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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랑 정원예술가 Jun 22. 2017

바닷가 경계를 가꾸는  Coastal Garden

산과 들, 바다가 맞 닿은 공간을 연결하는 환경 특성별 플랜팅 디자인 

가장 플랜팅이 어려운 환경은 어떻게  정원을 가꿀까?

이런 질문을 갖고 있다면, 이 한편의 사례가 우리 모두에게 조금 영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곳은 바닷가 웅덩이, 강화도 동막해변 옆 분오 돈대 아래 300평쯤 되는 물꽝이다.

초승달을 품은 듯  다소곳이 암장 위에 올라선 돈대에서 보면 쬐그만 물웅덩이

그러나 걸어서 다가서면 암장을 배수에 두른 너무 멋진 공간이다. 

이 프로젝트는 바닷가 어항의 환경 지킴과, 어판장 손님들을 위한 쉼터를 위해 

어판장 상인들이 수십년간 버린 조개무덤과 쓰레기를 다 걷어낸 자리에 

해안정원 Coastal Garden을 만드는 일이었다 

목적은 소박하게는 쓰렉 못 버리게 하는 것이었고, 

거창하게는 바다 환경을 지키는 것이었다 .

해서 해양학회 모임에 나가, 사례 발표도 하고 추가로 더 행안부에서 30억이나 하사받은 작업이다.  

하지만 지자체 장의 당적이 바뀌며  정원은 값싼 건물이 되었고, 

나의 아름다운,  바닷가 환상섬 계획은 그때의 사진으로만 남아있게 되었다. 


돈대에선 그 옛날 서해바다를 지키는 장수의 매서운 눈이

360도 바다를 물 샐 틈 없이 지켜 내고, 그뭄과 보름달이 뜨는 만수 때가 되면 이곳은 길도 없는 바다가 된다 .

처음 갔을 때 어판장 주민들의 쓰레기 불법 투기로 여름이면 조개나 생선 썩는 내가 진동을 했었다 

그 곳을 말끔히 치우고 정리하여  흙을 채워 정원을 가꾸니, 

대부분 좋아라 박수치는데 한 양심없는 분이 오시어 쓰레기 버릴데 없앴다고 

30분동안 술먹고 악 악 소리를 질러댔다. 

그때 30분간 고갤 푹 숙이고 일만하며 그 욕을 다 먹고 

고갤 들고 한마디 물었다 "쓰레기 치우고 꽃 심어 드린게 그렇게 화가나세요?"

그리고 그 악 악 악동은 잠시 벙 처다보다 " 하여간에 불편해 " 하시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삽을 찔러 넣기만 하면 이내 바위에 부딪치는 특성으로  아카시아와, 잡풀이 우거진 돈대 아래

야생 동산은 자세히 들여다보니, 깊은 산골짜기에서 자라는 

고광나무와  산사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기타 야생화들이 골골이 숨어 피어 있었다.

신기하게 바위 산악 골짜기에 자라는 고광나무와 

산기슭의 털 없는 천도 개복숭아와 

들판에 자라는 억새와, 찔레, 산딸기나무 등이 

줄을 서듯 50m 정도의 등고선을 따라 내려오다

덜컥 23m의 좁은 공간 안에 , 염생식물인 개자울, 갈당,칠변초, 갯보리사초 등과 만나서 인사를 나누는 그곳 

그리고 이내 게 구멍에서 칠 게와 애기 짱뚱어 등이 마구 뛰어다니는 갯벌로 이어지는 공간 

그리고 좁은 도로, 관을 타고 넘어가면 세계 5대 갯벌로 이어지고, 

밀물이 찰 때면 숭어가 뱃전을 장대 높이 뛰기라도 하듯  넘나드는 곳 

강화도 화도면 분오리 분오항 분오 돈대 아래 웅덩이 

See Sea Blue Costal Garden이다  


인왕산의 산수화 같은 바위 암장들이 기세 좋은 선을 뻗어 내린 그곳에

자연느낌 더 깊은  풀꽃들을 사초류들과 섞어 

진한 해안 정원의 맛을 내는  디자인을 했다 


마침, 폐선이 한 척 있고, 또 한 척의  쓸만한 배를 기부한  선장님이 계서, 

배를 중심으로  배 정원을 꾸미기로 했다 

5월 말에서 6월 말로 이어지는 뜨거운 땡볕의  바닷가에서 

한 달을 바위에 엎뎌 지내던 끝에 드디어 

어제부로 2개월의 공사를 마치고, 1차 준공을 마쳤다


3번의 사리 밀물로 , 대조기로, 

사다 놓은 흙을 몽땅 짠물에 절이는 일이 한번

하여 다시 다 퍼내고 개흙으로  교체한 후 배 식재 

그리고 폭삭 내려준 비 덕분에 와지끈 쪼개어진 낡은 배

그리고, 이번엔 둥둥 떠다니던 배가 암초에 걸리듯, 돌에 걸려 주르륵

미끄러지며 폭삭 물에 잠겨, 다시 다 빼내고, 다시 심기


그리고 돌에 걸친 배가. 자리를 못 잡아 뜨지 못하여

다시 뒤쪽으로 물에 잠긴  갈 당에게 짠물을 몽땅 선사한 배의 물을 오늘 또 빼준다 

배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바닷물에 잠긴 부분의 짠물을 민물로 씻어준다

잉글리시 라벤다, 핑크 뮐러 등은 아직도 싱싱하다 

외곽의 장식 

마을 펜션 주인 한분이 깁스를 한 다리를 지팡이에 의지한 채 

걸어서  배의 물을 빼는 동안 구경을 하시며 말을 건다 

꽃이 아름답다고, 작품이 아름답다고

그리고 말씀하신다 ,   자기 집에 건축용품 쓰다 남은 게 있는데 

줄 테니 마음대로 쓰라고,  테라코타, 벽 장식 돌이다 

말씀하시길  " 무엇이라도 기여하고 싶으시단다" 

정원을 만드는 일이 그러하다 아름다움에 감동한 이들이 더더욱, 그 아름다움을 

위해 헌신하고픈 마음이 들게 하는 것 그래서 특별한 의도 없이도

자신과 주변의 사람들을 더 사랑하며 행복하도록 

일상을 정원처럼 아름답게 가꿔 나갈 소망을 갖게 하는 것

 

한 사람은 지나가다 묻는다, 어머 작품 전시 준비 중인가요? 

돈 대위 관광객은 아래를 내려다 보고, 손을 흔들며 사진 찍어 달라고 한다 

누굴까 그들은? 

문득 아래 내려다본 풍경 속의 정원사에게 자신들의 기념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는 

저들은, 한 장 찍었더니, "잘 나왔어요?"라고 물어온다

그들에게 그 풍경이 문득 말을걸어도, 다가가도, 함께 가까워져도 되는 

특별한 공간으로 친화의 공간으로 느껴진 모양이다. 

우리가 풍경 좋은 산행길에서 마주치는 사람에게 "좋은 시간 되세요"

라고 인사를 하며 하루를 공유하듯, 그분들도 저 아래 보이는 까마득한 공간의 부지런한 정원사의 

시간 속으로 내려와 함께 공유하고 싶었던가 보다

현장 조언을 해주시고, 함께  가꿔주신 많은 분들 사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모든것을 도와주신 어촌계장님, 한사장님, 부녀회분들, 심사 교수님, 수산녹지과분들

그 때의 공간 디자인과 플랜팅 디자인 경험은 환경 정원과, 자연정원, 가장 힘든 조건에서조차

플랜팅 디자인을 할 수 있음을 또 배우게 해 주었다. 

그리고 풍경이 아름다운 공간, 

특히 오시는 분들을 위해 정성껏 가꾼 아름다운 공간은 그렇게 그들에게

다가올 마음을 열어주는 환영과 예우와 소통의 공간이 됨을 알게 되었다

그냥 예쁜 공간이 아닌, 다가오는 사람을 최상의 예우로 대접하는 곳이 아름다운 자연 공간임을 

깨달아 환경과 공간의 예우를 배운 곳이다. 

강화도 분오항, See Sea Blue Coastal Garden을 가꾸며 그렇게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2017. 06. 22 Garden Designer   Young Gaia, 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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