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나도 여행 가고 싶다
낼모레면 설날이다. 나는 외며느리다. 군산 시댁까지는 집에서 세 시간 걸린다. 시댁엔 일 년에 최소 열 번 이상 간다. 친정 가는 횟수보다 훨씬 많다.
사는 곳이 관광지(신안 보라섬)다 보니 남편 친구들의 방문이 잦은 편이다. 남편은 올해 65살. 퇴직을 하거나 기술이 있는 분들은 아직 현역이고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분들이 많다.
오늘도 세 부부가 왔다 갔다. 대구, 군산, 남양주에서 왔다. 이틀 전부터 여행길에 나섰다는 부부들은 특별한 일정 없이 발 닿는 대로 여행 중이라고 했다.
한 팀은 차에 차박을 할 수 있게 다 시설을 해 주말마다 여행을 다닌다고 한다. 맛집 찾아 한 바퀴 좋은 곳 찾아 한 바퀴
부럽다
나도 경제적으로 좀 여유가 있다면 남편과 이곳저곳 다닐 텐데.
오늘 점심 먹고 시댁에 가려했는데 오전에 남양주에서 온 친구부부가 다녀갔고 대구에서 온 부부와 식사를 하고 헤어지고 군산에서 남편 동창부부와 차를 마셨다. 그러다 보니 오후가 됐다. 밭에 가서 시댁에 가져갈 파ᆞ시금치ᆞ냉이ᆞ배추를 해왔다. 저녁부터 눈이 많이 온다는 소식에 내일 아침에 출발하려 했는데 오늘 오라는 시어머니 전화에 서둘러 집을 나섰다.
어느 곳은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눈이 오고 어떤 곳은 바닥이 깨끗하다.
시댁에 도착하니 아홉 시 반이다. 서둘러 밥을 먹고 어머니와 아가씨랑 이야기 좀 하다가 글을 쓴다.
요샌 차례ᆞ제사를 안 지내는 집도 많다. 일 년에 고작 네 번의 차례와 제사쯤은 그냥 그러려니 한다. 그렇지만 명절 내내 자유로운 남편 친구 부부들이 부러운 것도 사실이다.
내일은 전투적으로 명절 준비를 해야겠지.
오늘 눈 때문인지 사고 소식이 많다.
모두 안전하게 귀향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