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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연가(戀歌)

by 솔바우


뜨르르르르~뜨륵 뜨륵
오늘 밤 뻐꾸기를 날리겠어요

뜨르뜨르뜨르뜨르
잠들지 말고 기다려줘요

뜨르뜨르 뜨르르르
단풍나무 아래에서 기다리세요

뜨륵뜨륵뜨륵
거기 누구 없어요

뜨르르 뜨르르 뜨르르 뜨륵
영원히 사랑하오, 그대여



갈꽃 피는 가을마다 불면의 계절병이
한해도 거름 없이 찾아오는 이유를
선운산 석양의 꽃무릇 아래에서
우연히 그대들을 만나
어두움을 두 겹 세 겹 포개가며 이해했니라.

눈 내리는 겨울까지 그 사랑 이어질 터이니
자줏빛 골등골나물꽃은 풍천 다리에서 눈에 담고
저 중추 달은 해송에 걸어 놓은 뒤
서리층이 쌓인 땅을 사그락사그락 밟으며
베개에 고개 박고 네 사랑을 참아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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