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의 어떤 이별

그동안 4년 간 같이 일했던 동료와 이별을 했다.

by 따오기

지난 주, 그동안 4년간 같이 일했던 동료와 이별을 했다.

더 오래 같이 일할 줄 알았는데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이다.

특히 올봄에 둘 다 승진을 해서

앞으로 몇 년은 더 열심히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승진이 독이 된 걸지도...

같이 무수한 회의를 하고 희로애락을 나누곤 했는데

특히 매일 점심을 같이 먹던 밥친구였는데...

서로 맛난 음식 먹으며 사진도 찍고,

먼발치서 뒷모습도 찍어 주던 사이.

업무보다 밥 먹던 정이 더 깊었던 사이랄까?

막상 떠난다니 우리가 더 친했던 것 같은 착각까지 들 정도다.


이제 그가 좋아하는 고사리 육개장을 같이 먹을 수 없게 되었다.

나이는 몇 살 어리지만

나보다 훨씬 이성적이고

나보다 능력 있는 동료였는데...


문득 그를 보내며

이제껏 직장 생활을 하며

'몇 명과 이별을 했을까?' 돌아본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진 것 같다.

일하면서 다양한 일들이 있었지만 헤어질 땐 모두 애틋했던 기억이다.


몇 번의 이별을 하며 느낀 게 있다면

'일로 만난 인연은 그닥 좋은 인연이 아닌 것 같다'는 결론이다.

학창 시절에 친구로 만났으면 훨씬 더 돈독했을 텐데...


오늘 동료가 몇 번이나 울음을 참는 모습을 보았다.

나는 그가 회사를 떠날 거라는 소식을 내게 전한 날

애매한 상황에 퇴사를 결정한 단호함과

그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결정하기까지의 힘겨움이 밀물처럼 밀려왔달까?


떠나는 그를 위해 무슨 선물을 준비할까 고민하다가 떠나는 길에

화사한 꽃다발을 한 아름 안겨줬다.

그동안 수고 했다고, 앞으로 더 승승장구하라는 축하의 의미로.

화사한 꽃다발을 든 그의 표정이 울컥하면서도 눈부셨다.

나도 직장을 퇴사할 때 서너 번 울었던 기억이다.

그 눈물 안엔 여러 감정이 섞여 있었던 것 같다.

주로는 때문이었던 것 같다.

오래 다닌 직장에 대한 알 수 없는 정.

내 공간을 떠난다는 아쉬움 등등.

게다가 알 수 없는 포인트에서 갑자기 눈물이 터져 나오던 기억이 몇 번 있다.

부디 떠나는 이의 앞날이 승승장구하기를

또다시 좋은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회사가 아닌 대학으로 가는 그가 학계에서 제대로 자리잡기를 기원한다.

불현듯 올봄 인사이동 때의 수많은 일들이 다 새옹지마처럼 느껴진다.

승진이 뭐라고 이렇게 한 치 앞을 모르는데...


여러모로 다사다난했던 늦여름의 어떤 이별을 기록해 둔다.



퇴사 다음 날 그녀가 보내온 꽃다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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