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칼의 종류와 용도
가죽 공예를 할 때 필요한 도구들이 많은데요.
그중에서 칼은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작업을 하기 위한 처음 시작이 가죽을 재단하는 것이고, 재단이 얼마나 정확하고 깔끔하게 되었는가에 따라서 후속 작업들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가죽을 일직선으로 잘라야 하는데 삐뚫하게 자르면 접착 라인이 어긋날 수도 있고 미싱 시에는 바늘땀이 올바르지 않게 됩니다.
가죽 공예에서 재단은 매우 중요한 기초작업인데요. 이 중요한 작업에 바로 칼이 있겠습니다.
칼은 어떤 재료로 어떻게 제작하고 어디서 제작하는가에 따라서 가격과 품질의 차이가 많은 도구 중 하나입니다.
공예하시는 분들 중에는 이런 칼의 매력에 빠져 수집하시는 분들도 꽤 계십니다.
저는 수집을 하진 않고요.
필요에 따라서 여러 종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럼 제가 가진 칼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사진의 오른쪽부터 1)~8)으로 번호를 매기겠습니다.
1), 2) 티나 사의 칼은 재단할 때도 유용하지만 손으로 피할-가죽의 두께를 얇게 만듦 - 을 할 때도 좋습니다. 날의 크기에 따라서 사이즈가 여러 가지로 있으며 면적이 넓은 칼은 넓은 면적의 피할을 하는데 적합하겠습니다.
3)은 크기가 작으니 적은 면을 피할 할 때 좋습니다. 날 면이 크면 그만큼 가죽을 많이 잘라버릴 수 있기에 이렇게 작은 날이 가끔 필요합니다. 특히 이보다 더 적은 면적의 날이 필요하다 할 때는 칼 면의 일부를 스카치테이프 등으로 붙여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이 칼에는 스카치테이프를 반쯤 붙여서 사용합니다.
1)~3) 칼은 재단에도 유용하지만 손으로 피할을 해야 할 때도 사용할 수 있는 전천후 칼이 되겠습니다.
4),5)은 NT사의 칼로써 원래는 가죽공예 전용은 아닙니다만 가죽에 사용을 하기에도 문제가 없고 또 날이 무뎌지면 바로 교체할 수 있어서 가죽 공예하시는 분들이 많이 애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칼은 날이 얇기 때문에 단단한 가죽에 자를 대고 자르는 용도로는 좋지만 부드러운 가죽에 경우에는 재단 시 가죽이 밀릴 수 있어서 주의하셔야 합니다. 실제로 테스트로 한번 잘라보시길 권합니다.
6)은 좀 더 날이 얇고 칼 끝도 빼족해서 곡선의 재단에 유용합니다. 곡선은 직선과 달리 날의 방향과 힘의 방향이 서로 교차를 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힘을 주는 만큼 날이 바로바로 방향을 바꿔 주어야 재단 면이 깔끔하게 됩니다. 또 가죽에 닿는 칼끝의 면적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곡선 재단에 좋습니다. 제가 써본 어떤 칼보다도 잘 되어서 저는 이 칼을 '마법의 칼'이라고 부릅니다. 써보시면 신세계(?)를 경험하실 겁니다.
그러나 단점은 직선의 재단 시에는 아무래도 날이 얇기 때문에 좌우로 날이 흔들려서 재단 면이 직각으로 안될 수 있습니다.
7)은 일명 구두칼이라고 구두 제작에서 주로 사용을 하는, 날이 상당히 두꺼운 칼입니다. 단단한 구두의 가죽을 재단하거나 구두 밑창을 재단하기 좋은 용도로 날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통가죽으로 가죽제품들을 많이 만드는데요. 통가죽의 재단도 이 구두칼을 사용하기 편하고 우리나라 공방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계십니다. 물론 부드러운 가죽에 사용해도 만족스럽습니다.
이 칼의 제일 장점이라고 한다면 별도의 재단자 없이 가죽의 재단선만을 기준으로 재단하는 경우입니다. 가죽의 밀림도 상대적으로 덜해서 바른 정재단을 하실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가죽은 자를 대고 자르다 보면 가죽이 고정이 잘되어서 나중에 결과물이 의도치 않게 어긋날 수 있습니다. 스트랩 재단의 경우 그 차이를 확실히 보실 수 있겠습니다. 이 칼이 자없이 재단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날이 두껍고 길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곡선 재단의 경우에는 휨이 적어서 상당한 스킬이 요구되어지기도 합니다.
8)은 이름이 반월도라고 합니다. 반달 모양이라서 그렇게 부르고요. 유럽에서 그리고 아주 예전부터 많이 사용되었던 칼입니다. 이 칼을 잘 사용하는 사람은 칭찬(?)을 많이 하지만 다른 칼에 비해서 칼을 다루는 데에 연습이 꽤 필요로 합니다. 초보분들은 다소 어렵겠습니다.
저 역시 이 칼은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럼 왜 가지고 있냐고요? 순전히 모양이 예뻐서 샀습니다.
물론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일반적으로 칼의 모양과 특성에 따라서 각각 거기에 맞는 재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요. 좋은 목수가 연장 탓을 하지 않듯이 자기가 자신 있게 컨트롤할 수 있다면 어떤 칼을 쓰셔도 상관없겠습니다.
참고로 피렌체 가죽학교 쌤-성함은 마오라고 일본분이시고요. 쌤이라고 입에 붙어서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쓰겠습니다 - 은 1) 티나 칼 하나로 모든 작업을 다 하시더라고요. 칼이 무뎌지면 다시 연마하고 그렇게 오랜 시간을 계속 사용하시니 칼 길이가 점점 짧아지던데요. 그 칼의 모습이 얼마나 멋스럽던지요. 번쩍번쩍 광이 나는 새 칼보다는 이렇게 다소 낡았지만 칼 끝만큼은 백금처럼 빛나던 마오쌤의 칼이 좋고 또 그립습니다.
더 많은 칼의 종류가 있지만 저는 여기까지 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칼이 있는데 그럼 어느 것이 제일 좋은 칼일까요?
모든 도구들이 그렇듯 특히나 칼에 대해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특성과 취향에 따라서 맞은 칼을 사용하시면 그것이 최고의 칼이 되겠습니다.
실제로 많은 칼을 접해보시고 사용해서 자신의 칼을 찾아보세요.
중요한 도구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하나씩 별도의 장을 만들어서 정리하고 또 내용도 보강하겠습니다.
많이 구독해 주세요.
다음은 티나 칼을 다루는 법을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