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32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드디어!

첫 교감을 시도해봤다

by 릴라 Mar 16. 2025
아래로
브런치 글 이미지 1

쵸비가 우리집에 온지 일주일이 넘도록(옷 벗긴 순간을 제외하고)가까이 가보지도 못했다.

처음에는 느긋하게 쵸비가 마음을 열도록 시간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유튜브를 보니 몇 년 동안이나 만져보지 못했다는 영상도 많고, 그런 강아지를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정확하게 안나와있어 조금씩 조바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평생 친해지지 못하면 어쩌지?‘


걱정이 조급함이 되고, 조급함이 불안이 되어가고 있었다.

undefined
undefined

그래도 우리가 다른 곳에 가면 뭐하나 구경하러 오는 걸 보니 우리가 아주 싫은 것은 아닌 거 같아 특단의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남편이 퇴근한 어느날,


“오빠. 오늘이야.”


를 비장하게 말하고, 남편과 함께 쵸비와 옷방으로 들어갔다. 옷방으로 겨우겨우 유인해서 유튜브와 외국 사이트들의 정보를 조합한 지식을 총동원하여 쵸비의 두려움을 없애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이 있었으니, 바로 남편과 나와의 의견충돌이었다.


남편은 나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고, 나는 남편에게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 그 사이에서 더욱 혼란스러워했다.

(반려견 다루는데도 이렇게 의견이 안맞는데, 자식 키우는건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도 안간다)


결국 둘 중에 하나는 나가야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진 것은 나였다. (하지만 이때 나가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남편을 내보냈어야했다. 후회가 아주 막심하다)


남편은 그 방에서 밤새 쵸비와 합의를 보았고(그 방에서 이불 깔고 쵸비와 함께 잤다)


브런치 글 이미지 5

결국!


다음날, 일어나보니 남편에게 마음을 조금 열게된 쵸비를 마주하게 되었다.

얼마나 감격스러운 순간인가. 나도 덩달아 만질 수 있었는데, 아주 조심스럽게 만져본 쵸비의 털은 짧게 잘라 꺼칠꺼칠했다. 꺼칠꺼칠함이 손바닥에 닿을때마다 움찔거리는 쵸비에게 미안하고 고마웠다.

브런치 글 이미지 6

아침엔 손으로 밥도 잘 받아 먹고, 우리를 덜 무서워해서 너무 행복했다.



브런치 글 이미지 7

이젠 산책미션을 깨야했다!


이전 02화 내가 생각했던 강아지가 아니야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