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 2일
유독 길고 긴 겨울이었다
봄을 맞이할 준비로 설레어하는 강한 생명력 속에서
나의 겨울은 끈질기게 계절을 붙잡고 있었다
가을이 저물어갈 때에도 어김없이 이른 발걸음으로 나를 보채듯 찾아왔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것을 들이면
나의 밤은 유난히 길어졌고
하얀 입김이 눈을 찔렀다
눈물이 떨어졌다
콧잔등을 타고 반대 편 눈을 적셨다가, 뺨을 따라 마른 길을 내었다가, 이따금 귓가를 속닥이며 맴돌다가
다시 내 품으로 스며들었다
끝이 나길 바라면서도 떠나지 않았으면 한다
길고, 아주 긴 겨울이 이어지기를
계절을 붙잡고 보채던 것은 겨울이 아니라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