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것은 자기가 챙겨야 한다
이 포스팅은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마라'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마라' 첫번째 이야기 [호의가 관계의 위계를 형성하는 이유 -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적어도 호의를 권리처럼 여기진 않을 것이다] 를 보시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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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를 베푸는 것은 아름답고 고귀한 성품에서 비롯된 훌륭한 일이다.
그것은 인간이 환경에 맞게 적응해 나가는 존재이며, 불편한 것보다는 편한 것에 훨씬 더 쉽게 적응하는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적의를 가지고 함부로 대하는 상황엔 쉽게 적응하지 못하지만, 호의를 베풀고 잘 대해주는 상황에는 쉽게 적응하여 그것을 당연히 여기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 호의를 베풀면 만만하게 보고 좀 더 요구해야겠다 일부러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것을 당연시 여기게 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인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상대가 당신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이용하려는 것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누군가 잘 해주면 그것에 쉽게 익숙해지고 당연시 여기는 좋지 못한 습성 때문에 기인한 것일 뿐, 당신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 아니니 실망하거나 속상할 필요가 없다. 그저 당신의 친절이 예기치 못한 역효과를 불러온 것일 뿐이니 말이다.
만약 당신이 호의를 베푸는 사람이라면 이 글을 보고 혹시라도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호의를 베푸는 일 자체를 잘못되었다고 비난하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당신이 호의를 베푸는 것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고귀한 성품에서 비롯된 훌륭한 일이지만, 그것이 당신을 조직 내에서 힘들게 만들기 때문에 그런 훌륭한 일임에도 자제를 하라고 권하는 것이다. 즉, 당신의 행동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고 싶다.
이러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여 당신의 고귀한 성품에 흠집이 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아무리 훌륭한 성품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상대방의 뻔뻔한 태도에는 화가 나는 것이 당연하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애초에 착한 사람이 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런 글을 읽으며 고심할 필요 없이 그냥 반격을 가하고 끝냈을 것이다. 착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이런 글을 읽으며 고민을 하는 당신은 여전히 훌륭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세상 사람들은 당신과 같지 않아서, 자기것은 자기가 스스로 챙겨야지 남이 챙겨주길 바라고 있으면 안 된다. 당신의 것은 당신이 챙겨야 하고, 남의 것은 남이 챙기도록 놔둬야 한다는 말이다. 당신이 자꾸 뭔가를 챙겨주다 보면 상대방은 그것에 익숙해지고 당연한 것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니 갑자기 덜 해주거나 안 해주면 실망을 하고 당신을 원망하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즉, 당신의 성품은 아름다운 것이지만, 너무 잘 해주기만 한 것에는 당신의 잘못도 일정 부분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3편에서 계속]
이미지 출처: Raphael, The Sistine Madonna, 1512–1513, Gemäldegalerie Alte Meister, Dres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