

기술보다 태도에 감동하고,

힘보다 철학에 반하고,

속도보다 방향에 끌린다.


그리고 나 역시,

그 길을 걷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질투하면서, 설레하면서,

가슴으로 다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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