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영화는 오래전부터 핑계였다.
그저 너와 아침 공기를 함께 마시고 싶었다.
네가 고개를 돌렸을 때,
머릿결에서 라벤더 향이 살짝 스쳤다.
나는 그 순간을 다시 맡고 싶어서
스크린보다 너를 더 많이 바라봤다.
입술이 우연히 닿았을 땐,
이건 실수라기보단......
꿈꾸는 사람의 무의식처럼 느껴졌다.
영화관을 나오며,
나는 말이 없었다.
“기억 안 나”라고 한 건
사실 내 작은 고백이었어.
근처 공원으로 걸어갔다.
너는 바보처럼 영화 내용을 설명하려 애썼고,
나는 그 표정이 사랑스러워서
또다시 웃고 말았다.
그때 갑자기
비둘기 떼가 공원 잔디 위로 날아들었다.
너는 “꺅!” 하고 외치며
팝콘을 놓쳤고,
비둘기들이 달려들었다.
우리는 웃으며 도망쳤다.
그날 너는 정말 많이 웃었고,
나는 그 웃음이
다시는 잊히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