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3대 거짓말
장사꾼의 “이거 밑지고 파는 거예요!”
어르신들의 “늙으면 죽어야지… 에고.”
노처녀들의 “시집가지 않을 거야!”
비혼주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마지막 노처녀, 노총각들의 “결혼하지 않을 거야!”라는 말은 어쩌면 더 이상 거짓말이 아닐 수 있으니 마지막 거짓말을 빼고 거기 새로운 거짓말을 더하자면
“내일부터 운동할 거야!” 쯤이 되지 않을까
마흔 즈음부터 몸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석증, 위염.. 몸살 등. 그러다 작년 피부염으로 찾아간 병원에서 혈액암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아리송 하지만 치료하지 않아도, 그리고 생명에 지장이 없는 림프종이라는 얘기를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염증과 암 사이라니… 어쨌든 염증은 염증이 아닌가. 면역력이 떨어져서 생긴 듯했다. 그래 운동을 시작하자!
동네에 레깅스를 입은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다들 무슨 운동을 그리 열심히 하는 걸까.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레깅스에 운동복이라니… 어쨌든 멋져 보였다. 머릿속에는 사지를 쫙쫙 찢고, 사뿐사뿐 날아다니며, 멋들어진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고 있는 그녀들이 상상되었다. 그래.. 나도 그럼 이 참에 시작해 볼까… 필라테스
시작은 검색이다. 맘카페를 뒤져본다. 이렇게 많은 필라테스 센터가 있었나? 역시 관심 갖는 분야만 보인다더니 이제는 필라테스 센터만 보였다. 며칠의 검색 끝에 몇 군데를 찾아낸다. 집까지의 거리, 사람들의 후기, 그리고 금액이다.
이제는 등록만 남았다. 아니 그전… 상담도 하지 않았다. 상담 한번 가는 게 뭐 그리 어려운지 매일 가던 그 거리인데 마음의 거리가 너무 멀다. 아직 운동할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것일까? 뭐 대단한 체력전을 시작한 것도 아니고, 올림픽을 앞둔 선수도 아닌데 마음의 준비까지 필요할 일인가.
다음 주면 꼭 등록하고 말겠다. 앗. 그런데 그날이네…한 달에 한번 그날이면 운동은커녕 집에서 한 발자국 떼기도 힘들다. 어차피 평생 할 운동인데 며칠 미룬다고 크게 달라지겠는가.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폭풍 같은 일주일이 지나고 내 신체에 평화가 찾아왔다. 그럼 가볼까? 앗. 다음 주에 비가 오네. 비 맞고 하는 야외운동도 아니건만 비 오면 외출 자체가 번거로우니.. 비 그치면 가 볼까.. 그래봤자 이틀인데.
그렇게 하루, 이틀… 버티다 보니 운동을 하려고 처음 마음먹었던 날짜가 한 달이 지나버렸다. 하..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 날씨예보를 보니 더 이상 비예보도 없다. 계속 화창하고 더운 날씨가 계속될 거라고 한다. 핑곗거리도 없네
다음 주에는 운동을 꼭 등록하라는 신의 계시인가… 허리가 쑤셔 온다. 역시 평소에 잘했어야 했나 보다. 다이어트도, 예쁜 몸매도 갖고 싶다. 하지만 무엇보다 통증 없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관문부터 나서야겠다. 천리길도 한걸음, 아니 운동도 현관문 여는 것부터 시작이니까.
그럼.. 우선 운동복부터 질러 볼까?
아직 시작도 안 한 운동이지만 언젠가 멋진 포즈로 태연 같은 사진을 찍을 그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