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도, 인터뷰 수집도— 좋아하는 마음의 방식은 각자 다르다
누군가는 매 공연마다 정성스러운 기록을 남기고,
또 누군가는 그림이나 사진으로 모두를 미소 짓게 만든다.
어떤 이는 곡의 흐름을 따라 영상을 만들고,
또 어떤 이는 1년의 음악 여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다.
좋아하는 마음의 방식도,
그 감정을 이어가는 속도도
사람마다 참 다르다.
나 역시, 이 길고 설레고 느린 여정 속에서
시간을 채우기 위해
내 리듬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어느 날은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어릴 적엔 그저 숙제처럼 느껴졌던 피아노.
하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마주한 피아노는
그 시절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설렘이 더해져서일까,
연습하러 가는 시간마저 괜히 기분 좋았다.
그렇게 석 달 동안 푹 빠져 지냈다.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선생님이 악보를 내미셨을 때는
“제가요? 이걸요?” 싶었지만,
“할 수 있어요”라는 한마디에 용기를 얻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구간을 반복해서 치고,
다시 듣고, 또 치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이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따라갈 수 있게 되었다.
완성이라고 하긴 민망하지만,
‘한 곡을 끝까지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뿌듯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뿌듯함만 남아있다.
나는 역시, 연주보다는 감상이 더 적성에 맞았다.
(이렇게 고백하자니 조금 민망하기는 하다.)
그럼에도 짧은 시간은
피아니스트들의 삶을 더 깊이 존경하게 만들었고,
클래식에 대한 애정도 훨씬 더 단단해졌다.
그것만으로도, 석 달은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그렇게 또 어느 날은,
인터뷰 하나를 열었다가
결국 하루 종일,
그가 했던 말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천재는 절대 아니고, 그냥 노력하는 사람이다. 노력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게 다행인 것 같다."
— 2022.06.28. 미주 중앙일보
"인생을 바꾼 음악은, 부모님의 음성이다."
— 2024.01.29. 『Apple Music Classical』 기자간담회 中
“첫 음을 누를 때 심장을 강타하지 않으면 그건 연습이 아니다.”
“10년 동안 속에 있었던 용암을 이제야 밖으로 토해내는 느낌이 든다.”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은 매일매일 연습하면서 진실 되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 2024.04.19. 『쇼팽: 에튀드』 기자간담회 中
어떻게 스무 살 남짓한 청년이
이런 생각을 하며, 그 노력을 해낼 수 있을까?
무엇이 그를 그토록 한 가지에 몰입하게 만들었을까?
아이들에게 ‘자신의 길을 일찍이 선택한다는 것’은
과연 축복일까, 무게일까.
다양한 경험과 한 가지에 깊이 몰입하는 것—
그 우선순위는 어디에 두는 게 좋을까.
이렇게 말하고,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 어떤 기질로 자라났을까.
사람의 사고방식은 무엇으로부터 영향을 받을까.
기질은 환경과 어떻게 맞물려
한 사람의 성장을 이끄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 속에서—
또 어느 날은,
심리학 책을 펼쳐놓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 물론, 다 읽지는 못했다.
그의 연주를 들으며 읽으려 했지만,
또 눈을 떼지 못하고 말았으니까..
참.... 눈을 못 떼게 하는
임윤찬의 연주 영상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