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아침,
햇살은 투명했고 머릿결엔 라벤더 샴푸 향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같이 조조 영화 보자.”
그 말이 뭐라고......
나는 괜히 서둘러 준비했고, 거울 앞에서 앞머리를 다시 넘기고 또 내려보았다.
리안은 웃지 않았다.
대신, 내 얼굴을 보고
한 번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게 고맙다고 말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영화가 시작되고 한참이 지났을 무렵,
나는 스크린이 아니라
자꾸 옆자리가 신경 쓰였다.
리안의 머리가 천천히,
정말 천천히 나를 향해 돌아왔다.
그리고 아주 우연히 닿은 듯한 입술.
순간이었고, 아무 말도 없었다.
그저 스크린 속 모든 장면이
희미하게 멀어졌다.
영화가 끝난 후,
리안은 아무 대사도 기억해내지 못했다.
나는 바보처럼
그 장면을 설명하려 들었고,
리안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아니, 영화 내용은 하나도 기억 안 나.”
그 말이, 나를 더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