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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루가 Apr 16. 2020

연예인들은 대기실에서 뭘 할까?

대기실에서 대기 시간을 보내는 방법

배우 홍보를 하고 나서는, 가요 프로그램 관련해서 방송국에 간 적은 없고, 드라마 제작발표회나 아니면 스튜디오 촬영이나 라디오 방송이 있을 때만 방송국을 찾았다. 드라마 제작발표회나 라디오 방송 같은 경우에는 딱 정해진 스탠바이 시간이 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지 예상 가능하기 때문에 그렇게 큰 대기 시간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가요 프로그램 녹화 현장이나 드라마 스튜디오 촬영의 경우에는 대기 시간이 워낙 길어서 연기하거나 노래하는 시간보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다. 


가요 프로그램 녹화의 대략적인 과정은, 일단 새벽부터 나와서 사전 녹화를 뜬다. 교차 편집 등의 여러 효과가 들어가는 경우에는 녹화 시간이 더 길어진다. 그리고 사전 녹화가 끝나면, 생방송이 시작되는 시간까지 대기! 그 대기 시간 동안은, 인싸 연예인들은 친한 연예인들 대기실에 놀러가서 같이 수다를 떠는 것도 많이 봤고, 핸드폰 게임을 하거나 커피나 과자를 먹으면서 기다리거나, 방송국 매점에 가서 간식을 사먹거나, 춤이나 노래 연습을 하거나, 잠을 자는 경우를 많이 본 것 같다. 아이돌 그룹들이 대부분 어리다보니, 보고 있으면 (그때는 나도 비슷한 또래였지만) 그냥 어린 아이들? 학생들?이 노는 것 처럼 그냥 평범해보였다. (우리가 모두들 아는 유명한 사람들이라는게 다른점이라면 다른 점이랄까) 그렇게 대기를 하고, 본 생방송에서 무대는 생방송이긴 한데 방송은 녹화 방송했던 게 나가고, 대신에 방청하는 팬들을 위해 무대를 한다. 그렇게 방송 끝날때까지 다시 대기를 하고, 마지막에 1위 후보 발표할 때 뒤에 서서 함께 1위하는 가수를 축하해준다. 대략적인 과정이 이렇다.


아직도 약간 후회 아닌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그 맛있다는 SBS 매점 샌드위치를 못먹어봤다는 거다. 분명히, 인기가요 때문에 SBS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매점에서 샌드위치 말고 그냥 음료수 정도만 사먹었던 것 같다. 그때도 인기가요 샌드위치가 유명했었는데 왜 먹어볼 생각을 못했을까.... 지금 생각해도 안타깝다. 오리지널을 맛볼 수 있는 절호희 기회였는데.


아무튼, 대기실은 그렇게 어느 고등학교 쉬는 시간의 여느 때처럼 굉장히 평범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가요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대기실에 가요 담당 기자들이 돌아다니면서 가수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보통 1위 후보이거나 오랜만에 컴백을 했거나 이슈가 되는 경우일 때, 대기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한다. 홍보팀에 미리 연락해서 시간을 잡기도 하고, 만약에 가수와 친한 기자라면 직접 인터뷰 가능한지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요즘도 대기실 인터뷰를 진행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인터뷰한 내용은 그날 방송이 끝나면 해당 무대에 대한 리뷰와 함께 덧붙여서 나가곤 한다. 아무래도 생생하게 가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 더할나위 없이 좋은 소스일 것이다. 


(이건 논외로.. 가끔, 드라마를 보면 열애설이나 무슨 사건이 터지면 기자들이 다이렉트로 직접 연예인에게 전화를 걸어서 확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가 정말 흔하다. 대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여러번 만나게되면, 기자들이 연예인과 안면을 트는 경우가 많고 그렇게 개인 번호를 알게 되면, 홍보팀을 거치는것보다 연예인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사실 확인을 하는게 더 빠르고 임팩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끔, 연예인이 홍보팀과 상의하기 전에 기자들에게 답변을 해서 곤란스러운 적도 있었다.) 


대기 시간이 길어서 피곤하기도 하고, 하도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느라고 힘들기도 했지만 좋았던 기억도 있다. 지금은 해체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한 때 내가 좋아했던 모 그룹의 활동이 겹쳐서 방송국 안에서 만날 수 있었던 기억이다. 방송국에는 PD들도 많고 관련자들이 많아서, 신인 그룹들은 모르는 얼굴들이어도 인사를 잘 하는 편인데, 그 때 내가 좋아했던 모 그룹의 모 멤버가 나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 하듯이 인사를 건네주었던 장면이 아직도 떠오른다. 그리고, 그 때 회사의 매니저랑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그 그룹을 좋아한다고 말하니, 내 이름이 적힌 싸인CD를 받아준 적도 있고.. 아직도 그 싸인CD는 잘 간직하고 있다. 


드라마 스튜디오 촬영도 비슷하다. 주로 MBC와 KBS 스튜디오 촬영 현장에 갔었는데,KBS는 여의도, MBC는 지금은 없어진 여의도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현장에 갔었더랬었다. 드라마 촬영이야말로 대기 시간의 연속이다. 나는, 보도자료로 쓸 사진을 찍거나 커피차 사진을 찍으러 잠깐 가서 일하는 경우여서 크게 대기시간이 길진 않았는데, 그래도 원하는 씬의 사진을 찍으려면 어느정도 대기가 필요했고, 배우들이라면 더 대기시간에 익숙해져야 한다. 대기 시간도 드라마 촬영의 일부라고 해야할까. 


우리도 무언가를 기다려야 할 때, 수다를 떨거나 뭔가를 먹거나 잠을 자거나 하는 것처럼, 그들도 똑같이 평범하게 대기 시간을 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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