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봄, 내가 너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걸 알기까지 한 계절이 걸렸다.
그리고 너를 잊기까지......,
몇 년이 필요했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현재 소이 시점]
봄의 햇살이 유난히 맑았다.
분홍빛 벚꽃이 캠퍼스를 물들이고,
눈부신 햇살 아래 그림자처럼 앉아 있던 나는
오랜만에 ‘그 이름’을 떠올렸다.
리안.
이 계절이 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
그리고,
한 번도 제대로 떠나보낸 적 없는 사람.
그날 핸드폰에 저장된 그의 번호 앞에서
손이 잠시 멈췄다.
통화 버튼을 누르는 건,
아직도 내게 너무 많은 용기를 요구했다.
“잘 지내?”
“...... 나, 사별했어.”
그 말이 입에서 떨어지기까지
몇 번을 연습했는지도 모른다.
오래전 끝난 줄 알았던 기억이
창밖 햇살처럼 문틈으로 스며들었다.
서랍 안에 고이 접어 넣었던 이름.
잊었다고 믿고 살았던 얼굴.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네가 걷던 길목에서
바람이 머뭇거렸다.
그게 시작이었다.
다시 너라는 계절이,
내 안으로 걸어 들어온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