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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 마음 맑음 Dec 14. 2023

너에게 주고 싶은 최고의 선물

프롤로그


아이가 태어나면 한 가정의 모든 것이 송두리째 바뀐다. 임신, 출산, 육아의 영역은 마치 언어가 안 통하는 새로운 행성에서의 적응기만큼 정신이 탈탈 털리고, 영혼이 탈출할 만큼 고되고 힘든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살면서 이토록 눈부시고 찬란하게 행복한 순간은 없었다.   


남편이나 부인에게 이런 표정이 있었는지 몰랐는데, 아이를 바라보면서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얼굴을 본 적이 있지 않은가? 이 세상에서 가장 경이롭고 아름다운 것을 보는 듯한 감탄의 표정과 웃음! 나도 내 얼굴이 이런 표정을 지을 있는지 몰랐다.


살아가며 여러 형태의 관계를 맺지만,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위험한 순간에 내가 대신 죽어 줄 수 있는, 내 목숨 바쳐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한계를 알 수 없는 깊은 사랑의 감정을 부모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로 성장해 가면서 우리는 이런 경이로운 감정을 아이로부터 선물 받는다. 그렇게 우리는 서서히 부모가 되어간다.


이 책은 육아를 전혀 몰라 무지해서 용감할 수 있었던 내가, 나와 내 아이의 생존을 위해, 아이를 재워놓고 체력관리를 위해 틈틈이 매일 운동하고, 아이 발달과 정서 관련 전문가들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천사같이 자고 있는 아이를 보며 편지를 썼던 치열했던 순간들을 기록한 책이다.


가끔 신생아 때 아이의 영상과 사진을 보면 눈물이 난다. 어느새 이렇게 커버린 아이를 보면 모든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부모가 되어가는 여정이 힘든 시기일 수 있으나 그것이 삶이 나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기에, 그 선물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갔다. 


불안의 시대, 정보 과잉의 시대, 예측할 수 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이럴 때일수록 옆집엄마에 끌려다니거나 인터넷 정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성장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육아 철학과 육아 가치관을 확고히 정립하려고 노력했다. 시끄러운 세상의 말들에 휘둘리지 않겠노라며 나만의 육아 핵심 가치를 단단히 뿌리내려, 내 불안에 스스로 흔들리려고 할 때마다 더욱 굳건히 나의 육아을 끌어안았다.


이 책은 좌충우돌 우리 가족의 추억의 앨범이자, 앞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욕심과 집착에 휘둘리려고 할 때마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나침반이기도 하다. 이 책이 다른 부모님들께도 위로가 되고, 행복의 미소를 드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 책에서는 부모 입장이 아닌 아이 입장에서, 내 아이에게 어떤 부모가 될 것인지 생각해 본 내용을 글로 써 내려갔고, 그런 마음을 잃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글을 스토리텔링 식으로 재미있게 써 내려갔다. 엄마가 바라는 아이상이 아니라, 아이가 바라는 엄마상을 생각해 본 글이다.


사회나 주변에서 말하는 잣대로 아이에게 나의 바람과 불안을 투영하지 않는 성숙한 부모가 되기를 소망한다. 완벽한 엄마도 없고, 완벽한 아이도 없다. 아이에게 '이걸 시키면 좋다, 이걸 먹이면 좋다' 이런 말을 쫓으며 불안해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이는 어떤 성향과 기질을 가지고 있는지 관찰하고 알아가는 부모가 되려한다.  


내가 정해놓은 틀과 기준대로 아이를 맞추고 길들이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나도 함께 성장해 가는 부모가 되기를 희망한다. '내가 이렇게까지 노력하니까 내 아이가 어떤 결과를 가져다주면 좋겠다'는 식의 욕심과 집착을 버릴 수 있는 부모가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함을 느낀다.  


아이가 스스로에게 가장 맞는 방법을 찾았을 때 가장 큰 성취와 성장 그리고 만족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부모로서 아이의 특성과 성향을 이해하고, 스스로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한 발짝 뒤에서 지지해 주는 부모의 모습이길 바란다. 어떤 방법이 누구한테 성공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그 방법을 썼을 때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없는 것처럼, 아이는 아이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개성과 색깔대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연습을 했을 때, 그때 아이가 가장 많이 성장하고 행복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을 것이다.


어떤 능력을 아이에게 요구하고 강요하는 것보다, 아이가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능력을 스스로 배우려고 노력하는 긍지를 연습시켜 주는 것이 더 중요함을 잊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목표 설정을 직접 하고, 스스로 한 선택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책임을 지고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는 마음을 잃지 않을 것이다.


엄마인 나도 한 사람으로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위해 골고루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아이를 위한 시간, 가족을 위한 시간, 나를 위한 시간,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 등 책임과 행복을 모두 지켜나갈 수 있는 부모의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강박증, 죄책감, 불안감, 집착 등을 엄마의 의무감으로 정당화시키지 않는 사람이길 바란다. 공부 잘하고 엄마 말 잘 듣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적성과 특성에 맞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 줄 수 있는 엄마이길 바라며, 그것 자체만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길을 잃고 방황할 때마다 나를 잡아줄 책이기도 하다. 마음의 행복과 정서적 안정 그리고 변하지 않는 부모의 사랑을 물려주고 싶었다. 이것이 내가 아이에게 주고 싶은 최고의 선물이다. 이것이 없다면 무엇을 해도 아이는 정서적으로 늘 불안할 것이고, 이것이 있으면 세상 어딜 가서 무엇을 해도 잘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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