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라는 남자'를 보고

맥가이버 같은 남자를 소망한다.

by 따오기

내 생애 영화를 연거푸 두 번 연속 본 기억은 거의 없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본 영화는 두어 편 있지만.

영화가 좋아서이기도 하고

딱히 할 일이 없어서 이기도 했지만

두 번 봐도 참 좋은 영화다.

실은 지금 넷플릭스를 세 번째 플레이를 하고 있다.


이상하게 집에서 영화를 보다 보면 딴짓을 해서 그런지 놓치는 부분이 가끔 있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오토라는 남자’.

auto가 아닌 O-T-T-O 오토~

톰행크스의 나이 든 모습이 여전히 좋고

맥가이버처럼 뭐든 잘 고치고 해내는 남자라 멋지고

한 여자를 두고두고 기억하고 추억하는 남자라 든든하다.

평생 자동차를 사랑하고 기계와 엔진을 잘 아는 남자.

'소냐를 만나기 전 내 삶은 흑백이었어. 소냐는 컬러였지'라며

죽은 와이프를 소중하고 아름답게 기억하는 남자.

그의 큰 몸집만큼이나 든든하게 느껴졌다.

맘에 안 들면 뭐든 ‘머저리’라고 치부해 버리고

늙은 꼰대로 규칙 안 지키는 이들에게 하나하나 잔소리는 해 대지만

그의 잔소리는 따뜻하다.

'규칙에는 이유가 있는 거'라며

엉터리로 분리수거 한 모습을 보면 다시 제 자리로 정리하며 투덜거리고

주차를 제대로 안 하면 바로 제대로 하라고 훈수 두고

마구 뿌린 광고전단을 모아 정리하기도 하고

주변을 늘 살피고 정리하는 꼼꼼하고 세심한 남자다.

마지 순찰하는 경찰이나 관리인같이

'제대로 대하면 제대로 대접받는다'는 소신을 갖고 사는 남자.

요즘은 자칫 오토 같이 굴면 꼰대라고 왕따 당하기 좋겠지만

그래도 오토 같은 어른이 있는 세상이 그립다.

나 조차도 모르는 이에게 잔소리는 절대금물이니까.

영화속 마을은 사람 사는 세상 같달까?


특히 요리를 선물하는 젊은 이웃여자 마리셀

때론 연인같이 부부같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아직도 그가 듬직한 남자같이 멋지다.

이웃 여자에게 운전을 가르치고

기술 보다 자신감을 갖게 해 주던 오토

이웃 아이들을 손자처럼 봐주고

고장 난 식기세척기를 조용히 수리해 놓고

돌을 맞은 아이에게 새로 색칠한 흔들침대를 선물하는 오토


몇 번이나 자살을 시도하지만 극적인 상황에

늘 누군가 죽음을 막는 것처럼 소냐와 과거 기억이 재생되고 만다.

오토 주변을 맴도는 고양이를 처음엔 싫어하지만

끝내 고양이를 집 안으로 들이고

죽는 순간까지도 고양이의 특성을 적어주며

마리셀에게 고양이의 스타일을 존중해 달라고 부탁하는 오토

오토에게 고양이는 꼭 소냐의 환영 같달까?


오래된 친구와 소원하다가 오해를 푸는 과정도 심플하다.

오해라는 걸 알아도 막상 세월이 지나면 그대로 놔두는 게 더 편하기도 한데...

‘내 생각하느라 남 생각을 안 했어. 남들도 내 생각 안 하겠거니 했지’라며

이웃 친구 루벤에게

‘오랜 세월 지나서 말하려니 어렵네. 미안하네.’라고 쿨하게 사과하는 남자


죽으려고 서 있던 철로에서 실수로 떨어진 노인을 구출하고

sns 100만 뷰의 주인공이 되지만 아무렇지 않게 대응하는 오토

결국 소셜미디어 기자가 나타나 친구 루벤 집 문제를 해결한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장엄함이 눈요기를 시켜주고.

소냐와 여행을 떠나는 고속버스 교통사고 주변 풍경은

교통사고의 비극과 어울리지 않게 눈부시게 황홀하고 몽환적이다.


아내의 무덤에 가서 일상을 조잘조잘 이야기해주는 남자.

부지런한 오토가 집 앞 눈을 안 치운 걸 알고 이상함을 감지하는 마리솔네 부부

이웃친구 마리솔에게 유언장을 남기고 장례식과 재산을 정리해 달라고 하는 오토

자신의 자동차는 마리셀 남편인 '토미에게 운전시키지 마라'고 하는 대목에선 웃음이 난다.

운전을 거칠게 하고 못해서 경계하는 멘트다.


오토라는 남자는 참 따뜻하고 멋진 남자로 각인될 것 같다.

나이 든 톰행크스의 또 다른 수작으로 오래오래...


그나저나 여자든 남자든 손재주 좋고 뭔가를 잘 고치는 사람은 참 멋지다.

나는 아직도 오토처럼 맥가이버 같은 남자를 소망한다.

비록 나는 똥손일지라도...

(로망은 늙지도 않아.ㅋㅋ)




영화 스틸컷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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