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렵고, 가장 고된 덕질. 그 안에서 나를 마주하다
“아무도 도전하지 않은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을 해보고 싶어서.. ”
— K-Arts TV 〈너와 나,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인터뷰 中
그가 첫 투어 프로그램으로 그 곡을 택한 이유였다.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의 카덴차 역시,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오씨아 대신 오리지널 카덴차를 연주했다.
망설임 없이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길’을 선택하고,
그대로 실천해낸다는 것.
그리고 그게, 불과 열여덟의 선택이었다는 사실.
그 단단함은 나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무도 걷지 않는 길,
나도 가본 적 없는 길을 걸어보고 싶었다.
그 결과가,
이렇게 한 문장씩 써 내려가고 있는 이 글이다.
나는 훌륭한 문장가도 아니고,
글쓰기를 배운 적도 없지만—
새로운 도전에 주저하지 않기로 했다.
그가 열어준 우주,
그 안에서 생긴 감정과 이야기들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길이 있는 게 아니라,
걷다 보면 길이 만들어지는 거니까.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리스트 초절기교를 택한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조금만 나이가 어렸거나, 조금만 많았어도
이 선택은 하지 않았을텐데, (중략)
막상 해보니까… 제가 했던 곡들 중 가장 힘들어서,
약간 후회하고 있습니다.(웃음)”
— KOPIS 인터뷰 中
지금의 나는, 그 말을 그대로 옮기고 싶다.
내가 조금만 더 젊었거나,
조금만 더 지쳐 있었더라면-
아마 이 ‘기록’은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막상 써보니,
이 책은 지금껏 해본 덕질 중
가장 진지했고, 가장 집요했고, 가장 고됐다.
그리고 지금, 아주 살짝 후회 중이다.
(아주, 아주 살짝만. 정말로.)
체력은 방전 직전이고,
이 나만의 난곡(難曲)도
이제 마지막 악장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래서, 이 글이 끝나면
그의 연주를 조금이라도 더 오래 듣기 위해,
그만큼 더 오래 살아야 하니까—
이번에는
새로운 덕질을 위한
운동을 시작해보려 한다. (제발, 오래가길.)
나의 난곡과 비교할 수 없는
18살 임윤찬의 진짜 난곡,
'초철기교 연습곡' 중
마제파, 도깨비, 사냥, 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