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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쌤 Sep 05. 2023

걸으며 생각하다

운동과 학습의 상관관계

 "시험공부 때문에 운동할 시간이 없다"라는 말을 흔히 듣곤 한다. 정말 타당한 말일까?

 공부와 운동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보면 오히려 운동을 해야 학습 능력이 올라가 높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의외의 사실이지만 내가 알고 있는 많은 교수님들, 그러니까 평생을 공부에 몰두하며 살아온 학자들 중 상당수는 늘 운동과 가까이 지낸다는 사실이다. 헬스, 골프, 테니스, 검도 종목 불문하고 스포츠를 즐긴다. 그중에 가장 두드러지는 운동은 걷기다. 그 이유를 들어보면 너무 신통해서 무릎을 치게 된다.


 "너무 힘들면 내일은 하기 싫어지잖아. 돈도 안 들고 아무 데서나 할 수 있고."


 그 이유를 종합하자면

1. 지속 가능하다.
2. 비용이 들지 않는다.
3. 간편하다.


 이러한 장점에도 학자들이 운동에는 그다지 자질이 없을 것 같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는 교직원들도 해당된다. 학교 직원들도 스포츠를 즐기는 편이다. 하지만 그들도 너무 힘들거나 복잡한 운동보다는 간단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선호하는 편이다(아, 오해하지 마시길. 나의 주관적인 판단이다). 교수님 중에서는 술잔을 꺾는 것을 '손목 운동'이라고 농담으로 이야기하는 분도 있다. 그러나 그런 분들조차 자신의 분야에서 대단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 나름 이름 떨치는 분들이다. 때문에 운동과 학습의 상관관계를 섣불리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펙트가 그렇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나는 원래 운동을 잘 못해서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학교에 근무하며 동료들의 권유로 볼링 동호회에 가입하여 활동한 적이 있었다. 그나마도 얼마 못 가 그만두었다. 나는 몸동작이 굼뜬데 다가 볼이 무거워 컨트롤하는게 여간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덕분에 나는 걷기 운동에 더욱 매진하게 되었다. 귀찮음을 이겨내고 막상 걷기를 시작하면 머릿속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는다. 간혹은 새로운 글 주제가 번뜩 떠오를 때도 있다. 걷는 동안 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심박수가 올라가 뇌로 전달되는 혈류량이 증가하여 산소 공급이 늘어난다. 그리고 뇌에 어떤 단백질 분비를 증가시켜 서로 연관이 없던 뉴런들 간의 연결이 강화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에 인지 능력과  창의력을 촉진한다.


 운동은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 이상으로 학습 능력과 창의력을 높여주는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는 운동과 공부를 따로 떼고 보는 정서가 강하다. 그러나 둘은 상호 보완적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도 잠시 숨을 고르고 걷기와 같은 간단한 운동으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꼭 고된 운동이 아니라도 좋다. 학생들도 가끔은 책상에서 일어나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며 머리를 식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감을 준 글

운동화 신은 뇌 / 존 레이티, 에릭 헤이거먼

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 / 웬디 스즈키

운동의 뇌과학 / 제니퍼 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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