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수다 @ 요세미티 Yosemite National Park
친구를 만나러 커피숍에 갔습니다. 얼마 전 다녀온 여행은 어땠냐 물어봅니다.
그리고 신나게 여행 가서 느낀 점과 관광했던 것을 이야기하며 떠들다가, 의식의 흐름대로 뜬금없는 아무 이야기로 넘어가는 우리들의 수다.. 코비드 팬더믹 동안, 전에 항상 떠나던 여행이 그리웠고, 커피 브레익이 부쩍 필요했던 그때... 친구와 침 튀기며 이야기하던 비말 토크가 그리웠어요..
아이들은 캠핑을 가고 싶어 했어요.
캠핑을 가본 적이 없어서, 그저 어디 놀러 가서 텐트에서 잔다고 생각하는 거 같았어요.
엄마, 아빠는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라, 텐트를 짊어지고, 캘리포니아 낯선 곳에 자리 잡고, 낑낑대며 텐트를 설치하여 밤새 곰의 습격에 안전하게 캠프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엄마는 미안해요. 글램핑도 알아보긴 했으나 항상 자리는 없었고, 한해 한해 미안한 마음으로 지나갔어요. 심지어 집 마당에 텐트를 세워주기도 했지요.
그러던 중 오토캠프(Auto camp)가 요세미티 국립공원 근처에 생겼다고.. 오토캠프에는 에어스트림(Airstream)이 여러 대가 있고, 그 외에 컨테이너처럼 생긴 엑세서블 룸(Accessible suite)이나 텐트, 캐빈으로 구성되어 작은 타운을 이루어놓은 일종의 글램핑 하는 곳이라고 할까요.. 준비할 것은 음식만 가져가면 되어요. 생긴지 오래되지 않고, 리뷰도 좋아서 친구네와 예약하고 놀러 갔어요.
반짝반짝 광이 나는 실버 에어스트림이 나무 중간중간 비치되어 있는 모습부터가 갬성 자체였어요. 내부는 RV카와 비슷해요. 작은 공간에 마치 소꿉놀이를 하는 거 같은 주방 공간. 기본만 할 수 있는 작은 싱크대, 이쁜 머그잔과 수저세트가 커플을 위한 것인양 두 세트씩 준비되어 있고 그외 미니 냉장고, 전자렌지, 약간의 조리기구, 식기류, 커피머신등이 한쪽 벽 붙박이장 안에 비치되어 있어요. 미니멀라이즈한 침실 공간에는 아무것도 없는 듯 하나, 들여다보면 하나하나 신경 써서 고른듯한 문 손잡이들과 전구, 감성 있는 작은 소품과 작은 사진들로 장식되어 있었고, 에어스트림 뒤쪽에 위치한 샤워실과 화장실에도 수건과 목욕 용품들이 정갈하게 정리 되어있어요.
들어서자마자 그 공간이 귀여워서 마치 아이들의 인형 캠핑카에 들어온 느낌이었어요. 수동으로 여는 작은 창문들을 하나하나 열어 환기를 시켜줍니다. 작은 공간이 가족들에게 답답할 줄 알았으나 오히려 소꿉놀이처럼 마냥 즐겁기만 했어요.
식사는 주로 애어스트림 밖에 있는 테이블에서 먹고, 바베큐도 구워 먹을 수 있게 잘 준비되어 잇어요. 차 밖으로 나와 그 주변 길을 거닐다 보면 작은 호수가로 이어진 산책로도 나오고, 키 큰 나무들에 신선한 공기도,, 어느덧 코비드를 잊게 해 줍니다.
클럽하우스 앞 넓은 마당에 모닥불을 피우고, 느지막한 오후가 되면 작은 밴드가 와서 라이브 뮤직 공연도 합니다. 노랫소리에 아이들은 앞에서 뛰어놀고, 잔디밭에 부모랑 뒹굴기도 하는 아기들, 의자 깊숙이 몸을 기대고 종일 걸었던 하이킹의 피로를 칵테일과 함께 푸는 사람들. 이곳이 천국이 아닌가 싶었어요. 당시 코비드 백신이 나오기 전에 갔었는데, 그곳은 코비드란 전쟁통에서 동떨어진 다른 세상 같았지요.
새벽에 일어나 모닝커피를 마시러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녁형 인간이라 새벽 기상을 좋아하진 않아요. 그런데 이날만큼은 절로 눈이 떠지는데,, 숲 속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공간에, 차가운 듯 시원한 공기 사이로 새벽 새소리가 들려옵니다. 제가 좋아하는 몇 안 되는 새벽 시간 중 하나네요. 걸어가는 내 발자국 소리.. 를 즐기며 살짝 언덕으로 올라가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됩니다.
거기에 모던한 건축물이 서 있었는데,, 이 공간에 대한 누군가의 고심과 정성의 흔적이 들어간 듯한, 다른 캠프장과 차별화된 모던한 건축물을 보고 므흣했습니다. 그 건물은 그 산에 있지 않게 생긴 컨템퍼러리 스타일의 세련된 작품이었습니다. 세련되었다고 표현한 이유는, 미국 시골엔 주로 오래된 산장(Cabin) 스타일 건축물이 많거든요. 특히 캘리포니아 국립공원들은 대부분 클래식한 스타일의 건축물을 계속 사용하고 있지요. 어떤 지역은 그 동네의 느낌을 고수하기 위해 새로 들어오는 가게들 간판부터 건물까지 예전 디자인과 스타일 그대로 지어야 허가를 내어줍니다. 사족이 길었네요,,
그 세련된 곳은 클럽하우스로, 캠퍼들이 체크인 아웃도 하고, 음식과 물건, 장작 등을 살수 잇는 매점도 있고, 칵테일과 맥주 같은 알콜음료도 살수 있는 바(bar), 따뜻한 벽난로를 갖춘 쉼터를 제공하는 캠퍼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새벽에 가면 매점 옆에 커피포트들이 줄 서 있고, 그때 따뜻한 하우스 커피를 마실 수 있지요. 커피 한잔 들고 나와, 패티오에 싱글 침대 사이즈만큼 큰 흔들의자에 앉아 혼자 새벽 멍을 때려 봅니다.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저만의.. 시간과 공간.
새벽 숲 속 나무 향과 갓 내린 고소한 커피 향은 세상 어떤 향수보다 더 귀한 내음입니다.
가이드 편
* 요세미티 국립공원
요세미티는 훌륭한 자연경관이 펼쳐진 캘리포니아 국립공원 중 하나다.
계절마다 느낌이 다르다고 하는 곳으로 실제 그곳을 다녀온 후 다시 다른 계절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우선 우리는 오토캠프장에 숙소를 마련했으므로 차를 타고 30여분 정도 가야 했다. 입구로 진입하여 들어오다 보면, 브라이들 베일 (braidalveil fall) 폭포와 큰 바위산이 장관을 이루며 반겨준다. 요세미티는 규모가 큰 국립공원이라 며칠 여유를 두고 하이킹 계획을 추천하고, 그 안에서 하이킹, 암벽 타기, 자전거 타기, 계곡 수영 등 여러 가지 액티비티를 할 수 있다.
자전거 렌트도 가능하다. 걸음이 더디고,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아이들은 스쿠터를 타고 달려도 너무 행복해한다. 경험상으로, 함께 간 5-8살 아이들 넷은 줄곧 스쿠터를 타고 산 위 폭포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헬맷을 쓴 작은 아이들이 자전거는 들어갈 수 없는, 자이언트 세코이아 나무 사이 산책로에서도 스쿠터를 타고 쉼 없이 달렸다. 만약 걸어갔더라면 아주 힘들게 올라갔을 많은 곳들을 불평이나 짜증 없이 즐겁게 잘 해냈었다.
공원 내에는 호텔이 있고, 캠프장이 있는데 대부분 예약이 그 해 오픈되자마자 금세 차 버린다. 주로 연초에 오픈하는데, 예약 창을 여러 개 띄우고 겨우 예약을 하는 친구들도 간혹 있다.
랜드마크로 하프돔 (Half Dome)이 있는데, 우리 일행은 아이들이 있어 올라가지 않았지만, 계절과 날씨에 따라 등산객들이 올라갈 수 있다. 사고가 많은 곳이라 꼭 안내를 따라 행동해야 하는 곳이다. 그 외에 요세미티 내에는 거대한 세코이아 나무 사이를 걷는 Tuolumne Grove of Giant Sequoias와 같은 산책로와 하이킹 트레일들, 계곡들, 여러 폭포들이 있고, 캘리포니아 지층을 구경할 수 있다.
또한 그곳은 자연 야생 동물 서식지이다. 그래서 하이킹을 하다 보면 공원 내 곰가족들도 볼 수 있는데, 특히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는 분들은 음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곰은 멀리서도 음식 냄새를 맡고 내려오기에, 곳곳에 알림 및 경고 푯말들이 있다. 쓰레기통도 곰이 함부로 부수거나 열 수 없도록 무거운 쇠로 만들어져 잇고, 쓰레기를 버린 후 문을 꼭 닫아주어야 한다. 곰과 같은 야생 동물과 산불의 조심성 때문에 국립공원 측은 엄격히 관리하는 듯해 보였다.
출발 전 여러 전망대를 중심으로 하이킹 트레일 계획을 잡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한 아이들이 있는 부모라면 너무 욕심 내지 않고, 언젠가 다시 올 거라는 마음으로, 굵직한 주요 몇 군데만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래도 이틀이 걸렸다. 하이킹 도중 중간중간 트레일을 벗어나 흐르는 물과 돌멩이 사이에 손이나 발을 담가 쉬어가는 것도 좋은 추억이었다.
여행 전이나, 여행 중에도 웹사이트에서 현제 상황과 뉴스를 체크해봄도 강조하고 싶다. 일년 계절마다 요세미티를 방문하는 지인들이 있을 만큼 그곳은 넓고 광활하며, 자연과 함께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요세미티 내 캠핑 안내 https://www.nps.gov/yose/index.htm
그래서 말이지…
하이브리드로 세시간 대면수업을 시작한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잠시 혼자 커피 타임 가지려고 커피를 내리는 중에 텍스트 알림이 왔다. 단체톡에서 한 친구가 이야기를 꺼냈다.
"진돗개를 한국에서 데려오기로 했어."
다시 까똑..
"진도견은 미국에서 키우기 힘들데."
다른 한 친구가 답 톡을 했다. 진도견은 똑똑하고 충성심이 강하나, 미국에서 소셜 하기는 너무 힘들다고 한다. 그 충성심덕에 이웃이 지나 갈 때 짖거나 쫓아가기도 하고, 산책 중에 다른 개들에게 으르렁 대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외국 사람들이나 다른 강아지들이 진돗개를 무서워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개인적으로는 그런 모습이 믿음직스러운게, 그래서 우리 진돗개지라고 생각하지만,,
반면 미국개들은 대부분 친근하다. 덩치 큰 골드 리트리버류는 아이들의 최고의 친구라 할 만큼 성격이 좋다. 그런데 그런 성격 좋은 개들 조차 미국인들은 어릴 때 학교를 보내서 배변이나 소셜 등을 교육시키고, 개들의 심리조차 신경 쓴다.
충성심으로 나를 지켜주는 개와 친구처럼 지내면서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꼬리 흔드는 개, 두 종류 모두 가족 같은 애완견이지만, 둘 중 어느 아이가 나랑 맞을까.
지난 팬더믹 동안 주변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들이기 시작하였다.
반려묭, 반려견,, 반려파충류,,, 고양이와 강아지는 물론이고, 햄스터, 거북이, 뱀, 도마뱀과 같은 애완동물을 지난 몇 년 사이 많이들 입양하더라고요.
팬더믹 중에 내 주변 친구들에게 인기 있던 강아지 종류는, 한국에서 유행 중이던 흰 하이바를 쓴 힙한 이쁜 비숑이나, 털은 덜 날리면서 아이들과 더없이 잘 노는 푸들 믹서인 골든두들. 비숑은 한국에서 홀로 비행기 타고 오기도 했고, 골든 두들은 캘리포니아 밖에 사는 타주 블리더에게 강아지 임신 때 예약했다가 출산 후, 두세달 젖을 뗀 후 데려오기도 했다. 왜냐하면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에서는 종에 따라 블리더 허가가 안 내려진다고 한다.
가까이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마르티스도 항상 인기 만점. 어느 친구네는 강아지 털 앨러지에 본인은 앨러지 약을 먹으면서, 아이들이 원하던 3개월 된 쉐퍼트를 데리고 왔다. 집집마다 외동아이이든 삼남매 북적이는 집이든, 아이들은 강아지나 고양이와 같은 펫을 너무나 원했고, 좋아했다. 팬더믹 동안 보호소에서 고양이 두마리를 입양해 온 친구네 가죽 소파는 이미 고양이 손톱질에 찢어져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여놓고도 고양이들을 지극히 사랑으로 보살핀다. 골든두들을 가진 친구네 개는, 새로 태어난 아가의 형이 되어 그 애완견이 아기를 나름 보호하고, 챙겨주며, 같이 놀아준다. 물론 귀여운 사고도 같이 치더라.
사람과 펫은 서로 많은 정신적인 교감과 함께 삶에 풍요로움을 주는 거 같다.
코비드가 창궐하고, 소통을 못한 채, 백신도 없이 불안감에 싸여 갇혀 지냈으니, 아무래도 정신이 피폐해졌던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애완동물들은 그런 인간에게 적지 않은 사랑을 주는가 보다. 코비드 동안 애완동물을 가정으로 데려온 주변 가족들은 너무나 행복하게 지내는 거 같다.
그래서 난 어떤 애완동물을 들일 거냐고..? 어릴 땐 강아집 집에 기어들어가 놀 정도로 강아지를 너무 사랑하지만, 내 아이들도 너무 원하지만,, 일단 강아지를 데려오면, 가족 여행을 가면 집도 비워야 하고, 한 어린아이를 더 키워야 한다는 부담감에 잠정 연기 중이다. 어차피 모든 뒤처리는 엄마 몫이 될터..
결론은,, 강아지 데려오자고 칭얼대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 얘들아 너네 중학생이 될 때까지 기다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