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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rby Feb 18. 2024

나의 홍콩 마카오 미식 여행기 프롤로그

미슐랭 가이드 완전(?)정복

홍콩과 마카오. 

페리로 이동하면 한 시간, 강주아오 대교를 이용하면 한시간 반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 같이 여행하기에 좋은 곳이다. 둘 다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으로, 엄밀히 따지면 같은 국가라고 할 수 있지만, 간단하게나마 출입국 심사를 거쳐야 하는 서로 다른 행정구역이다. 화폐도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데, 홍콩 달러의 환율이 아주 미세하게 높아 홍콩에서는 홍콩 달러만을, 마카오에서는 마카오 파티카 뿐 아니라 홍콩 달러는 물론 중국 본토의 인민폐까지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 환율은 통상 1:1:1) 다만, 마카오 박물관 같은 곳은 마카오 파티카만 받으며 신용 카드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공식적으로는 마카오 파티카만 통용된다는 의미로 보인다.


관광객의 입장에서 보면, 홍콩은 쇼핑과 금융업의 발달로 만들어진 마천루들이 빚어내는 멋진 야경을 기대할 수 있고, 마카오는 역시 거대 자본이 투입된 카지노와 엔터테인먼트 단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도시를 묶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미식' 이다. 이것이 홍콩과 마카오 여행에 7박 8일이라는 긴 일정을 투자한 이유이다.




어린 시절, '먼나라 이웃나라 프랑스편' 의 앞 부분을 마르고 닳도록 읽으며 맛있는 음식에 대한 꿈을 키워 왔다. 이제 해외에 나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그 꿈을 실현시키고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다 보면, 이 음식에 얽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특히 해외의 미슐랭 레스토랑에 가면 음식에 대한 설명을 같이 해 주는데, 설명을 잘 이해하고 먹을 때 그렇지 않을 때 보다 만족도가 높다. 같은 맛이라도, 좀 더 풍부한 경험을 느끼게 해 준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하나씩 음식과 관련된 책이나 다큐멘터리 등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새로운 곳에 여행을 가기 전에, 어떤 음식을 먹을지 미리 결정한 다음이라면 그 음식을 더욱 깊이있게 즐기기 위해 음식 또는 요리사에 대해 알아보고 간다. 만약 예상 외의 음식을 먹으면, 먹은 다음 어떤 음식이었는지 찾아보곤 하는데 비슷한 다른 음식을 먹을 때 도움이 된다.


이 글의 목적은 다분히 개인적인 것이다. 음식과 식당에 대한 기억은 생각보다 빨리 흐릿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가졌던 생각 또한 비슷하다. 먹는다는 행위는 매일같이 반복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강하게 기억에 남는 맛과 음식, 생각도 있지만, 점차 단편적으로 변해간다. 예를 들면, 홍콩의 '예 상하이' 라는 레스토랑에서 코스 요리를 통해 11가지 음식을 먹었다면, 식당의 이름과 가장 맛있게 먹었던 요리의 감상은 지속적으로 기억이 나지만, 약 3시간에 걸친 식사 시간 동안 느꼈던 감정과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 등은 점차 흐릿해 질 수 있다. 이러한 기억들을 붙잡아 놓는 것이 목적이다.


그 과정에서, 음식을 보다 풍요롭게 즐기기 위해 알아본 지식들과, 실제 음식을 먹으며 느꼈던 감상들을 남겨 놓는다면 혹시라도 이 식당들을 방문하려는 분들, 혹은 방문할지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하나의 참고가 될 만 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제목에는 미슐랭 가이드 완전 정복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을 적었지만,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뿐 아니라 접근성이 좋은 빕 그루망 레스토랑, 그 외에 기억해 둘 만 한 맛, 혹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식당에서의 식사라면 자유롭게 기록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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