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에 대해 답해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이 질문을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던진다.
어린 시절에는 친구와의 비교 속에서,
청년기에는 진로와 꿈 앞에서,
중년에는 책임과 역할 사이에서,
그리고 나이 들어서는 남겨진 흔적을 돌아보며 묻는다.
그러나 이 질문은 끝끝내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왜일까?
나는 한 사람이지만,
결코 한 위치에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이자 자식이며,
남편이자 동시에 한 조직의 리더,
때로는 부하, 때로는 친구, 동료, 그리고 타인의 이웃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고정된 정의”를 요구한다.
하지만 인간은 흐르는 존재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Heraclitus)가 말했듯이,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나 역시 매일 변한다.
경험에 따라, 관계에 따라, 기억에 따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같지 않다.
그래서 나는 질문을 바꾸고 싶다.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나는 무엇을 소중히 여겨왔는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향해 살고 싶은가?”
심리학자 댄 맥아담스(Dan P. McAdams)는 인간의 정체성을
단지 “내가 누구인지”가 아니라
“내가 어떤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어가는가”로 보았다.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서사를 짓는 이야기꾼이며,
그 이야기 속에 나라는 사람의 정체가 서서히 형성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성실”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왔고,
누군가는 “사랑” 혹은 “정의”를 향해 걸어왔다.
그 선택과 태도, 기억들이
나라는 사람을 만든다.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은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말한다.
“삶의 의미는 우리가 삶에 던지는 질문이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에 우리가 어떤 태도로 답하는가에 달려 있다.”
결국 나라는 존재는
내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대답을 선택해 왔는가에 따라 만들어진다.
그래서 나는 다시 생각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 대신
나는 묻는다.
– 나는 무엇을 소중히 여겨왔는가?
–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 나는 무엇을 향해 살아가고 싶은가?
어쩌면
그 물음이야말로
진짜 ‘나’를 만들어가는 질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