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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tter Me 김진세 Sep 08. 2023

행복하게 사는 나

BetterMe: 24개의 더 나은 자아로 1년 살기 프로젝트

세계 행복 보고서 

    유엔 자문기관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_UN Sustainable Develpment Solutions Network는 매해 지난 3년의 데이터를 모아 세계 행복 보고서를 발표한다. 2023년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총 137개국 중 행복 순위 1위는 핀란드였고, 2위는 덴마크, 3위는 아이슬란드였다. 미국은 15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57위였다. 흥미롭게도 일인당 국민소득이 하위권에 있는 나라들 중 행복지수가 한국보다 높은 나라들도 있었다. 니카라과는 40위, 엘살바도르는 50위, 온두라스는 53위였다. 국가별 행복 순위를 보면 개인적인 생각으로 행복하지 않을 것 같은 나라가 행복할 것 같은 나라의 순위보다 높은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이스라엘은 4위로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보다 앞선다. 18위인 체코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보다 행복 순위가 높다. 그 이유는 아마도 행복을 측정하기 위해 선정한 행복의 요인 때문 일 것이다. 이 설문은 일인당 국민소득, 사회적 지지,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평균 연수, 삶의 선택과 관련한 자유, 관대함, 정부 부패에 대한 인식도가 행복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이런 국가의 순위를 보고 동의하지 못하는 개인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 보다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나는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말할 수 도 있다. 행복은 내가 살고 있는 나라보단 내가 살고 있는 주관적인 상태에 더 많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행복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서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여기에 행복하게 사는 나를 위한 7가지 필수과제를 정리해 보았다.

  

필수과제 1: 행복을 정의하고 일어나는 일들에 '행복 스티커'를 붙일 것

    행복한 자아로 살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행복을 정의 내리는 일이다. 만약 우리가 스스로에게 행복하고 싶은지 물어본다면 아마 거의 모두가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어떤 것이 행복이냐고 다시 질문한다면 그것을 쉽게 대답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정작 자신이 느끼는 행복을 언어로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것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행복을 무엇인가를 통해 기쁨, 즐거움, 만족감, 안녕감 등으로 자신의 내면이 꽉 채워지는 느낌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전적 정의를 기본으로 행복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는 것이 가능하다. 행복은 굉장히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개념이면서 동시에 사회 문화적인 영향을 받는다. 또한 행복은 신체, 심리, 관계, 영적인 영역을 아우르는 다차원적이고 복합적인 개념이다. 때문에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는 요소가 나의 행복과는 상관이 없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내가 행복을 느끼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은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사실 하나는 나에게 행복은 어떤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어야 행복을 만들고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행복의 정의를 내렸으면 그다음은 크고 작은 일상에 행복이라는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 우리가 무엇이 행복인지 알았으니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이것을 통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행복의 순간들을 붙잡아 깊게 음미하고, 오래 기억하는 일이 가능하다.   

    필자는 아이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함께 플로리다의 디즈니월드에 간 적이 있다. 여행 둘째 날 매직킹덤에서 매일 밤 진행되는 불꽃놀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추적추적 오고 있어서, 준비한 우비를 입고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아이는 화단 난간에 올라가 앞에 서 있는 나에게 업히듯이 기대고 있었다. 시간이 되자 매직킹덤을 배경으로 화려한 불꽃쇼가 시작됐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 속에서 맞대고 있는 아이의 뺨에서 전해지는 온기, 엄청난 소리와 함께 터지는 화려한 불꽃, 함께 이 순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감사함이 어우러져 마음이 따뜻하게 채워졌다. 나에겐 그것이 미리 정의해 둔 행복이었다. 나는 심리 상담가의 직업병 탓에 아이에게 행복 스티커를 붙이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아빠랑 같이 이렇게 불꽃놀이를 보고 있는 이 순간을 우리 행복이라고 부르자. 알겠지? 오래오래 기억해!"라는 나의 말에 아이는 고맙게도 알겠다고 대답해 줬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하여 어딘가 특별한 곳에 꼭 가야 하거나 무엇을 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서 느꼈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사람과 공유하는 순간, 온기를 전하며 연결됨을 확인하는 순간, 서로의 존재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은 일상에서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순간은 모두 행복 스티커를 붙일 수 있는 것들이다. 이것을 위해선 우리가 조금 더 의식적으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 이것은 작은 순간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매 순간 행복을 의식하며 사는 것이다.

    물론 행복이 인생의 최종 목표인 것처럼 몰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인생의 속성을 고려할 때 행복에 대한 집착은 오히려 많은 실망과 자기 연민을 가져올 수도 있다. 우리 주변엔 노력하고 기대한 만큼 행복할 수 없음을 확인하는 순간 '내 팔자가 그럼 그렇지'하고 행복 추구를 아예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의 목표는 행복으로 넘치는 삶이 아닌 행복으로 잘 기능하는 삶이다. 이제 행복을 나만의 언어로 정의하고, 행복 스티커를 붙이기를 시작해 보자.  


필수과제 2: 행복을 구성하는 나만의 기반 정서를 통해 그것을 음미할 것

    행복한 자아로 살아가기 위한 두 번째 필수과제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데 기여하는 긍정 감정들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정의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에겐 그 의미와 적용이 여전히 막연할 수 있다. 행복을 많이 경험해보지 못한 유년시절을 겪었거나,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긴 경험을 한 사람들, 또는 오랜 시간 삶에 무게에 짓눌려 살아온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이럴 땐 행복으로 수렴되는 기반감정들을 찾는 것이 행복감과 존재의 안녕감을 획득하는데 유용할 수 있다. 행복을 불러올 수 있는 감정들은 다음과 같다.

    행복 기반 감정들을 정리한 후엔 그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삶의 순간들을 떠올려보기 바란다. 생각보다 더 많이 그리고 자주 그런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을는지도 모른다. 삶의 영역 곳곳에 자리한 긍정 감정의 요소들을 인식하고 경험하며 우리의 생각하는 구조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씩 바뀔 수 있다. 이것은 우리로 하여금 행복을 경험하고 수용하는 일에 열린 마음을 갖게 할 것이다. 결국 우리는 즐거운 일을 경험하며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삶, 감사함이 느껴질 때 행복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삶,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이 있기에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필수과제 3: 언어 표현을 통해 행복에 생명을 불어넣을 것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세 번째 필수과제는 행복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느끼는 행복을 언어를 사용하여 외부로 표현하는 것을 통해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이는 행복이 영향력을 갖게 된다는 말이다. 먼저 우리는 "행복하다"는 말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이 그 감정을 인식하고 느꼈음을 인정하게 된다. 이것은 나도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음을 자기 자신에게 확증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곧 나도 행복할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자기 확신을 강화시킨다.

    또한 행복의 언어표현은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변화시킨다. 우리가 행복함을 밖으로 드러낼 때 그 감정은 타인과 공유된다. 이를 통해 그 사람을 나의 행복에 초대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것은 나의 행복을 궁금해하며 지지하는 반응 곧 외부 인증을 얻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나의 행복이 가치 있다는 생각을 강화시킨다. 뿐만 아니라 나의 행복 표현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의 기분을 행복하게 전환시킬 수도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감정 전염_emotional contagion에 대한 연구들이 시작되었다. 다른 사람의 표현과 목소리, 자세, 동작까지도 자동으로 따라 하고 동기화하여 결국은 자신의 감정으로 수렴하는 현상을 말한다. 소위 우리가 '해피 바이러스'라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말이다. 나의 행복 표현으로 내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 표현의 쑥스러움은 이겨낼 만하지 않을까? 그 시작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처음은 혼잣말로 시작하면 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느끼는 첫 감각을 행복으로 연결시켜 보자. "하루를 나무향기와 시작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정도면 충분히 좋은 시작이다.


필수과제 4: 지속적인 자기 수용을 통해 적절성을 확보하여 행복의 기반을 다질 것

    행복한 자아로 살아가기 위한 네 번째 필수과제는 자신의 소중함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고 누리는 것이 전혀 어색한 일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이다. 일생 어렵게 사신 부모님을 모시고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 갔다고 생각해 보자. 엄청 비싼 메뉴판의 가격을 확인하고 난 후의 부모님의 반응은 어떠할까? 아마도 왜 이렇게 비싼 걸 먹냐고 화를 내시거나 내가 이런 걸 먹어도 되냐며 어색해하실 수 있을 것이다. 식사하는 내내 가격과 서비스를 부담스러워하시며 나온 음식도 함께 하는 시간도 충분히 음미하지 못해 대접하는 자녀의 마음이 오히려 불편해질 수도 있다. 여기서 우리는 돈을 내어 대접하는 자녀가 생각하는 부모님의 존재 가치와 부모님이 생각하는 자신의 존재 가치가 다름을 확인하게 된다.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행복을 자신에게 허용할 수 있는지와 직결되어 있는 굉장히 중요한 이슈다. 내가 이런 시간을 누려도 되는지, 내가 이런 것을 먹어도 되는지, 내가 이런 곳에 있어도 되는지, 내가 이런 사람들과 어울려도 되는지, 내가 이런 것을 꿈꿔도 되는지, 나에게 이렇게 금전적으로 투자를 해도 되는지... 이렇듯 자신에게 쉼 없이 던지는 내 존재에 대한 적절성에 대한 질문에 멋지게 그렇다고 답을 해주면 어떨까? 나는 지금 있어야 할 곳에 있고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은 타인에게선 도통 얻을 수없다. 우리의 가치를 깎아내렸던 수많은 과거의 메시지들에 작별을 고하고, 빼앗긴 자기 정의의 힘을 되찾길 시작하자. 거기서부터 행복은 내 안으로 들어오며 또 타인에게 흘러가게 될 것이다.  


필수과제 5: 타인과의 연결됨을 행복의 필수요소로 여길 것

    행복한 자아를 위한 다섯 번째 과제는 행복을 위해 타인과의 연결됨을 확보하는 것이다. 혼자서는 우리가 행복할 수 없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단절된 상태에서는 행복하기가 어려움을 말하고자 함이다. 타인과의 연결됨은 인간의 기본 욕구다.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상태에서 인간은 쉽게 슬픔과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그 감정들은 우울과 절망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태 위에 행복을 얹는 것은 쉽지 않다. 내향적인 사람들이 관계 안에서 피로를 느끼고 혼자서 있는 시간에 더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것은 만날 수 있는 사람들 곧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이야기다. 아래의 상태를 함께 들여다보자.

내가 여기에 있음을 아무도 원하지 않는 상태

내가 여기에 있음을 아무도 관심이 없는 상태

내가 여기에 있음을 누군가 인식하는 상태

내가 여기에 있음을 누군가 관심 있어하는 상태

내가 여기에 있음을 누군가 고마워하는 바라는 상태

내가 여기에 있음으로 누군가 행복해하는 상태

    내가 여기에 존재하고 있음을 누군가 바라보고 있고, 그것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우리가 숨을 쉬며 살아가는 것의 의미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내 존재를 고마워하고 나로 인해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면 하루 걸음에 더욱 힘이 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은 훨씬 수월하게 된다. "나는 아무도 없어도 괜찮다"는 말은 건강한 자기 위로다. 하지만 행복을 위해 연결될 수 있는 사람들을 찾기를 시작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다. 나의 존재를 알아줄 수 있는 대상과 의미 있는 일들을 시작하는 것으로 행복함을 쌓아가길 바란다. 때론 이타적인 마음으로 건강한 수준의 희생과 함께 도움의 손을 내밀고, 그 사람이 마음껏 쓸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고, 단단한 마음의 펜스를 열고 들어와 쉴 수 있게 공감해 주라. 그것은 우리에게 "우리가 여기에 있음을" 행복해하는 것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필수과제 6: 행복을 위해 제한된 인지구조를 극복할 것

    행복을 멀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통해 생각을 이어가 보자. 상담의 현장에선 다양한 이슈로 고통받고 있는 내담자들을 만난다. 그들은 정신질환, 스트레스 관리, 낮은 자존감, 애도와 상실, 감정조절의 어려움, 대인 관계 문제, 삶의 의미 부재, 개인 성장의 정체 등을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한다. 저마다 어려움의 원인도, 종류도, 크기도, 감당할 수 있는 능력도 다르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은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다. 아래의 상담 대화를 살펴보자.


상담자: 소희 씨가 이렇게 웃는 모습을 보니 이젠 행복하겠다 싶어요.

내담자: 그렇지만 선생님, 행복은 아직 제겐 어울리지 않아요.

상담자: 그때 친구분들과 주말 모임에서 많이 웃고 떠들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었잖아요. 그건 행복이 아닐까요?

내담자: 그건 행복이라고 하기엔 뭔가 아쉽고 부족해요. 그냥 사라져 버렸어요. 그런 감정을 느끼기 위해 계속 사람들을 찾는 것도 제가 관계에 의존하는 것 같아서 싫고요.

상담자: 그렇게 위로가 되는 사람들을 찾아서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은 건강한 자기 관리가 될 수 있는데..

내담자: 네, 그건 우리가 계획한 것이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왠지 행복이란 것은 그렇게 노력을 하면서 얻는 것은 아닐 것 같아요. 좀 비참한 행복이랄까요?

상담자: 비참한 행복이란 게 어떤 의미일까요?

내담자: 왠지 어린 시절 엄마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노력하던 때가 떠올라서요. 엄마가 시키는 일은 뭐든지 하던 착한 아이였던 제가 좀 비참하게 느껴지거든요. 엄마는 결국 오빠를 더 사랑했으니까요. 행복은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선물처럼 주어지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이 상담대화에서 우리는 우리 안에 자리하고 있는 행복을 제한하는 생각의 프레임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니까 나는 행복할 수 없다', '이러니까 나는 행복하면 안 된다', '이런 것은 행복이 아니다' 등의 생각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런 생각과 함께 행복에 대한 조건을 까다롭게 만든다. 그 많은 조건들에 갇혀 우리는 행복할 수 없는 사람들이 되어간다. 행복을 제한하는 내면의 질문들을 적고 고민하기를 시작해 보는 것은 도움이 된다.

홀로 계신 부모님을 두고 부부끼리 여행을 가서 행복할 수 있을까?

아픈 아이가 있는데 사람들을 만나서 웃으며 행복한 시간을 갖는 것이 괜찮을까?

이렇게 좋은 것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것이 나의 내적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애써서 얻어내는 행복이 과연 행복일까?

     그리고 자신에게 합리적인 답을 적어본다. 그 무엇도 정답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는 답을 준비하는 과정은 내 행복을 결정짓는 힘을 확보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내 배우자가 행복을 희생당할 필요는 없지. 그리고 홀로 계신 부모님과는 따로 좋은 시간을 마련하면 될 거야.

내가 행복하지 않게 살아가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면 되겠지. 내가 행복한 시간을 갖는 것으로 아이를 돌보는 긴 여정에 힘을 얻을 수 있으니 그 시간도 의미는 있어.

작은 행복과 큰 행복, 일시적인 행복과 영속적인 행복에는 균형이 필요해. 나의 내적 가치는 균형을 갖출 수 있는 능력으로 결정될 거야.

    당분간은 '주어지는 행복' 보다는 '얻어내는 행복'에 집중하자. 내 삶에 자연스럽게 찾아온 행복이 진정한 행복인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일상을 유지하는 것도 버거운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가 기다리는 그 행복은 매우 드물게 찾아오거나, 천천히 찾아오거나, 너무 늦게 찾아올 수도 있다. 때문에 우리가 행복을 만들어 자신을 긍정정서로 채우는 일을 하는 것을 어색해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것은 그럴싸한 자기 돌봄이다.


필수과제 7: 행복의 종착지를 설정해 둘 것

    행복한 나로 살아가는 것을 위한 마지막 과제는 스스로가 답할 수 있는 '행복의 이유'를 정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행복을 많이 반복하던, 큰 행복을 멀리 두고 만들어가던 우리에겐 왜 우리가 그 행복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행복의 종착지 곧 내가 행복함으로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을 통해 의미를 상실한 채 행복에 매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이는 행복하며 공허하게 되는 것을 막는다. 일종의 안전장치다. 또한 나에게 납득이 되는 행복추구이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과 판단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 내 행복을 지키는 펜스를 세우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행복을 저해하는 부정 정서를 빨리 알아차려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행복의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행복 그 자체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 많은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은 것을 이유로 삼는다. 불행하게 일생을 살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보며 한 결심이다. 또 다른 이들은 행복한 자신을 통해 자녀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어 한다. 자신이 너무 늦게 알아버린 행복의 중요성을 자녀들이 배워 삶을 더 풍성하게 살기를 바라는 바람이다. 어떤 이들은 행복을 통해 맡겨진 역할을 더 잘 감당하기를 원한다. 행복한 모습으로 일을 하며 누군가를 웃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자신의 삶의 의미라고 설명하는 이도 있다. 어떤 이들은 행복의 이유를 그저 내면의 평화를 얻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이렇듯 행복은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고, 행복을 통해 이룰 것들에도 가치가 있다. 물론 지금 만들어 둔 이유는 나이를 먹어가며 바뀔 수 있다. 우리가 알게 되는 세상이 더 넓어지고, 우리는 더 지혜로워질 테다. 그 과정에서 행복함에 대한 의미 또한 바뀔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유를 알고 있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의 차이는 크다.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내가 왜 행복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시작해 보자. 그 작은 의미로 행복한 자아로 살아가는 일에 힘을 얻으면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다.


    제시된 7가지 필수과제를 통해 행복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행복하게 사는 나를 기대하자. 시간과 힘을 들여 행복을 채우고 나면, 우리 내면에 자리한 고유의 탄력성이 그 기능을 회복하기 시작한다. 그 탄력성이 운명과 팔자로 표현되던 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튕겨낼 것이다. 이때 우리는 웰빙_Well-being과 웰두잉_Well-doing을 모두 잘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점점 자신의 삶을 디렉팅 하는 일이 수월해지고 더 많은 일을 보란 듯이 더 멋지게 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성장 그룹을 위한 나눔 질문

1. 내가 내린 행복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내가 이번 달에 사용할 수 있는 행복 스티커 5장이 있다면 어디에 붙이고 싶나요?

2. 어떤 감정을 느끼고 나면 우리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언제 그런 감정을 느껴봤나요?

3. 최근 느낀 행복을 언어로 표현하고, 그걸 들려주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지 그리고 왜 들려주고 싶은지를 나눠봅니다.

4. 나는 행복할 가치가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들었거나 배웠던 적이 있나요? 그것은 어떤 것들인가요? 어떻게 수정하고 싶은가요?

5. 지금껏 살아오며 아래의 상태를 느꼈던 적이 있나요? 구체적 사례와 함께 그 상태에서의 내가 느낀 정서도 함께 나눕니다.

내가 여기에 있음을 아무도 원하지 않는 상태

내가 여기에 있음에 아무도 관심이 없는 상태

내가 여기에 있음을 누군가 인식하는 상태

내가 여기에 있음을 누군가 관심 있어하는 상태

내가 여기에 있음을 누군가 고마워하며 거기에 존재하길 바라는 상태

내가 여기에 있음으로 누군가 행복해하는 상태

6. 내 안에 있는 행복을 제한하는 생각의 프레임을 적어봅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꿀 수 있는 합리적인 답안들을 제시해 봅니다. 나에게 행복의 종착지 곧 내가 행복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나눠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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