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명철 Dec 17. 2019

야근을 지각으로 퉁치기

알람 10개 맞춰본 사람 푸처핸썹

1년은 365? NO! 400일을 사는 남자


월요일 새벽 5시 반. 


알람소리가 들린다. 3분 간격으로 맞춰 놓은 10개의 알람이 차례로 울리기 시작한다. 눈은 그대로 감은채로 손의 감각에 의지해 핸드폰을 움켜쥔다. 그리고 종료버튼을 누른다. 하나씩 하나씩 끄다보니 7번째 알람 소리에 눈을 뜬다. 그리고 일어나면서 나는 외친다.  

   

“이런 X같은 회사 진짜 가기 싫다!!”     


물론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냥 매일 아침 일어나며 단골로 하는 멘트다. 이미 내 몸은 뛰어난 반사 신경으로 알람에 맞춰 자동으로 일어나있다. 무거운 몸과 마음을 이끌고 터벅터벅 화장실로 걸어가 양치하고 머리를 감는다. 그리고 10번째 알람을 끈다.     


“아 진짜 회사 가기 싫다! 진짜 진짜 진짜 가기 싫다!”     


물론 이 말도 듣는 사람은 없지만 혼자 하는 단골멘트다. 그렇게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한숨을 벅벅 내쉬다 순간 깨닫는다. 출근해야지! 더 지체하다가는 지각이 분명하기에 대충 옷을 입고 문밖을 나선다. 그렇게 바라고 원하던 취업이었는데……. 

젠장.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이젠 몇 년 지났으니 적응할 법도 한데 고통스러운 아침맞이가 몇 년째 똑같이 반복 중이다. 


피로가 극에 달하는 목요일 새벽 5시. 여느 때와 똑같이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3분만 더 자야지 하며 다시 눈을 감는다. 두 번째 알람이 울리고 자동적으로 알람을 꺼버렸다. 그리고 ‘3분만 더 자야지’ 하며 눈을 감는다. 10번 알람까지 있기에 걱정 없이 다시 눈을 감았다. 분명 3분이 지났을 거라 생각하고 눈을 떴다. 밖이 환하다. 이건 분명 꿈일 거야. 스스로를 위로하며 가만히 생각해본다.      


“오늘 일요일이겠지?”하며 느긋하게 일어나 핸드폰을 보니 정확히 찍혀있다.   

  

[목요일 현재시각 9시. 그리고 부재중전화 5통.]      


“망했다. 젠장! 그지 같네!”하며 옷을 대충 걸쳐 입고 까치집 지어진 머리 그대로 회사로 냅다 달렸다. 가는 내내 속으로 얼마나 욕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가는 내내 선배의 전화가 빗발친다. 앞에 있지도 않은데 마치 앞에 있는 것처럼 연신 고개를 숙이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시전 한다.


조심조심 사무실 문을 열기 전 부모 잃은 표정과 반성하는 연기로 출입문을 연다. 그리고 상사들의 자리가 비어있음을 알아챈다. 

내 모습을 빤히 쳐다보며 선배가 말한다.     


“너 운 좋다. 아침부터 본부장님 회의 있다고 다들 공석이야.”

“예쓰!” 나도 모르게 외친 소리에 선배는 고개를 젓는다.     

가끔 이런 날도 있어야지 회사 다닐 맛 나지! 그래서 제안한다. 


혹시 야근과 출근시간 좀 퉁치면 안될까요?     

#이곳은군대인가회사인가

#알람은10개가기본

#지각은야근으로퉁칩시다 

#회상생활로또당첨

이전 02화 또 눈감고 밤을 새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