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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장인들-3

나의 감정을 건드리는 영혼의 소리!

by BESTH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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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조성진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알게 된 것은 꽤 오래 전의 일이다.

그가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나라에도 정말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있구나.

꼭 한 번 그의 연주를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었다.


베트남에서 파견 근무를 시작하연서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일들을 경험하게 되니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 본사와 연락을 하게 될 때면 현지의 사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한국의 현실에만 맞춰주기를 바라며 모든 것을 나에게 요구할 때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 상황을 모면하는 나만의 방법을 찾으려고 애썼다.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서 몸을 움직이고, 환기도 시키고 해보았지만

방금 전 본사와 이야기했던 내용이 계속 떠오르기만 했다.

책을 펼쳐서 읽다보면 내용에 집중하게 되면서 현재의 상황을 잊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책도 읽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중에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생각나서 그의 연주를 듣게 되었는데

연주를 듣는 순간 너무 놀라서 그의 연주에 집중하게 되었다.

한동안 그 연주를 듣다보니 나의 상황을 잠시라도 잊고 지나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날부터 조성진의 연주를 시간이 날때마다 듣게 되었다.


베트남도 출퇴근 시간 차량과 오토바이의 이동이 많아서

엄청난 교통체증이 있는데 희안하게도 집부터 회사까지 출근할때는 25분이 걸리는데

퇴근할때는 그 2배인 40분의 시간이 걸리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 시간이 아까워 뭐라도 하면서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 시간에 맞는 조성진의 연주를 찾았다.


출근 시간 25분은 조성진이 연주한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들으면서 출근하면

시간을 대충 맞출 수 있었다.

Seong-Jin Cho Mozart Piano Concerto No.21


퇴근 시간 40분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들으면서 퇴근하면

4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집으로 오는 동안 주변에 아무리 차가 막히고 빵빵거려도

즐거운 마음으로 퇴근할 수 있었다.

조성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 YouTube

그렇게 베트남에서의 나의 출퇴근 시간은 조성진의 연주와 함께였다.

그 복잡하고 답답한 거리의 환경도 연주회장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한국에 복귀하고 나서도 시간이 날때마다 조성진의 연주를 감상했는데

복귀해서 내가 맡은 업무가 국제협력 업무였는데

내가 복귀하기 전까지 코로나로 인해 국제협력 업무가 중단된 상태여서

내가 이 업무를 맡으면서 다시 협력을 시작하기 위해 국가별로 제안을 하기 위한 문서를

작성해야 했다.

한 번도 작성해 본 적이 없는 내용들을 작성하려고 하니 글이 잘 써지지도 않았고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쓴 내용을 검색하고 살펴보면서

우리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조성진의 연주가 생각이 나서 잠시 들으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때 들었던 곡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이었다.

그 연주를 들으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연주를 듣고 있다보니 글의 구성이 떠올랐고

특히,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는 자연스럽게 글을 쓸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


나는 그날 이후부터 글을 써야 하는데 시간이 충분하지 않거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조성진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들으면서

작업을 진행했다.

그때가 22년도였으니까 22년부터 지금까지 조성진의 연주와 함께하고 있다.





나는 누군가 당신과 업무를 같이 하고 있는 사람이 있나요? 라고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피아니스트 조성진씨와 협업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조성진의 연주를 현장에서 듣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티켓팅을 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다는데 나는 내가 있는 어느 장소에서나 퀄러티 높은 조성진의 연주를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내가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동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그의 연주를 들으며 많은 사람들이 감동과 위로를 받고,

특히 나같이 업무를 하는데도 도움을 받는 사람이 있으니

그는 정말 진정한 이 시대의 장인이 아닐 수 없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연주를 오래오래 듣고 싶다.

그가 지치지 않고 그만의 감성으로 연주하는 곡을 다시 한 번 현장에서 들을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그를 멀리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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