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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로 인해 빚어지는 일

'거기'가 "거지"로 들렸을 때

by 민들레

1주일간의 고통은 작은 단어 하나에서 시작됐다.

(거기 갔군)이라는 말이 (거지 같군)으로 들려서.


들은 사람은 들은 사람대로.

말을 한 사람은 한 사람대로.

어찌나 서로가 억울했으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 사람과

그렇게 들린 사람만이 존재했으니.


바둑은 한번 해 본 적도 없는데... 기사가 된 마냥 나누었던 모든 대화와 단어들을 복기했다.

말이라는 건 상대적이어서 좋은 결은 좋은 결을 부르고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도 고운 편인데.

어쩌다가 그런 생경 맞은 단어가 끼어들게 되었을까?

어떤 뉘앙스의 말을 했기에 그렇게 들렸을까?


곱씹고 곱씹는 와중 여러 변화를 경험했는데

처음에 엄청 당황했고 화가 나더니 나중에는 이유도 모르고 차단당했을 수도 있는데 이유라도 알려줘서 해명할 기회를 얻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변했고, 기도를 하게 됐고, 살이 조금 빠졌다.


'하나님! 다른 누군가를 통해서 깨닫게 하소서!' 정말 이렇게 간단한 기도를 통성기도시간에 했는데... 바로

응답을 받았다.


누군가의 프사가 맘에 걸렸다고 그래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본인이 오해인 건지 아닌지를.


여러 가지 생각 중에 그간 얼마나 많은 (거기와 거지 같은) 오해가 있었을까 생각했다.

내가 오해를 받았을 상황도, 내가 오해를 해버린 상황도 있지 않을까?

한번 더 묻지 않고, 구차하다 싶어서 이유도 말하지 않아서

오해를 풀 수 있는 기회를 원천차단해 버리고 아예 모르는 사람보다 못한 사이로 그렇게 만들어버린 적은 없을까 하는 반성.

지금 내가 가진 인연들에 내가 끼고 있는 색안경은 없는지 되짚어보는 기회가 되었다.

지금 내가 가진 인연들에 내가 끼고 있는 색안경은 없는지 되짚어보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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