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나만의 방식으로

피아노도, 인터뷰 수집도— 좋아하는 마음의 방식은 각자 다르다

by 단음

[PART4] 덕질에도 리듬이 필요했다

3. 나만의 방식으로





누군가는 매 공연마다 정성스러운 기록을 남기고,

또 누군가는 그림이나 사진으로 모두를 미소 짓게 만든다.


어떤 이는 곡의 흐름을 따라 영상을 만들고,

또 어떤 이는 1년의 음악 여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다.


좋아하는 마음의 방식도,

그 감정을 이어가는 속도도

사람마다 참 다르다.


나 역시, 이 길고 설레고 느린 여정 속에서

시간을 채우기 위해

내 리듬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어느 날은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어릴 적엔 그저 숙제처럼 느껴졌던 피아노.

하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마주한 피아노는

그 시절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설렘이 더해져서일까,

연습하러 가는 시간마저 괜히 기분 좋았다.


그렇게 석 달 동안 푹 빠져 지냈다.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선생님이 악보를 내미셨을 때는

“제가요? 이걸요?” 싶었지만,

“할 수 있어요”라는 한마디에 용기를 얻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구간을 반복해서 치고,

다시 듣고, 또 치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이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따라갈 수 있게 되었다.


완성이라고 하긴 민망하지만,

‘한 곡을 끝까지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뿌듯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뿌듯함만 남아있다.

나는 역시, 연주보다는 감상이 더 적성에 맞았다.

(이렇게 고백하자니 조금 민망하기는 하다.)


그럼에도 짧은 시간은

피아니스트들의 삶을 더 깊이 존경하게 만들었고,

클래식에 대한 애정도 훨씬 더 단단해졌다.


그것만으로도, 석 달은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그렇게 또 어느 날은,

인터뷰 하나를 열었다가

결국 하루 종일,

그가 했던 말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천재는 절대 아니고, 그냥 노력하는 사람이다. 노력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게 다행인 것 같다."

— 2022.06.28. 미주 중앙일보


"인생을 바꾼 음악은, 부모님의 음성이다."

— 2024.01.29. 『Apple Music Classical』 기자간담회 中


“첫 음을 누를 때 심장을 강타하지 않으면 그건 연습이 아니다.”

“10년 동안 속에 있었던 용암을 이제야 밖으로 토해내는 느낌이 든다.”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은 매일매일 연습하면서 진실 되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 2024.04.19. 『쇼팽: 에튀드』 기자간담회 中




어떻게 스무 살 남짓한 청년이

이런 생각을 하며, 그 노력을 해낼 수 있을까?

무엇이 그를 그토록 한 가지에 몰입하게 만들었을까?

아이들에게 ‘자신의 길을 일찍이 선택한다는 것’은

과연 축복일까, 무게일까.


다양한 경험과 한 가지에 깊이 몰입하는 것—

그 우선순위는 어디에 두는 게 좋을까.


이렇게 말하고,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 어떤 기질로 자라났을까.


사람의 사고방식은 무엇으로부터 영향을 받을까.

기질은 환경과 어떻게 맞물려

한 사람의 성장을 이끄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 속에서—

또 어느 날은,

심리학 책을 펼쳐놓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 물론, 다 읽지는 못했다.

그의 연주를 들으며 읽으려 했지만,

또 눈을 떼지 못하고 말았으니까..









참.... 눈을 못 떼게 하는
임윤찬의 연주 영상 중 하나.
출처: 유튜브 채널 'Fly me to the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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