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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관이 있는 사람_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런 사람이라면

by 현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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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관이 있는 사람이 좋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런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때문에 나는 주관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삶 속에서 부단히 나를 알아내려 노력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우선 나 자신이, ‘사랑할 사람’이 되는 것이 좋다

어떤 사람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

내가 바라는 사람을 구체화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의 사랑을 내게 구체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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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약속이 잡혀 메뉴를 골라야 할 때

그를 배려하기 위한 명목으로

ㅇㅇ이가 먹고 싶은 거 먹자 라는 말,

누군가에겐 배려가 아닌 무책임한 미룸일 수 있다


가만 생각해 보면 당연한 사실이다

항상 먹고 싶은 걸 떠올리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어찌 됐건 그 누군가도 결국엔

같이 먹을만한 무언가를 떠올려야 한다


한두 번, 나를 위한 일이다 생각하지만

그것 또한 매번 책임이 돌아간다면

부담이고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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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 있다는 것.

고집이 있거나 제멋대로인 것을 일컫는 게 아니다


나의 취향을 알고

내 시간을 다루는 나만의 방법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취미는 무엇이고

내가 가까이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내가 걷고 싶은 길은 어느 쪽이고

내가 식사하기 편한 시간대를 아는 것


세세하고도 많은 부분에서

내 주관을 찾고 또 알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내 주관 찾는 일에 무지하다

또는 알면서도 입 밖으로 내뱉는 걸 두려워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확고하게 밝히고

명확하게 나아간다는 게 참 어려운 세상이다


누군가의 의견부터 물어보고

눈을 맞추고, 말을 들어주는 것이

선이라 판단되는 이 사회에서

이것이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거예요

라고 선뜻 먼저 내뱉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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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관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들은 자신의 행동이나 말에 있어

선택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생각이라고,

쉽게 단념하거나 확신하지 않는다


​자신의 신념이라 생각할 수도 있는 것들이

마음속에 자리 잡혀 있기에

바람에 흔들리는 일이 적은 것이다


불안해하지 않는다기보다

그 불안의 끝이 있음을 아는 듯하다


과하게 많은 계획에 집착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이 짙은 사람과 반대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그 길의 끝으로 가는 데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음을 인지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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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이 있는 사람이 좋다

일상생활에서든 자신의 삶에서든


누군가 무엇을 물어봐도

내가 선호하는 게 어떤 것인지 먼저 떠오르고

의견을 낼 줄도 아는 사람


내가 사랑할 나의 모습에서

주관이 없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누군가 주관이

뚜렷하지 않은 모습을 보게 되면

무언가 모르는 답답함이 생기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의 사랑은 나를 구체화하는 것인 만큼

언젠가 뚜렷해진 주관 있는 사람이 되어서

구체화된 사랑을 줄 수도 있는 사람이 될 거라고,


오늘도 그렇게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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