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지?
오늘의 글감입니다.
살면서 그만둔 일이 몇 가지나 되시나요? 5가지, 10가지?
왜 포기하셨나요?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적어봅시다.
40년 인생을 살며 하고 싶었는데 못한 일.
못해서 늘 가슴속에 담고 있는 나의 꿈이었던 일들.
초등학교 4학년 때 합창부를 하던 나는
지도 선생님께서 학교에서 합창부 활동만 하지 말고,
성악을 시작해 보라고 권유하셨다.
노래 부르는 걸 워낙 좋아했던지라
난 꼭 해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우리 집 가정형편을 알기에
부모님께 아주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었다.
사실 기대도 없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대했지만
역시나 돌아오는 대답은
"우리 집엔 그런 거 시킬 돈이 없다."였다.
아이들은 누울 자리를 보고 눕는다고 했던가,
난 내가 하고 싶고 사고 싶은 것들을
우리 집의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빠르게 잘 포기했다.
무언가 가지고 싶고
하고 싶은 마음을 먹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그래서 난 운동을 좋아했다.
돈들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만큼 마음껏 할 수 있다.
내 몸과, 운동장만 있으면 할 수 있어서
그래서 체육을 좋아했던 거 같다.
그 이후 어른이 되기 전까진
경제적으로 돈이 들어가는
어떤 것이라도 기대하지 않게 되었다.
그때 내가 성악을 배웠더라면 어땠을까?
사실 나와 친했던 친구도 같이 권유를 받았었는데
그 친구는 그 길로 개인성악선생님께 가서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마음속으론 너무너무 부러웠는데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 친구는 지금 멋진 소프라노가 되었다.
그 친구를 보면 내가 잊고 살았던
꿈조차 꾸지 못했던 초등학교 4학년의
내 모습이 늘 떠오른다.
그래서 애틋하고, 그 친구가 더 잘되었으면 좋겠다.
못다 이룬 내 꿈을 보는 느낌이 든다.
고등학생 때 우리 부모님께서는
대학교 학비는 도와줄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이미 중학생 때부터
공부할 사람은
(딸 셋 모두에게 늘 말씀하셨다.)
스스로 돈 벌어서 해야 한다.
라고 이야기 하셨기에,
나에게 대학은 공부도 해야 하지만
학비도 벌어야 했다.
여름방학, 겨울방학 2달 남짓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를 하면
130-150만 원 정도 월급을 받았다.
그걸 2개월 정도 하면
그때당시 260-70만 원이던(지방 4년제 대학교)
등록금을 충분히 모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장학금을 받으면 좀 덜 힘들게 학비와 내 핸드폰비용 등
나에게 들어가는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
대학생3학년 취업 준비를 앞두고
학습에 매진하고자
평일 아르바이트 시간을 줄이고,
방학 때도 어학공부도 해야 해서
결국 3학년/4학년은
학자금 대출을 받아 학교를 다녔다.
3학년 겨울쯤
영어공부를 하며 한계를 느꼈고,
호주에 유학을 가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어서
유학원을 기웃거렸었다.
그때도 부모님께 말하진 못했다.
엄마에게 슬쩍 이야기했다.
호주로 가는 비행기값은
어떻게 마련해 주겠다 하셨다.
대신 가서 생활할 생활비, 교육비는 어렵다고 하셨다.
내가 그때 용기가 좀 더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때도 그냥 난 현실에 안주했다.
변명 같지만
타국에 가서 나 혼자 벌어서
먹고살고 공부할 자신이 없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내 선택들이
나의 삶을 아주 다른 방향으로 틀어버리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잊히지 않고, 더 아쉽다.
그런데 살아보니
인생의 긴 여정에
생채기 같은 시간들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그때의 못한 한이 남아
지금의 날 너무 힘들게 하거나,
후회 속에 살거나 하진 않는다.
다만 그때의 나의 상황들이
또 반복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자!
생각하며 산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경제에 관심이 많아졌고,
우리 아이들을 물고기를 잘 잡게 하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자라온 환경 덕분에 강인하게 자라온 내가
미래의 나에게 무엇을 선물해 줄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살아오며 소소하게 포기하고
하지 못했던 일들이 참 많지만,
그때 내가 하지 못했던 이유는
또 다른 기회를 잡거나
나에게 또 다른 삶을 살아가라는 게 아니었을까? 생각 든다.
치열하게 지냈던 20대를 지나고
고단했던 30대를 지나,
지금의 나는 경제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좀 더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참 감사하고 행복하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
나는 어떤 걸 할 때 보람을 느끼는지,
내 존재를 잘 펼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찾아가고 알아가고 배워가는 것에
좀 더 초점을 잡아 살아가고자 한다.
누구나 마음속에
피어내지 못한 꿈 하나씩
아니 꿈 여러 개는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루지 못해 아련한 첫사랑처럼
내 꿈으로 만들지 못해
아련한 나의 꿈들을 맘속에 잘 간직하려 한다.
사람일은 또 모른다.
언젠간 기회가 되면
펼칠 날이 올지도!
무지개처럼
여러 색으로 나의 삶을 잘 칠해가며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