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삶이 괴롭다면 그냥
평소보다 더 많이 자라.
-쇼펜하우어
한동안 유튜브에 떠도는 긍정의 강연들이나 자기 계발서 등을 보고 아침에 일어나서 나 자신에게 긍정의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오늘은 좋은 날이 될 거야.”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하지만 그런 행동이 점점 공허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남편이 내게 한마디를 던졌다. “그럴 시간에 차라리 잠이나 더 자라.”
마음이 불편하던 차에 남편이 그리 말하니 반감이 들었지만,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침마다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말을 반복한다고 해서 내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았고, 오히려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무기력함이 더 큰 자괴감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갑자기 그 행동을 멈추고 남편의 말대로 잠이나 더 자는 것은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자기 최면을 반복해도 큰 변화는 없었고, 오히려 일찍 일어나니 하루 종일 피곤함만 더해졌다. 그러던 중 유튜브에서 “타인을 향한 격려가 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게 되었고, 공허한 자기 최면 대신 하루에 단 한 마디라도 타인에게 진심 어린 격려를 건네보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원래 남에게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이지만, 한동안 자기 최면 연습을 해서 그런지 짧은 격려의 말들을 예전에 비해 비교적 어렵지 않게 건넬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짧은 한마디가 상대를 웃게 만들 때, 나 스스로도 조금은 더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아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꾸준히 이어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나는 또 다른 ‘해야 할 일’이라는 부담을 스스로 짊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모든 걸 잠시 멈추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건 뭘까? 내가 이렇게 나를 몰아붙이는 이유는 뭘까?”
그리고 잠깐의 멈춤은 뜻밖의 깨달음을 주었다. 내게 진짜 필요한 것은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강박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조금 더 관대해지는 일이었다. 굳이 나 자신을 몰아붙일 필요 없이 물 흐르듯 살면 충분하다는 마음을 갖게 되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작은 행동 하나에도 만족감이 찾아왔다.
이제는 억지로 일찍 일어나 자기 최면을 걸지도 않고, 남에게 억지로 좋은 말을 건네지도 않는다. 남편의 “잠이나 자라”는 말이 단순한 농담처럼 들렸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삶을 대하는 현실적인 조언으로 느껴진다. 과한 노력을 내려놓고, 부족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어쩌면 내게 가장 필요한 ‘긍정’ 인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는 삶이 복잡하고 마음이 무거울 때, 억지로 애를 쓰기보다 그냥 잠이나 자야겠다.
이미지 출처: i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